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머크(MSD)가 전년 대비 22% 증가한 2022년 매출을 공개했다.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매출이 22% 늘어 성장을 이끌었다. 다만 올해 매출은 지난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봤다. MSD는 2022년 매출이 전년 대비 22% 증가한 592억8000만달러(약 72조7800억원)를 기록했다고 2일(미국 시간) 발표했다.1등 공신은 키트루다였다. 2021년 171억8600만달러 대비 22% 늘어난 209억37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키트루다가 차지한 비중은 35.3%였다. 오랜 기간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이었던 애브비의 휴미라를 넘어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휴미라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56억5800만달러어치가 판매됐으며, 4분기를 더한 연간 예상 실적은 204억달러다. 애브비는 오는 9일 2022년 실적을 공개할 예정이다.MSD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가다실9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68억9700만달러의 매출을 냈다.이 외에도 홍역 및 볼거리, 풍진 백신 프로쿼드는 5% 늘어난 22억4100만달러, 마취 시 차단된 신경근육을 역전시키기 위한 전문의약품 브리디온은 10% 증가한 16억8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코로나 매출 감소에 2023년은 뒷걸음질2022년 연간으로 보면 제2형 당뇨병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심포니’를 제외하고, 상위 1~10위 의약품의 매출이 모두 증가했다. 하지만 작년 4분기 실적을 고려하면 긍정적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선 코로나19 대유행이 진정세로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치료제 라게브리오의 매출 상승이 꺾였다. 라게브리오는 MSD에서 키트루다와 가다실에 이어 세 번째로 매출이 큰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4분기 매출은 8억25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3% 감소했다. 2023년에는 더욱 가파르게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우려된다. 가다실의 매출도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자누비아는 34% 급감했다. 자누비아는 인슐린 분비 촉진 목적의 DPP-4 억제제다. MSD는 지난해 자누비아의 약가를 인하했다. 같은 기전의 약물인 노바티스 가브스와의 경쟁 심화, 올해 하반기로 예상되는 제네릭(복제약)의 진입 등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자누비아정 25㎎이 402원에서 378원, 자누비아정 50㎎이 604원에서 568원으로 가격을 약 6% 내렸다. 자누비아는 올해 9월 물질 특허가 만료된다.MSD의 지난해 순이익은 145억1900만달러로 2021년과 비교해 18% 증가했다. 2022년 4분기 순이익은 30억1700만달러로 21% 감소했다. MSD는 연구개발비 증가 등을 이유로 설명했다.MSD는 이날 2023년 예상 매출로 572억~587억달러를 제시했다. 라게브리오는 올해 10억달러의 매출을 낼 것으로 봤다. <2022년 MSD 사업실적> 2022년 4분기 2021년 4분기 증감률(%) 2022년 2021년 증감률(%) 매출 138억3000 135억2100 2 592억8300 487억0400 22 순이익 30억1700 38억2000 -21 145억1900 123억4500 18 키트루다 54억5000 45억7700 19 209억3700 171억8600 22 가다실·가다실9 14억7000 15억2800 -4 68억9700 56억7300 22 라게브리오 8억2500 9억5200 -13 56억8400 952 497 자료 : 미국 머크, 단위 : 만달러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미국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는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사진)을 출시한 작년 4분기에 매출 1000만달러(약 123억원)를 기록했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밝혔다.롤베돈은 한미약품의 약효지속성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를 적용한 호중구감소증치료제다. 스펙트럼이 한미약품으로부터 미국 권리를 도입해 작년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받았다. 이어 지난해 10월 18일에 미국에서 340B 병원 및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community oncology networks) 등을 대상으로 출시했다. 340B는 미국의 저소득층 및 노약자 대상 지원 병원이다.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는 지역사회 기반의 암 전문병원 연합이다. 작년 12월에는 미국국가종합암네트워크(NCCN)가 제시하는 열성 호중구감소증 예방 및 치료 지침(가이드라인)에 롤베돈이 포함됐다.스펙트럼에 따르면 4분기에 총 70개의 고객 계정이 롤베돈을 구매했다. 또 전체 진료소(clinic)의 약 22%를 차지하는 커뮤니티온콜로지네트워크 상위 3곳에서 롤베돈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톰 리가 스펙트럼 대표는 “출시 첫 분기 고객들의 롤베돈에 대한 초기 수용성에 만족한다”며 “경쟁이 치열하지만 매력적인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에서 참신한 제품으로 강력한 출시 전략을 구현하고 있다”고 말했다.이날 스펙트럼이 발표한 매출은 아직 감사를 받지 않은 추정치다. 공식 실적은 내달 발표할 예정이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암젠이 미국에서의 첫 번째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암제비타’를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했다.31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휴미라의 미국 정가는 월 6922달러(약 854만원)다. 애브비의 휴미라는 지난해 3분기 누적으로 156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암제비타는 휴미라 정가보다 각각 55%와 5% 할인된 두 가지 가격으로 출시됐다. 외신은 55% 할인 가격이 서류상으로는 좋아 보이지만, 리베이트 등 때문에 가격이 비싼 제품이 더 인기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바이오콘과 비아트리스가 2021년 말 인슐린 바이오시밀러 셈글리를 출시했을 때 동일한 전략을 사용했다. 셈글리는 사노피의 인슐린 란투스의 첫 교차처방이 가능한 바이오시밀러다. 당시 브랜드 및 비브랜드 형식으로 출시됐다. 브랜드가 없는 제품은 란투스 정가보다 65% 저렴한 147.98달러로 도매가격(WAC)이 책정됐다. 당시 시장에 출시된 인슐린 중 가장 낮은 가격이었다. 브랜드가 있는 제품의 정가는 404.04달러로, 란투스 정가인 425.31달러보다 약간 저렴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싼 제품에 대해선 리베이트가 더 높아, 가격이 비싼 브랜드 제품이 더욱 인기를 끌었다. 이에 약국 등 지불인(payer)이 저렴한 제품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바이오시밀러 포럼의 줄리아나 리드 전무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접근할 수 있어야만 바이오시밀러의 비용 절감이 실현될 수 있다”며 “약국 등이 이익보다 환자를 우선시하고 모든 상업용 처방집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제비타 출시 이후 올해 하반기엔 베링거인겔하임 노바티스 산도즈 오가논 화이자 마일란 코헤러스 프레지니우스카비의 휴미라 바이오시밀러가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도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오는 7월 미국에 선보인다.김예나 기자 ye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