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멀리 떨어진 두 개 시공간을 이어주는 지름길인 '웜홀'(wormhole)은 이론적으로만 존재해 왔다.
공상 과학소설이나 영화에서 웜홀을 통해 먼 거리를 순식간에 이동하며 성간 여행을 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지만, 이는 상상의 영역이었을 뿐 현실에서는 실험 모델조차도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과학자들이 양자 컴퓨터 안에서 홀로그램으로 웜홀을 처음으로 구현해 우주 공간에서 웜홀을 찾아낼 수 있는 쪽으로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Caltech)과 외신 등에 따르면 이 대학 물리학자 마리아 스피로풀루 교수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양자 컴퓨터 상에서 두 개의 미니 블랙홀을 만들고 시공간 터널과 같은 곳을 통해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메시지를 전송하는 실험을 한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시카모어(Sycamore) 양자 프로세서'로 불리는 구글의 양자 장치를 활용했다.
이 장치는 슈퍼컴퓨터로 1만 년이 걸리는 연산을 200초 만에 해내는 53 큐비트(qubit)의 성능을 갖고있다.
웜홀은 우주 시공간에서 멀리 떨어진 두 지역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중력을 시공간의 곡률로 제시한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일반 상대성 이론과도 부합한다.
아인슈타인이 1935년 이스라엘계 미국 물리학자 네이선 로젠과 함께 시공간 구조를 관통하는 터널로 처음 제시해 '아인슈타인-로젠 다리(교량)'로 알려졌다가 1950년대에 블랙홀 물리학자 존 휠러가 제시한 '웜홀'이라는 단어로 정착했다.
스피로풀루 교수는 연구팀이 중력에 의한 웜홀의 주요 속성을 가지면서도 양자 장치에서 구동될 만큼 충분히 작은 양자 시스템을 찾아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자 프로세서에서 웜홀의 역학을 연구할 수 있는 웜홀 모델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한쪽 블랙홀에 1큐비트의 정보를 넣고 다른쪽으로 나오는 것을 관찰했는데, 이 정보는 웜홀 통과와 같은 양자 전송이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피로풀루 교수는 이를 '베이비 웜홀'이라고 지칭했지만 사람이나 살아있는 생명체를 이를 통해 보내기까지는 가야 할 길이 아주 멀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내게 다가와 '개를 웜홀에 통과시킬 수 있냐'고 묻곤 하는데, 아니다.
그러려면 큰 도약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양자 프로세서 상에서 퀀텀 코드를 이용해 전송된 정보를 토대로 통과할 수 있는 웜홀이 등장한 것으로 보이지만 웜홀이 의미하는 시공간의 파열을 물리적 공간에서 만들어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페르미랩(Fermilab)의 물리학자 조지프 리켄은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실험실에서 웜홀 관련 가설을 연구할 방안을 찾고자 노력해 왔다"면서 "이번 결과는 실험실 환경에서 우주의 기본적인 문제를 들여다볼 수 있는 방안을 내놓는 것"이라고 했다.
유전자 진단업체 파나진이 소액주주연대에 경영권을 내줄 위기에 몰렸다. 소액주주연대 지분율(14.9%)이 창업자인 김성기 대표(12.93%, 특수관계인 포함)를 앞질렀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연대는 다른 소액주주들과 연계해 오는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서기로 했다. 파나진뿐만이 아니다. 헬릭스미스 휴마시스 등 바이오기업들이 소액주주들과 전쟁 중이다. 실적 부진과 주가 하락이 원인이다. 소액주주들이 잇달아 집단행동에 나서면서 이번 주총 시즌에 바이오업계가 홍역을 치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경영권 위협하는 소액주주파나진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09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올렸다. 전년 대비 매출은 11%, 영업이익은 68% 감소했다. 이 때문에 주가는 지지부진했다. 초기 투자자들인 소액주주연대가 김 대표를 불신하게 된 계기다. 김 대표의 부인인 박희경 대표가 세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에 핵심 기술을 내줬다는 주장도 제기한다. 파나진이 보유한 인공유전자(PNA) 진단 기술을 넘겨줬다는 것이다. 이 덕분에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가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진단키트로 큰돈을 벌었다는 게 소액주주연대의 시각이다.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는 파나진에서 PNA 소재를 공급받아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해 2020년 280억원, 2021년 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소액주주연대 관계자는 “김 대표가 배임 행위를 했다”며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시선바이오머티리얼스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단키트에 파나진 기술이 사용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갈등 격화로 회사 매각도기술특례상장 1호 기업인 신약 개발사
GC셀은 미국 관계사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의 자연살해(NK) 세포치료제 'AB-101'이 미국식품의약국(FDA) 패스트트랙 대상으로 지정됐다고 1일 밝혔다. AB-101은 GC셀이 아티바에 기술 이전한 제대혈 유래 치료제다. 현재 카티(CAR-T) 치료에 실패한 환자를 포함해 재발·난치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2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FDA는 생명에 위협을 주는 질환에 우수한 효능을 보이는 신약이 신속히 개발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면 해당 의약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 지원하고 있다. 지씨셀은 GC녹십자랩셀과 GC녹십자셀의 합병으로 탄생한 통합 법인으로, 면역세포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제 개발과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약품의 첫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약이 출시 3개월 만에 약 1000만달러(약 1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약 출시 직후 거둔 매출로는 높은 수준이다. 국산 신약이 미국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1일 미국 바이오기업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개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베돈’의 지난해 4분기 미국 매출은 약 1000만달러로 추산된다. 스펙트럼은 한미약품의 미국 파트너사다. 톰 리가 스펙트럼 최고경영자(CEO)는 “롤베돈이 출시 초기부터 시장에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고 했다.롤베돈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지속형 호중구감소증 치료제다. 호중구는 혈액 내 세균과 싸우는 역할을 한다. 항암화학요법을 받은 암 환자는 호중구 감소 부작용을 겪는다. 롤베돈은 중증 호중구감소증 치료·예방 목적으로 지난해 9월 FDA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된 항암 분야 신약이 FDA 허가를 받은 첫 사례다.제약업계는 롤베돈의 출시 초기 매출 성과가 고무적이라고 분석했다. 치료 분야(적응증)가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SK바이오팜의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제품명 엑스코프리)’는 출시 직후인 2020년 3분기 매출이 32억원이었다. 게다가 다국적 제약사인 암젠의 ‘뉴라티스’가 주도하고 있는 시장에서 롤베돈이 후발 주자로 진출해 성과를 낸 것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스펙트럼이 공식 실적 발표 전에 롤베돈 매출 추정치를 따로 공개한 건 초기 성과에 그만큼 고무돼 있다는 의미”라고 했다.투자업계는 올해 롤베돈의 미국 매출을 약 6000만달러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