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과 씨에스파마슈티컬스의 계약 체결 사진(왼쪽부터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다렌 멀서 CSP 대표) / 사진 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과 씨에스파마슈티컬스의 계약 체결 사진(왼쪽부터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 다렌 멀서 CSP 대표) / 사진 제공=대웅제약
대웅제약은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베르시포로신(DWN12088)’에 대해 영국 씨에스파마슈티컬스(CSP)와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31일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3억3600만달러(약 4130억원)다. 선급금 600만달러(74억원)에 개발 단계별기술료(마일스톤) 7000만달러(860억원), 상업화 마일스톤 2억6000만달러(3195억원)가 포함된 금액이다. 매출에 비례하는 기술사용료(로열티)는 별도다. 로열티 비율은 연간 순매출의 10% 이상이 될 것이라는 게 대웅제약의 설명이다. CSP는 베르시포로신의 중화권 임상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갖는다.

이번 계약은 대웅제약 첫 번째 혁신 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했다.

CSP는 희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글로벌 제약사다. 중화권 내의 제품 개발 및 상업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섬유증 등 희귀질환과 안과 분야로 제품군(포트폴리오)을 확장하고 있다.

특발성 폐섬유증은 과도하게 생성된 섬유 조직으로 인해 폐가 굳어 기능을 상실하는 질환이다. 치료가 쉽지 않아 진단 후 5년 생존율이 40%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시판 중인 다국적 제약사의 치료제는 질병 진행 자체를 멈추지 못한다. 또 부작용으로 인한 중도 복용 포기율도 높아 미충족 수요가 높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드마켓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시장은 매년 7%씩 성장하고 있다. 2030년에는 61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베르시포로신은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세계 최초의 PRS 저해 항섬유화제 신약후보물질이다. 콜라겐 생성에 영향을 주는 PRS 단백질의 작용을 감소시킨다. 이를 통해 섬유증의 원인이 되는 콜라겐의 과도한 생성을 억제해 항섬유화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된다.

베르시포로신은 지난해 미국 및 한국에서 다국가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신속심사(패스트트랙) 대상 및 국내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국가신약개발사업 지원 과제로 선정됐다.

대웅제약은 최근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에서 이룬 성과를 올해는 베르시포로신 등 혁신신약으로까지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대웅제약은 2021년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정’, 지난해에는 SGLT2 저해 당뇨병 신약 ‘엔블로정’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는 “이번 중화권 기술수출 계약을 발판 삼아 세계 제약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고 말했다.

대런 머서 CSP 대표는 “특발성 폐섬유증은 현재 중국에서 진단 후 2~3년 내 절반 이상 사망하는 치료가 시급한 질환”이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회사의 희귀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했다. 이어 “내년 상반기 완료 예정인 베르시포로신의 특발성 폐섬유증 2상 결과에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