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서 밝힌 올해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매출 전망치는 300억~400억원이다. 지금은 기존 항암제를 써도 약이 듣지 않은 폐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활용된다. 이 약이 1차 치료제로 바뀌면 유한양행은 내년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처방 가능한 환자가 늘면서 시장성이 두배 이상 확대된다는 의미다.
이런 유한양행의 계획에 청신호가 켜졌다. 1차 치료제로 전환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임상 3상시험에서 기존 1차 치료제인
의 '이레사(게피티니브)'보다 약효가 좋다는 게 확인됐기 때문이다. 적응증 확대는 물론 국내 건강보험 시장진입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GFR 1차 치료제 승인 청신호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1차 치료제 활용을 위한 3상 임상시험 주요 데이터(톱라인)를 확인했다고 1일 발표했다. 유한양행은 국내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13개 나라 119개 임상센터에서 이전에 치료 경험이 없는 393명의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왔다. 해당 임상시험의 세부 데이터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임상에 참여한 NSCLC 환자는 EGFR 돌연변이 양성 환자다. EGFR 변이 환자 중 다수를 차지하는 엑손19결실 변이와 L858R 변이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은 게피티니브(250mg)를 매일 한 번씩, 다른 그룹은 레이저티닙(240mg)을 매일 한 번씩 복용하도록 했다.
임상시험을 설계하면서 유한양행이 1차 평가 지표로 삼은 것은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이다. 이날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레이저티닙을 복용한 환자의 mPFS는 20.6개월, 게피티니브 복용군은 9.7개월이었다. 위험비(HR)은 0.45로 기존 1차 치료제인 이레사보다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55% 낮춘 것(p<0.001)으로 확인됐다. 임상시험 성공 여부를 가늠하는 데 필요한 통계적 유의성은 갖춘 것이다.
상용화된 EGFR 표적 치료제 중 mPFS 20개월을 넘긴 제품은 없다. EGFR 중 T790M 변이를 타깃으로 한 3세대 표적치료제 타그리소(오시머티닙)가 허가용 임상 3상시험에서 mPFS 18.9개월을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아시아인 대상 연구에선 이런 임상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국내 건강보험 1차 치료제 시장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레이저티닙이 오시머티닙보다 먼저 국내 건강보험 1차 치료제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 받는 이유다.
실제 인종에 따른 분석에서 아시아인 중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mPFS는 20.6개월,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이었다. 비아시아인에게선 레이저티닙 투여군은 중앙값에 도달하지 못했다.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9.7개월이었다. 비아시아인군에선 레이저티닙 복용 환자 중 암이 진행하지 않고 약효가 이어진 환자가 많아 수치를 산출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L858R 변이는 오시머티닙 대비 우위
EGFR 변이 NSCLC 환자 치료제 시장에 먼저 진출한 1차 치료제는 게피티니브, 오시머티닙, 로슈의 타세바(성분명 엘로티닙), 베링거인겔하임의 지오트립(성분명 아파티닙) 등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레이저티닙이 안착하기 위해선 이들을 뛰어넘어야 한다.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1세대 치료제인 게피티니브 대비 유효성은 입증했다. 다만 3세대 치료제로 평가 받는 오시머티닙 대비 완벽한 우위를 보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오시머티닙은 L858R 돌연변이 환자에게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시머티닙의 엑손19결손 환자의 mPFS는 21.4개월, L858R는 14.4개월이었다.
이날 발표한 임상 데이터를 통해 유한양행은 레이저티닙의 EGFR 돌연변이에 따른 mPFS도 공개했다. 엑손 19결손 돌연변이 환자 중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mPFS는 20.7개월이었다. 게피티니브 투여군은 10.9개월이다. L858R 돌연변이 환자는 레이저티닙 17.8개월, 게피티니브 9.6개월이었다. L858R 변이 환자군에서 오시머티닙보다 레이저티닙이 우위를 보인 것이다.
뇌전이 치료 이점은 미지수
EGFR 변이 NSCLC 환자 치료제 평가를 위한 주요한 지표 중 하나는 뇌 전이 치료 효과다. 레이저티닙 개발에 참여한 조병철 세브란스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개발 초기 이 약물의 강점 중 하나로 중추신경계(CNS) 침투력을 꼽았다. NSCLC 환자의 20~40% 정도에게, EGFR 변이 NSCLC 환자 절반 정도에게 뇌전이가 생기는 데 레이저티닙이 BBB를 잘 투과해 이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이번 톱라인에 뇌 전이 관련 데이터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오시머티닙 대비 명확한 비교 우위를 보여주는 데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발표한 톱라인에서 2차 지표로 사용한 객관적 반응률(ORR)은 레이저티닙과 게피티니브가 76%로 같았다. 반응지속기간 중앙값(mDOR)은 레이저티닙 19.4개월, 게피티니브 8.3개월이었다.
투여 18개월이 지난 뒤 레이저티닙 투여군의 생존율(OS)은 80%, 게피티니브는 72%였다. 이상반응은 레이저티닙과 게피티니브 투여군 모두 비슷한 수준이었다. 레이저티닙 복용 환자 중 10%가, 게피티니브 투여 환자 중 9%가 이상 반응 때문에 약물 사용을 중단했다.
“저희 유니셀렙은 20㎏ 규모의 공결정 약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공결정 개량신약으로 오리지널약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고유한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공결정 의약품 전문회사 유니셀랩의 안지훈 대표(사진)는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제약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에이온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제네릭 의약품 산업의 기술적 대안 : 공결정 개발사업’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공결정 의약품 개발에 관심이 있는 제약사와 기관투자자 및 학계 전문가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공결정(co-crystal)이란 약효를 내는 약물 구조에 또 다른 약물 구조를 붙인 새로운 결정구조를 말한다. 제약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중항체 약물처럼 2가지 성질이 다른 약을 하나의 약으로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대표 의약품으론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발사르탄+사쿠비트릴)가 꼽힌다. 엔트레스토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억제제(ARB)인 발사르탄과 네프릴리신을 억제하는 사쿠비트릴을 합쳐 만든 심부전 치료제다. 엔트레스토는 지난해에만 4조6000억원 이상 팔렸다. 공결정 의약품의 단점으로는 고난도 생산공정에 따른 비싼 약가가 꼽힌다.국내에선 공결정을 신약개발 대신 개량신약 개발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물질특허는 만료됐지만 결정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결정 구조로 약을 만들면 특허 문제를 피해 개량신약(자료제출의약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약에 따라 다르지만 물질특허 만료 시기와 결정특허 만료 시기의 차이는 10년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제네릭이 들어오기 전 오리지널약과 함께 독점적인 지위를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국내에 20㎏ 규모 공결정 약물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유니셀렙이 유일하다. 대규모로 의약품을 양산하는 기술을 확증하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안 대표는 "해외에선 공결정 구조가 신약개발에 주로 쓰이고 있고, 제네릭의 약가가 낮아 공결정으로 개량신약을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드물다"면서도 "공결정 의약품이 제네릭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준비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유니셀렙이 개발한 엠파글리플로진/시트릭산 공결정은 제2형 당뇨치료제 엠파글리플로진의 낮은 수용해성을 높인 약물로 2020년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현재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안병규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이사는 “공결정 구조 개량신약의 약가는 오리지널 약의 최대 90% 수준으로 약가가 오리지널약의 50% 수준에 머무르는 제네릭 대비 부가가치가 높다”고 말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휴온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점안제 ‘HU007’의 안구건조증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1일 밝혔다.HU007은 안구건조증상을 개선하도록 개발된 점안제다. 항염 성분인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를 목표하는 성분 ‘트레할로스’의 복합제다. 휴온스는 임상 3상을 마친 뒤 2020년 HU007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임상 결과 통계 처리의 타당성을 보완하라는 식약처의 권고에 맞춰 작년 6월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후 지난 9월 식악처에 HU007의 안구건조증에 대한 국내 3상 시험계획을 다시 신청했다.휴온스는 안구건조증 환자 328명을 대상으로 HU007과 엘러간의 점안제 ‘레스타시스’를 비교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기존 휴온스 점안제 ‘모이스뷰’와 비교한 우월성도 평가한다.휴온스는 HU007의 사이클로스포린 농도를 기존 치료제보다 절반 이하로 낮췄다. 작열감 등 안구 표면 자극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트레할로스 제제와의 복합을 통해 점안제에 적합한 점도를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에 대한 HU007의 복합적 치료효과를 이번 임상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셀트리온제약은 1일 보험약가 고시를 시작으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베그젤마는 지난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유럽 현지에서 먼저 판매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영국 의약품규제국(MHRA), 일본 후생노동성,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각각 허가를 획득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도 지난 9월 획득했다. 이후 보건복지부 약제 급여 상한금액 고시에 따라 1일 건강 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됐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베그젤마 0.1g/4mL’와 ‘베그젤마0.4g/16mL’의 약가는 각각 20만8144원과 67만7471원으로 책정됐다.오리지널 의약품인 아바스틴은 혈관 생성을 일으키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가 단백질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종양 혈관 생성 및 성장을 억제한다. 베그젤마는 원개발사와의 특허 합의를 통해 국내에서 아바스틴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처방된다.아바스틴은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교모세포종 ∆상피성 난소암 및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자궁경부암 등에 사용되고 있다. 베그젤마는 별도의 안정성시험을 통해 제조일로부터 사용기한이 경쟁 제품(24개월) 대비 2배 늘어난 48개월로 확대됐다. 희석액 냉장 보관(2~8℃) 기간도 기존 제품 대비 2배 늘어난 60일로 허가를 받았다.셀트리온제약 측은 “앞서 국내 출시한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트룩시마’가 국내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베그젤마 출시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허쥬마는 약 30%, 트룩시마는 약 2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베그젤마가 속한 국내 베바시주맙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100억원 규모이다.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세 번째 항체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더 탄탄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베그젤마가 조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