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지온이 선천성 심장기형 수술(폰탄수술) 환자 대상 신약 개발에 재도전한다. 통계적 유의성 확보를 위한 추가 임상 3상을 통해서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에서 미끄러진 지 1년여 만이다.

회사 측은 첫 임상 3상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던 결정적 이유를 해소할 것이라며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다만 대규모 임상인 만큼 마무리까지 상당 시간이 소요된다. 메지온의 주력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이 사실상 폰탄 치료제 하나라는 점에서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메지온은 지난 17일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의 운동 능력을 개선시켜주는 '유데나필'의 추가 임상 3상(FUEL2) 시험계획(IND)을 FDA에 제출했다고 20일 밝혔다.

폰탄수술은 선천성 심장기형인 단심실증 환자가 받는 수술이다. 유데나필은 폰탄수술을 받은 환자의 운동 능력이 저하됐을 경우, 혈관을 확장시켜 호흡과 운동 능력을 개선시켜주는 약이다.

메지온은 "유데나필은 동맥 확장과 유지 기능을 하는 cGMP를 분해해버리는 단백질 PDE5의 활성을 억제하는 기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유데나필은 발기부전증 치료 용도로 쓰이고 있다.

이번 3상은 2019년 결과가 공개된 첫 임상 3상(FUEL1)의 추가 임상이다. 메지온은 당시 환자의 최대 능력치에서의 최고산소소비량(mVO2) 개선을 1차 평가지표로 설정했지만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2021년 FDA에 신약허가신청(NDA)을 넣었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FDA는 1차 평가지표의 통계적 유의성을 지적하며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메지온은 당시 통계적 유의성 확보 실패와 그럼에도 신약 허가를 시도한 배경으로 임상 대상자에 포함된 '슈퍼 폰탄 환자'를 지목했다. 슈퍼 폰탄 환자는 운동 능력이 일반인과 비슷할 정도로 좋아 유데나필을 복용해도 약효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말한다. 이들이 임상 대상자에 포함됐다는 것이다.

회사는 추가 분석을 통해 이들을 제외한 결과를 FDA에 내밀었지만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번 추가 임상에서 메지온은 슈퍼 폰탄 환자를 임상 대상에서 제외한다. 과거 임상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다. 회사 측은 "운동 능력 향상 가능성이 가장 큰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하루에 2회, 26주간 유데나필을 복용하고 최고산소소비량을 확인하는 방식은 1차 3상과 같다. 임상 대상자도 400여명으로 큰 차이가 없다.

다만 통계적 유의성 확보를 위해 전체 임상 대상자(436명) 중 절반(216명) 환자의 중간 데이터를 우선 분석, 최종 환자 수를 확정하는 방식은 추가 임상에서 바뀐 부분이다. 표준편차값이 특정 기준(4.0)을 넘어서면 임상 대상자를 500명까지 늘릴 계획이다. 메지온 관계자는 "임상 완료 때 통계적 유의성 확보 가능성을 확실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고 했다.

첫 번째 임상은 환자가 1박2일 입원해 각종 검사를 받고서 임상을 시작했지만, 이번 임상은 입원 없이 반나절 정도 입원해 2~3시간 정도 사전 검사를 받으면 임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도 했다.

임상은 미국과 국내 등 최대 30개 병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1차 3상 때는 400명 환자 모집부터 등록 완료까지 2년이 걸렸다. 회사는 "FUEL1 때는 내원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이번에는 보다 적극적으로 환자 모집에 나설 계획"이라며 "첫 번째 임상 때 걸렸던 환자 모집 기간과 단순 비교가 어렵다"고 했다.

1차 평가지표가 FUEL1와 같은 '환자 최대 능력치에서의 mVO2'라는 점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 2019년 메지온이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임상 3상 톱라인 결과를 발표할 당시 나온 전문가의 소견 때문이다.

이때 발표를 맡은 스테판 패리돈 필라델피아소아병원 박사는 "mVO2는 두 개의 심실을 가진 환자의 전형적인 산소 용량 측정법"이라며 "폰탄수술을 받아 독특한 생리학적 구조를 지닌 환자들의 운동 능력을 측정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지온이 2차 평가지표로 설정해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했던 유산소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VAT)에서의 산소소비량((VO2 at VAT)이 운동 능력 측정법으로 더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1차 지표가 아닌 2차 지표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확인한 메지온의 입장을 지지하는 발언이었다.

이에 대해 메지온은 "mVO2는 폰탄수술 환자에 최적의 운동 능력 측정법은 아닐 수 있지만, 데이터 측정이 용이하다"며 "반면 VO2 at VAT은 가장 정확한 운동 능력 측정법이긴 하지만 측정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FDA의 요구를 만족하고 임상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mVO2를 1차 평가지표로 설정했다"고 전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

**이 기사는 바이오·제약·헬스케어 전문 사이트 <한경 BIO Insight>에 2023년 2월 20일 11시27분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