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1784.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 사옥 1784. 사진=네이버 제공
지난해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 뒷걸음질 친 네이버 직원들 사이에서 '성과급 불만'이 흘러나오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지난 3일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임직원 소통 행사 '컴패니언 데이'에서 화두는 '성과급'이었다. 약 48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이 시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직전 지급된 성과급은 전년 대비 20~40%가량 감소했다.

때문에 성과급을 받은 네이버 직원들은 직장인 애플리케이션(앱)에 "작년의 반토막 수준"이라거나 "인센티브 많다고 해서 이직했는데", "일할 맛이 안 난다" 같은 반응을 쏟아냈다. 대부분 전년 대비 줄어든 성과급에 대해 반발하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성과급 재원을 늘리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성과급 축소 배경에 대해 최근 공식 해명하고 나섰다.

네이버의 성과급은 사내독립기업(CIC)별로, 직급별 인사평가 가중치 등에 따라 지급 규모가 상이하다. 네이버는 매년 성과급 규모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왔으나 올해는 전년 대비 크게 축소했다. 블라인드 앱에 따르면 네이버 직원으로 추정되는 가입자들은 "아무런 설명 없이 인센티브를 깎았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 (성과급을) 줄였다"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김남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컴패니언 데이'에서 "회사 성과와 사업 성과를 고려한 결과 지난해 인센티브(성과급) 재원을 추가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인원 증가를 고려하면 (성과급이) 줄었다고 느낄 것이지만 이는 회사 성과와 보상 경쟁력, 직원들의 기대치, 주주가치 등을 고려한 경영진의 의사결정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사상 처음 연간 매출 8조원을 돌파하며 외형은 커지고 있지만 수익성은 정체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해 연 매출 8조2201억원, 영업익 1조304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익의 경우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역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 광고시장 정체 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2년 전인 2020년과 비교해 매출은 54.97% 증가한 반면 영업익은 7.35%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성과급 줄어든 네이버 직원들 '술렁'…경영진 "어려운 상황"
성장이 둔화되자 네이버 경영진도 성과급 성격의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네이버 경영진과 사업대표 및 총괄은 회사 주가 하락 영향으로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은 0원으로 책임리더도 50% 줄여 지급했고 현금 보상도 일괄 차감했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최 대표의 보상체계는 기본 급여 비중 20~25%, 단기 인센티브 30~35%, 장기성과급(제한조건부 주식·RSU) 45% 이상으로 구성된다. 최 대표가 받는 보상 역시 크게 줄어들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최 대표는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해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면서 "글로벌 테크 자이언트들이 긴축 모드에 돌입했고, 국내 경기도 어려워 광고주와 중소상공인(SME) 들도 비상경영 모드인 분위기가 광고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시장의 기대를 맞추기 위해 효율적인 조직으로 변화해야 하며 '선택과 집중'을 하는 체질 개선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보상 경쟁력은 계속 최고 수준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의사결정과 전략의 변화가 회사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기에 경영진과 임원들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사옥.(사진=연합뉴스)
네이버 사옥.(사진=연합뉴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