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노보큐어, 실적 미달에도 주가 고공행진…이유는
전기장을 활용한 암 치료 의료기기를 개발한 영국 '노보큐어'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이 회사에서 개발한 의료기기가 비소세포폐암 치료에도 활용될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미국 시간) 나스닥증권거래소에서 노보큐어는 92.83달러에 거래되며 장을 마쳤다. 1개월 전인 지난달 19일보다 25% 넘게 상승했다.

업계 관계자는 "4분기 매출 실적이 업계추정치에 미치지 못해 일부 실망 매물이 나오긴 했지만 새로운 적응증 추가에 대한 기대감에 주가 상승 여력이 높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노보큐어의 주가는 지난 5일 118.81달러(종가 기준)까지 올랐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LUNAR) 결과를 공개하면서다. 지난 9일 발표한 4분기 매출이 1억2840만 달러로, 업계 추정치(1억2869만 달러)에 소폭 못미치자 주가는 91.25달러까지 하락했다. 이후 6거래일 연속 90달러선은 깨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노보큐어가 안전성을 포함한 자세한 임상 결과를 공개하는 의학 관련 학회가 새로운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학회 발표까지 상당한 시일이 남았음에도 주가가 흔들리지 않는 건 그만큼 기대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보큐어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치료법인 면역관문억제제 또는 도세탁셀과 종양치료 전기장 치료를 함께 하는 방식으로 임상 3상시험(LUNAR)을 진행했다. 임상 시험 대상은 백금요법에 실패한 4기 비소세포폐암 환자다.

노보큐어는 임상 참여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쪽은 도세탁셀이나 면역관문억제제로만 치료를 받도록 했다. 다른 그룹은 도세탁셀이나 면역관문억제제 외에 종양치료 전기장(TT Field) 장치인 'NovoTTF-200T'을 가슴에 장착하고 생활하게 했다. 임상시험은 오픈라벨 형식으로 진행됐다.

해당 임상시험에서 기존 항암제만 쓰는 단독 치료보다 전체 생존률을 유의미하게 증가시켜 1차 평가지표를 만족했다. 노보큐어 관계자는 "전기장 치료를 함께 받은 환자는 도세탁셀이나 면역관문억제제만 투약한 환자에 비해 전체 생존 기간(OS)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길었다"고 했다. 노보큐어는 이번 임상을 위해 임상시험 참가자 276명을 최대 4년간 추적조사했다.

노보큐어는 올해 하반기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시판 전 승인(Premarket approval)을 신청할 계획이다. NovoTTF-200T는 건강과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는 3등급 의료기기이기 때문에 시판 전 승인을 받아야 출시할 수 있다. 유럽연합(EU)에 CE 인증도 신청할 계획이다.

2차 치료를 받는 비소세포폐암 4기 환자는 미국에서만 매년 4만6000명 정도다. 노보큐어는 교모세포종(GBM)과 전이성 악성 흉막 중피종(MPM) 적응증으로 이 기기를 승인받아 판매하고 있다. 미국 내 GBM 신규 환자는 1만3000명이다. MPM 환자는 3000명이다. 비소세포폐암으로 적응증이 확대되면 환자수가 늘어 매출이 증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