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바이오업계는 위탁개발생산(CDMO)과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사업을 중심으로 한 단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이오의약품 CDMO 수요가 증가세인 데다 주요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가 끝나면서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지는 등 ‘호재’가 많다.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드설리번은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이 지난해 114억달러에서 2026년 203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체도 몸집 불리기에 나서며 본격적인 참전 태세를 갖췄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5공장 건설에 들어간다.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L)은 지난해 10월 부분 가동을 시작했고, 올 상반기 전체 가동에 들어간다.

SK㈜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업체인 프랑스 이포스케시는 올 1분기 2공장이 완공된다. 임상용 제품을 생산하는 1공장과 달리 2공장에선 상업화 제품을 생산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인수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7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바이오시밀러업계는 ‘10년 만의 대목’을 맞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미국 애브비가 개발한 휴미라는 한 해 판매량만 207억달러(약 27조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2016년 미국 특허가 만료되면서 올해 복제약 출시가 가능해졌다. 10년 전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개화한 이후 최대 시장이 올해 펼쳐지는 셈이다.

이달 미국 제약사 암젠을 시작으로 7월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등이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시장 점유율 5%만 차지해도 매출이 1조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와 리제네론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도 각각 올 하반기 출시가 가능하다.

반면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는 올해도 힘든 시기를 보낼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신약 개발에 필요한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이다. 다만 2~3년 전 확보한 유동성으로 개발 성과를 내는 바이오벤처들은 예외일 것으로 보인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