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봇은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비대면 거래 비중이 증가하면서 챗봇을 통해 사용자를 보조해야 할 필요성이 늘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이 한국산업의 서비스품질지수(KSQI)를 파악하기 위해 챗봇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107개 기업 중 53곳이 챗봇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거래 늘어난 금융권, 챗봇 적극 도입…유통업체도 상담에 활용
고객이 은행을 찾지 않는 상황에서 모두가 콜센터에 연락해 업무를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증서 설치, 본인 인증, 거래 확인, 서류 작성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온라인 텔러’ 역할을 해줄 챗봇이 필요해진 것이다.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챗봇 도입이 가장 활발한 사업은 생명보험이었다. 삼성생명, 신한라이프, AIA생명 등 11개사가 챗봇을 운영하고 있다. 앱(응용프로그램) 형식으로 챗봇을 운영하는 곳은 3개 사이고 나머지는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고객과의 챗봇 상담을 진행하는 식이다. 디지털손해보험(캐롯손해보험, 하나손해보험, AXA손해보험)산업과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은 해당 산업 소속 전 기업이 챗봇을 운영 중인 점도 눈에 띄었다. 온라인 채널만으로 운영되는 만큼 챗봇의 필요성이 절실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유통서비스 분야도 금융서비스만큼이나 챗봇 도입이 활발하다. 수많은 고객과의 접점을 관리하는 데 챗봇이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챗봇 도입이 가장 활발한 산업은 패션(삼성물산, 이랜드몰, 코오롱몰, LF몰)과 홈쇼핑(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으로 조사됐다.

유통서비스 업체들이 챗봇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주문, 배송, 반품, 교환, 취소 등으로 이어지는 상담 과정이 정형화돼 있어서다. 챗봇 개발과 운영이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뜻이다. 개인화 서비스인 상품 추천이나 쿠폰 발급, 할인 안내 등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도 높다. 맞춤형 서비스를 개인정보 유출로 해석해 거부감을 느끼기보다 특별한 대접을 받는다고 여기는 경향이 강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영역에서도 챗봇에 대한 불만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챗봇을 통한 주문 과정 중에 이탈하는 고객들의 행동 패턴을 면밀히 분석해 개선한다면 챗봇의 효용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KMAC는 제언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