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9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의 진단·의료기기 박람회 메드랩(MEDLAB)에 참가해 부스를 꾸린 엔젠바이오. 엔젠바이오 제공
이달 6~9일 두바이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의 진단·의료기기 박람회 메드랩(MEDLAB)에 참가해 부스를 꾸린 엔젠바이오. 엔젠바이오 제공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중동 진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동 국가들은 ‘탈석유’를 위해 미래 기술에 투자하는 중이다. 신성장동력의 한 축으로 헬스케어를 내세우고 있어, K-바이오의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6일 국내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반 정밀진단업체 엔젠바이오는 이날부터 오는 9일까지 두바이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의 진단·의료기기 박람회 메드랩(MEDLAB)에 참가한다고 밝혔다. 메드랩은 140여개국 40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하는 국제 진단 및 의료기기 박람회다. 엔젠바이오는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메드랩에 참가한다.

이번 박람회에서 엔젠바이오는 혈액암 정밀진단 검사 제품 힘아큐테스트, 고형암 정밀진단 검사 제품 온코아큐패널 등을 선보인다.

최대출 대표는 “회사 제품을 중동에 알리고 사업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라며 “차별화된 기술로 중동 및 아프리카의 시장을 공략하고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엔젠바이오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발주한 혈액암 정밀진단 제품 입찰에 참여해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현지 대리점을 통해 사우디 국립 의료품 공급기관(NUPCO)에 힘아큐테스트 4000건의 물량을 공급한다. 올해 1분기 안에 본격적인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드마켓츠에 따르면 중동 및 아프리카 NGS 시장은 2021년 3억4780만달러에서 2026년 5억4540만달러(약 6800억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사우디는 중동 진출의 관문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산유국으로 국민 소득이 높아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도 높다. 국내 체외진단 기업 노을도 지난달 사우디의 한 기업과 24억원 규모의 '마이랩'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마이랩은 노을이 개발한 진단 플랫폼이다. 말라리아 등의 감염을 현장진단할 수 있다.

진단 업계뿐이 아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중동 지역에 백신 기반(인프라)을 구축할 것을 제의했다. 지난달 사우디에서 열린 글로벌 메디컬 바이오테크놀로지 서밋에 참가한 안재용 사장은 거점형 백신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하는 협력을 제안했다. 중동 국가들이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자금과 인적 자원 등을 지원해준다면 SK바이오사이언스가 백신 제조시설 등을 짓고 제2, 제3의 감염병 대유행(팬데믹)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메디톡스는 국내 보툴리눔 톡신 업체 최초로 중동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메디톡스가 개발한 비동물성 액상 보툴리눔톡신 제제 'MT10109L' 기반 생산시설을 두바이에 설립하고, 할랄 인증을 받아 무슬림 및 중동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열린 ‘두바이 아랍헬스 2023’에도 국내 의료기기 업체들이 대거 참여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두바이 국왕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막툼 아랍에미리트(UAE) 부통령도 직접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한국 의료기기 체험 전시관을 운영했으며 웨이센(AI 소화기 내시경) 바이오넷(생체신호 측정) VNTC(척추측만증 솔루션) 등의 국내 기업들이 제품을 선보였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