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드팩토가 전이성 위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TGF-β억제제 백토서팁과 파클리탁셀 병용 임상 1b·2a상 임상 결과 보고서를 수령했다고 28일 밝혔다.

파클리탁셀과 병용하는 백토서팁 최대내약용량(MTD)을 확인하고 2상 권장 용량(RP2D)을 파악하는 게 임상 1b상의 목적이었다. 아울러 2a상에서는 병용 요법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하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최대 용량은 확인했지만, 병용 효과는 파클리탁셀을 단독 투여했을 때와 비교해 개선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현재 표준요법인 사이람자(라무시루맙)와 파클리탁셀 병용보다도 데이터가 우월하지 못했다.

메드팩토는 "진행 중인 다른 임상 결과와 종합적으로 분석해 임상 방향을 정하겠다"고 했다.

최대내약용량을 확인하는 임상 1b상은 총 9명을 대상으로 했다. 백토서팁 100mg, 200mg, 300mg 등 용량별 3명씩으로 환자 등록이 이뤄졌다. 대상은 전이성 위암 환자(2차 치료)다.

메드팩토는 이날 공시에서 "1b상 모든 용량 투여군에서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 특이사항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했다.

안전성엔 영향이 없었지만 상당수 인원에게서 약물 이상 반응은 있었다.

안전성 확인 대상 9명 가운데 8명에게서 총 88건의 약물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 식욕 저하(Decreased appetite)가 4명 6건으로 가장 많았고 피로감 및 체중 감소가 각 3명 총 4건 발생했다. 이상반응에 따라 용량을 줄인 대상자는 2명(22.2%)이 나왔다.

다만, 투여 중지와 사망을 초래한 이상반응은 나오지 않았다. 임상 전문가는 "공시 상으로는 임상을 중단할 만한 심각한 부작용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용량별 인원이 워낙 적기도 했다"고 했다.

"안전성 평가에서 병용 요법의 내약성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임상 결과 보고서의 결론이다.

1b상에서 백토서팁 투여 용량을 300mg으로 확정한 메드팩토는 이어 총 49명을 대상으로 임상 2a상을 진행했다.

2a상에서 완전관해(CR)는 나타나지 않았고 부분관해(PR) 3명(12%), 안정병변(SD) 8명(32%)이 나왔다. 다만 병변 진행(PD)이 14명(56%)으로 가장 많았다.

백토서팁과 파클리탁셀 병용군과 파클리탁셀 단독 투여군 간의 유효성도 크게 차이가 없었다.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병용 투여군이 2.8개월(85일)이 나왔지만, 기존 연구에 따르면 파클리탁셀 단독 투여도 2.9개월이다.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은 병용 투여군이 7.3개월(219일)로, 이 역시 파클리탁셀 단독 투여군 7.4개월과 유사하다.

백토서팁을 병용했지만 그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회사도 공시에서 "PFS와 OS 지표가 기존 치료제의 치료 효과와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했다.

다만 메드팩토 측은 위 절제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환자군을 구분했을 땐 병용 요법이 유의미한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회사에 따르면 임상 대상자 중 절제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군에게서 객관적 반응률(ORR)과 전체생존기간이 수술 이력이 없는 환자군보다 2~3배 높게 나왔다. PFS 역시 2배 가까이 높게 나왔다고 한다.

분석 대상 가운데 수술 이력이 있는 환자는 19명, 그렇지 않은 환자는 26명이었다. 표준 요법인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보다 일부 지표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메드팩토 관계자는 "위 절제 수술 이력 여부에 따라 치료효과에 차이를 보였다"면서 "환자 수가 많지 않아 현재 위암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다른 연구자 임상 결과를 확인하고 향후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여기서 말하는 연구자 임상은 파클리탁셀과 사이람자(라무시루맙), 백토서팁 삼제 요법이다.

회사는 임상 결과를 추가 분석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전이성 위암 대상 병용 후속 임상이 진행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선 표준 치료 요법인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 수용체 억제 길항제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 병용보다 치료 효과가 좋아야하는데 현 데이터 상으로는 그렇지 못해서다.

사이람자와 파클리탁셀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9.6개월로, 7.3개월인 백토서팁·파클리탁셀 병용보다 우월하다.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도 사이람자·파클리탁셀 병용은 4.4개월인 반면 백토서팁 병용은 2.8개월로 더 낮다.

한 임상 전문가는 "용량 설정 임상인데다 환자 수도 많지 않아 단정하긴 어렵지만 이날 나온 공시 상으로는 백토서팁 병용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이라고 얘기하긴 어렵다"고 했다.

다른 전문가는 "효과가 더 높은 것으로 파악한 절제 수술 이력 환자를 대상으로 후속 임상을 하는 전략을 세울 수도 있다"면서 "용량과 환자 수를 더 키워 2b상을 이어갈 순 있다"고 했다.

아울러 회사는 이미 백토서팁 임상을 대장암과 골육종, 췌장암으로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 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와 병용하는 대장암 임상 3상이다. 회사에서는 내년 상반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해 하반기께 임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