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에도…'유니콘' 도전하는 퓨리오사AI [허란의 VC 투자노트]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전문 스타트업인 퓨리오사에이아이(AI)가 150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나섰다. 투자 유치가 마무리되면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반열에 오르게 된다.

20일 벤처캐피털(VC) 업계에 따르면 퓨리오사AI는 현재 150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단계 투자금을 모집하고 있다.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 기존 주주들이 대부분 참여할 예정이다. 퓨리오사AI 측이 제시한 기업가치는 8500억원으로, 투자 후 기업가치 1조원으로 예상된다.

퓨리오사AI는 지난 2021년 6월 800억원 규모로 시리즈 B 단계 투자를 유치했다. 네이버 D2SF, DSC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코리아오메가투자금융, 퀀텀벤처스코리아, 아이온자산운용 등이 참여했다.

퓨리오사AI는 AI 연산에 최적화된 시스템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직접 설계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미국 반도체 기업 AMD, 인텔, 삼성전자에서 반도체 설계를 담당한 백준호 대표(사진)가 2017년 창업했다. 이 회사가 개발한 컴퓨터 비전용 고성능 AI 반도체 '워보이'가 2021년 글로벌 AI 반도체 성능 경연대회 '엠엘퍼프(MLPerf)' 추론 분야에서 미국 엔비디아의 'T4'를 꺾으며 주목받았다.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
현재 삼성전자 파운드리에서 워보이를 위탁 생산 중이며, 올해 상반기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글로벌 판매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말 빌 레진스키 인텔 전 부사장과 탐 갤리번 웨스턴디지털(WD) 전 부사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벤처투자 업계에선 팹리스(반도체 설계) 스타트업의 매출 성장세에 주목하고 있다. 플랫폼 스타트업과 달리 제조업은 매출을 올리면서 연구·개발을 하는 '매출 기반 성장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퓨리오사AI는 현재 데이터센터와 엔터프라이즈 서버에서 AI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반도체를 개발 중이며, 내년 대만 TSMC 파운드리를 통해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한 VC 대표는 "기존 퓨리오사AI 주주들은 이번 투자라운드에 대부분 참여할 것 같다"며 "내년 TSMC 파운드리에서 서버용 반도체칩 양산에 들어가면 기업공개(IPO) 속도도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