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스타일 앱 오늘의집에서 지난해 한 해 동안 500만원 이상을 사용한 '큰손' 고객이 전년보다 62% 늘었다. 냉장고와 세탁기 등 대형 가전이 많이 팔린 영향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이사·인테리어 수요 자체가 줄어든 상황에서 오늘의집에서 큰 금액을 쓴 고객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오늘의집은 그 이유를 ①가전 상품이 늘고 ②콘텐츠에 구매 연결 태그 많아지고 ③고액 구매 혜택을 확보한 덕이라고 분석했다.
목돈 고객 늘었다
1일 오늘의집이 ‘2022년 고객 구매 패턴’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00만원 이상을 지출한 고객 수는 전년보다 24% 늘었다. 연 500만원 이상을 오늘의집에서 사용한 고객은 62% 증가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고액 지출 고객일수록 더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다"고 했다.
통상적으로 인테리어·가구 분야 고액 지출은 이사 같은 '이벤트'가 있어야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사가 줄어든 와중에 오늘의집 고액 지출 고객은 오히려 늘어난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입신고 기준 전국 이동자 수는 615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4.7%(106만1000명) 줄었다. 지난해 1~11월 주택매매량은 48만건으로 1년 전 같은 기간의 96만1000건과 비교해 절반 넘게 감소했다.
오늘의집 이용자 수도 최근 줄기도 했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표본조사한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오늘의집 이용자 수는 324만 명으로 2021년 12월 466만 명에서142만 명(30.4%)이 감소했다.
큰손 손님 확보한 3가지 비결
오늘의집은 경기 침체와 부동산 한파에도 고액 고객이 늘어난 이유를 세 가지로 분석했다. ①백색 가전 등 오늘의집 상품 종류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 12월 기준 오늘의집에서 판매 중인 상품 수가 전년 대비 58% 증가했다. 인테리어 소품 외에 컴퓨터, 에어컨, 의류관리기 등 디지털 및 백색가전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국내외 다양한 디자인 가구들도 입점했다. 캠핑 레저 등 새로운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도 추가됐다.
②오늘의집 콘텐츠를 본 고객들이 높은 구매전환율을 보였다. 지난해 오늘의집 이용자들은 자신이 소유한 제품을 실제 구매가 가능한 상품 페이지로 연결하는 ‘+’ 모양의 상품 태그를 2021년보다 51% 더 많이 남겼다. 이 가운데 멋진 디자인으로 유명한 상품들은 더 많이 태그됐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제품을 태그해 올린 사진은 지난해보다 123% 늘었다. LG전자 오브제컬렉션 제품 태그도 159% 증가했다. 깔끔한 인테리어 가전으로 유명한 발뮤다 제품 태그는 63% 늘었다.
해당 제품이 태그된 콘텐츠의 조회 수는 최대 336%까지 늘었다. 라이프스타일 상품의 경우 자신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발견하는 과정이 중요한데 오늘의집의 콘텐츠는 상품 발견의 출발점 역할을 한다. 오늘의집에서 콘텐츠와 상품을 모두 살펴보고 구매하는 고객은 상품만 둘러보는 고객에 비해 구매 전환율이 2배가량 높았다.
③고액 지출 고객에 대한 혜택에 돈을 썼다. 오늘의집은 최근 3개월간 결제금액 50만원 이상, 구매 횟수 2회 이상의 고객에게 VIP 등급을 부여했다. 결제액의 3%를 추가 적립금으로 지급했다. 다른 쇼핑몰이 우수고객에게 등급별 할인쿠폰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다음 구매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 방식을 적용했다. 지난해 오늘의집 VIP는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침대와 소파 등 고가의 대형 가구는 물론 냉장고와 세탁기 TV 등 가전까지 한번에 구입하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며 "콘텐츠를 보고 상품 구매까지 이어지는 선순환이 잘 자리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주단 협약 등 연착륙 노력…DSR 원칙은 유지""특례보금자리론, 대환에도 활용 가능하고 금리 낮아…도움 될 것"김주현 금융위원장은 31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관련한 우려가 많지만, 아직 연체율과 미분양률 등은 2013년 저축은행 사태 당시와 비교하면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TV 뉴스워치에 출연해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에 따라 과거 PF발 위기가 재연될 우려가 있다는 말에 이같이 답했다.그는 "급속한 금리 인상, 경기 둔화, 자산가격 하락 등을 보면 부동산 PF와 관련한 위험 요소가 있다"면서 "위기는 나타나지 않았지만, 위험 요소가 있는 것은 맞기에 연착륙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김 위원장은 "금융위 차원에서도 정상 사업장이 일시적으로 유동성이 필요한 경우 사업자 보증 등 자금 지원을 해주고, 부실이 예상되는 PF에 대해서는 대주단협약을 추진하는 등 위험 현실화를 위한 연착륙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다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의 기본 원칙은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지금 경제 위험의 근본적 원인은 부채가 너무 많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부채를 늘리는 조치는 적절치 않고, 그런 측면에서 DSR 원칙을 계속하려 한다"고 말했다.전날 출시된 특례보금자리론의 금리가 시중은행과 비교해 경쟁력이 크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연말 발표 당시보다 0.5%포인트(p) 낮춰 연 4.15∼4.45%로 출시했다"며 "주택 구입할 때뿐만 아니라 대환하는 데 쓸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특례보금자리론은 고금리 상황에서 주택 구입이나 '대출 갈아타기'가 필요한 실수요자를 위한 정책 상품으로, 1년간 한시 운영된다.김 위원장은 "특례보금자리론은 주택 구입 시뿐만 아니라 대환이나 임차보증금 반환 등에도 쓰일 수 있다"면서 "시중은행 금리는 개인의 우대금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일률적으로 특례보금자리론과 유불리를 비교하기는 쉽지 않고, 특례보금자리론이 조금이라도 더 싸고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전날부터 코로나19로 1시간 단축됐던 은행의 영업시간이 정상화된 가운데 금융 노조가 반발을 지속하는 데 대해서는 "영업시간 정상화는 마스크 해제에 따른 상식적 조치"라면서 "은행업은 국민 서비스업이니 국민의 편의를 도모하는 측면에서도 정상화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연합뉴스
중국 기업의 경기 전망이 넉 달 만에 확장 국면으로 돌아섰다. ‘제로 코로나’ 정책 폐기에 따른 전염병 확산 충격이 예상보다 일찍 마무리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재정적자가 역대 최대로 불어난 가운데 중국 지도부는 민간 중심의 경제 활성화로 정책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제조업 경기 기대 이상중국 국가통계국은 1월 공식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1로 집계됐다고 31일 발표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48.0)를 크게 웃돌았다. 기업의 구매, 인사 등 담당자 설문으로 조사하는 PMI는 50을 웃돌면 경기 확장, 그보다 아래면 경기 위축 국면에 있다고 본다.중국의 제조업 PMI가 5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9월(50.1) 이후 4개월 만이다. 중국 제조업 경기 전망은 작년 10월 공산당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방역 통제를 강화하면서 49.2로 떨어졌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도 각각 48.0, 47.0으로 위축 국면이 이어졌다. 갑작스러운 방역 완화에 코로나19가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경기가 더 냉각된 탓이다.중국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확장으로 돌아선 것은 당초 2~3월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조기에 끝난 덕분으로 분석된다. 중국 보건당국은 최근 인구의 80%(11억 명 이상)가 감염돼 두세 달 내에는 2차 파동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자오칭허 국가통계국 고급통계사는 “기업의 자신감은 바닥을 치고 상승하는 추세이며 남은 문제는 국내외 수요의 회복 여부”라고 말했다.세부 지표를 보면 생산예측 55.6, 신규 주문 50.9 등 생산 관련 지표가 호조를 나타냈다. 다만 신규 수출 주문은 46.1에 그쳐 최근 수출 감소세가 확인됐다. 공급망 배송시간은 지난해 12월 40.1에서 1월 47.6으로 뛰며 물류가 정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고용도 44.8에서 47.7로 회복했다.서비스업과 건축업을 포괄하는 비제조업 PMI도 54.4로 시장 예상치(52.0)를 넘어섰다. 역시 넉 달 만의 확장 전환이다. 1월 21~27일 춘제 연휴에서 여행, 영화 등 소비가 2019년 수준으로 회복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역대 최대 재정적자는 부담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를 내고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4%에서 5.2%로 높였다. 중국 경제 리오프닝(재개) 기대 등을 반영해서다. 다만 낮은 백신 접종률과 부동산 위기가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내년 중국 경제 성장률은 4.5%로 올해보다 둔화하고 이후 중기적으로 4% 이하를 기록할 것으로 IMF는 예상했다.블룸버그통신은 중국 재정부의 월간 발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중국의 재정적자가 8조9600억위안(약 1632조원)으로 집계됐다고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기존 역대 최대였던 2020년의 8조7200억위안을 웃도는 규모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재정적자율)은 지난해 목표인 2.8%를 크게 넘어선 7.4%로 나타났다.지방정부가 지난해 지방채 이자로 지급한 금액도 역대 최대인 1조1200억위안(약 204조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9280억위안에 비해 20.8% 증가했다.중국 지도부는 ‘민영 경제 활성화’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 행정부인 국무원은 최근 상무회의에서 민영 기업 권익 보호, 플랫폼 경제의 지속적이고 건전한 발전 등을 보장하겠다고 선언했다. 중국 경제의 25%가량을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에서도 대출 제한 등 규제를 잇달아 철폐하고 있다. 2년 이상 끌어온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견제도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베이징=강현우 특파원/강진규 기자 hkang@hankyung.com
부동산 경기 침체로 한파를 맞았던 경매 시장에 다시 활기가 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 낙찰률은 한 달 사이 두 배 넘게 뛰었다. 잇따른 유찰로 입찰가격이 크게 낮아지자 경매에 나서는 실수요자가 많아지면서다.31일 법원경매 정보업체 지지옥션이 조사한 결과, 1월 법원에서 경매를 진행한 서울 아파트의 평균 낙찰률은 44.0%로 집계됐다. 전달(17.9%) 대비 26.1%포인트 올라간 수치다. 낙찰률이란 입찰된 물건 가운데 낙찰자가 결정된 물건 수의 비율이다.낙찰 건수 역시 크게 늘었다. 1월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 건수는 총 55건으로, 전달(24건)의 2.3배로 증가했다.입찰자가 늘어난 이유로는 경매 물건의 가격 경쟁력이 꼽힌다. 지난해 금리 인상과 부동산 시장 거래절벽의 여파로 경매 시장에도 찬바람이 불면서 경매 물건들이 유찰을 거듭했다. 부동산 경매 물건은 유찰될 때마다 최저 응찰가격이 낮아진다. 서울의 유찰 저감률(유찰 시 최저가격이 낮아지는 비율)은 20%다. 한 차례 유찰되면 최저가격이 감정가의 80%, 두 차례 유찰되면 64%로 떨어진다. 인천과 경기의 유찰 저감률은 30%로 유찰 시 최저가격이 더 크게 떨어진다.실제로 서울 주요 아파트가 감정가보다 3억~4억원 낮은 가격에 낙찰되는 사례가 쏟아지고 있다. 최초 감정가가 9억6000만원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6단지’ 전용면적 79㎡는 두 번 유찰된 뒤 지난 10일 6억4577만원에 낙찰됐다. 현재 이 단지 같은 주택형의 최저 호가인 7억5000만원보다 1억원 넘게 싼 가격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유찰이 반복된 물건들의 입찰가격이 확연히 낮아지면서 경매에 도전하는 실수요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당분간은 시세보다 가격이 크게 저렴한 매물 위주로 입찰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