경영권 분쟁 여진 남은 헬릭스미스, 정기주총서 표 대결 예고
헬릭스미스의 임시 주주총회 결과 사측이 이사회 과반수를 장악했다. 다만 이번 결과에도 경영권 분쟁 소지는 남아 있다. 소액주주 연대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시 한번 표 대결을 예고하면서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일 헬릭스미스는 임시 주총을 개최했다. 카나리아바이오엠이 헬릭스미스의 최대주주로 등극한 뒤 새로운 경영진을 꾸리기 위해 지난 1월 31일에 이어 두 번째 임시 주총을 진행한 것이다.

우선 사측이 추천한 사내이사 2인과 사외이사 2인을 신규 선임하는 안건은 통과됐다. 사내이사로 윤부혁 한국산업은행 부장과 유승신 헬릭스미스 대표, 사외이사로 김정만 법무법인 정행인 대표변호사와 조승연 법무법인 SC 대표변호사가 선임됐다.

반면 소액주주 측의 이사진을 해임하는 안건은 부결됐다. 소액주주 측 인사로 분류되는 김훈식 UTC인베스트먼트 고문, 박재석 한화에이스 스팩 4호 대표, 최동규 특허법인 화우 대표변리사를 사내이사에서 해임하려는 안건이었다.

헬릭스미스로선 이사회를 장악한 게 가장 큰 성과다. 이사회 8명 중 5명이 사측 인사로 채워졌다. 회사 측은 “일부 소액주주연대 주주들이 명백히 경영 참여 목적을 가진 하나의 단체로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고 있다”면서 “향후 회사 경영 환경 안정 및 투자자 보호를 위한 민, 형사 소송 등 강경 대응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오는 3월 말 정기주총에서 현재 공석인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예고했다. 소액주주 측은 감사위원 분리선출 제도에 기대를 걸고 있다. 감사위원 분리 선출이란 감사위원을 뽑을 때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일반 이사와 분리 선출하는 제도다.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높이는 취지다. 이전에는 이사를 먼저 선임한 뒤 이사들 중에서 감사위원을 다시 선출했다. 적용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상장사다. 감사위원회가 설치된 회사는 자산총액 1000억원 이상부터 적용된다.

특히 감사위원 선임 시 3%를 초과하는 지분을 보유한 주주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헬릭스미스 사측 역시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허윤 선임의 건(분리선출)을 통과시키지 못했다. 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엠과 김선영 대표의 지분이 3%가 넘기 때문에 5.9%로 표가 제한됐기 때문이다.

소액주주 연대는 3%룰 때문에 감사위원 선임 안건을 둘러싼 표대결에서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기주총에서 소액주주 연대 측의 인사가 감사위원으로 선임될 경우, 이사진 구성은 사측 4, 소액주주 연대 4로 동률이 된다.

소액주주 연대 측은 “생소한 전자투표를 못한 주주들이 많았으며, 일부 전자투표를 못한 소액주주들이 종이위임장을 포기한 이들도 있었다”며 “소액주주들이 힘을 모아 회사도, 주가도 정상화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헬릭스미스 사측은 소액주주 연대의 이같은 전략을 방어하기 위해 감사위원회 폐지를 추진한다. 오는 31일 정기주총에서 감사위원회를 폐지하고, 상근 감사제도를 도입하는 안건을 포함했다. 상근 감사로는 박총리 JW무역 대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3월 16일 16시 22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