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애플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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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상륙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애플페이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애플페이가 먼저 도입된 중국과 일본의 사례를 살펴봤을 때 애플페이가 스마트폰 점유율이나 결제 비중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9일 "이미 보편화된 결제 수단이 있는 상황에서 애플페이 도입이 스마트폰을 바꾸기 위한 큰 동기 부여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라며 "현대카드를 발급받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일본과 중국에서 애플페이가 도입된 2016년 이후에도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 변화가 제한적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일본에서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2016년 55%였으나, 애플페이 도입 이듬해인 2017년에는 오히려 50%로 줄었다.

일본은 현금 결제 비중이 80%에 이르는 데다 간편결제 시장은 이미 라인페이 등이 자리를 잡고 있어 애플페이가 입지를 넓히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중국 역시 같은 기간 애플의 스마트폰 점유율은 11%로 동일했다. 애플페이 도입 당시 QR코드를 이용한 간편한 결제와 송금까지 가능한 알리페이·위챗페이 점유율이 이미 높았던 점이 이유로 꼽혔다. 아울러 애플페이가 오직 유니언페이(은련카드)만 호환된다는 점도 점유율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사진=애플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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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페이 도입 이후 애플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유의미한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며 "도입 여부보다는 새로운 모델의 디자인과 성능에 따라서 점유율이 성장 또는 감소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애플페이가 도입되더라도 이미 보편화된 삼성페이를 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주요 프랜차이즈를 제외한다면 NFC 단말기 보급률이 빠르게 증가하지 않을 것이고, 현대카드 1년 독점 계약으로 인해 사용 가능한 카드 종류 제한이 발목을 잡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간편결제 시장 침투력도 낮을 것으로 추측했다. 수수료가 없는 삼성페이와 카카오, 네이버 같은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아이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장점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결국에는 애플페이가 도입된 초반에는 시장의 많은 관심이 쏠릴 수는 있으나 실제로 애플페이로 인해 기기를 변경하는 사람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다만 "애플페이로 인해 아이폰 유저들의 사용자 경험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무엇보다 새로운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의 성능 및 디자인이 아쉽거나 내년 아이폰 15 시리즈가 뛰어나다면 도입 초반에 어느 정도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