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미 제약사 스펙트럼파마슈티컬스에 기술수출한 약이다. 포지오티닙이 표적으로 삼은 시장에 경쟁자가 늘어나는 것도 시장성엔 악재가 되고 있다. '엔허투'라는 강력한 경쟁자까지 시장에 진입했다.
EGFR 변이 4~10%가 엑손20 삽입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위한 엑손20 삽입 변이 표적치료제 개발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존 표적 항암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받으면서다.
전통적으로 폐암 환자의 1차 치료제는 백금 화학요법이었다. 이후 EGFR 변이가 확인되고 티로신키나아제라는 효소 작용을 막는 티로신키나아제억제제(TKI)가 개발되면서 비소세포폐암(NSCLC)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 시대가 열렸다.
NSCLC 환자 중 EGFR 변이가 있는 환자는 30% 정도다. 이들에게 EGFR-TKI는 표준치료법으로 자리잡았다. 다만 EGFR-TKI에도 한계가 있다. 엑손20삽입(Exon 20 Insertion) 변이가 있는 환자에겐 EGFR-TKI가 잘 듣지 않기 때문이다.
전체 EGFR 돌연변이 환자 중 46%는 EGFR 엑손19결손 환자다. 36%는 EGFR L858R 변이를 갖고 있다. 엑손20삽입 돌연변이 환자는 EGFR 변이환자의 4~10% 정도다. 기존 EGFR-TKI 중 엑손20삽입 변이 환자에게 효과를 낸 약은 없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엑손20삽입 변이가 있는 NSCLC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에 나선 이유다.
지난해 FDA 새 표적치료제 승인
엑손20 삽입 변이 치료제 작용기전. 자료=바이오마커리서치엑손20삽입 변이 환자를 위한 표적 치료제 시대가 열린 것은 지난해부터다. 미 FDA가 얀센의 아미반타맙(JNJ372)과 일본 제약사 다케다의 모보세티닙(TAK-788)을 EGFR 엑손20삽입 변이가 있는 NSCLC치료제로 가속승인하면서다.
아미반타맙은 지난해 5월 리브레반트라는 상품명으로, 모보세니팁은 지난해 9월 엑스키비티라는 상품명으로 각각 FDA 시판 승인을 받았다. 리브레반트는 EGFR과 MET수용체를 타깃으로 삼은 이중특이항체치료제다. 엑스키비티라는 TKI계열 치료제다.
EGFR 엑손20삽입 변이 타깃 치료제 중 후기 임상 궤도에 오른 대표 제품은 리브레반트, 엑스키비티, 포지오티닙이다.
리브레반트는 FDA 승인을 위해 제출한 서류에서 EGFR 엑손20삽입 변이 환자의 생존기간 중앙값(mOS)이 22.8개월이라고 보고했다. 객관적반응률(ORR)은 40%, 무진행생존기간 중앙값(mPFS)은 8.3개월이다. 3등급이 넘는 이상반응을 호소한 환자는 35%였다.
엑스키비티는 미 FDA 허가를 위해 114명의 EGFR 엑손20삽입 변이 환자 데이터를 제출했다. 지난해 미임상암학회(ASCO)에서 발표된 데이터에 따르면 ORR은 28%, mOS는 24개월, mPFS은 7.3개월이었다.
안전성 이슈는 기존 EGFR-TKI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용량조절이 필요한 이상반응(AE)을 호소한 환자는 22~25%였다. 환자의 10~17%는 이상반응 탓에 치료를 중단했다. 3등급이 넘는 이상반응을 호소한 환자는 69%였다.
포지오티닙은 EGFR 엑손20삽입 변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ORR 14.8%, mPFS 4.2개월 등 실망스런 성적을 냈다. 리브레반트와 엑스키비티의 후속주자인 포지오티닙이 기존 약물 대비 큰 경쟁력을 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다.
막오른 HER2 엑손20삽입 변이 경쟁
스펙트럼과 한미약품은 포지오티닙을 HER2 엑손20삽입 변이 표적 치료제로 개발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 말 미 FDA에 가속 사용승인을 요청했던 적응증도 HER2 엑손20삽입 변이NSCLC이다. HER2 변이 환자는 NSCLC환자의 2~4% 정도다. 상당수가 엑손20삽입 변이 환자다.
스펙트럼이 FDA 제출한 데이터는 HER2 엑손20삽입 변이 환자 90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결과다. 포지오티닙은 ORR 27.8%, mOS 5.1개월, mPFS 5.5개월이었다. 3등급이 넘는 이상반응을 호소한 환자는 85%였다. 이런 이유로 57%가 용량을 줄여야 했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FDA 종양약물자문위원회(ODAC)는 지난 9월 'HER2 엑손 20 삽입 변이 NSCLC 환자 치료에 포지오티닙을 사용하는 것은 유용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자문위원 13명 중 9명이 포지오티닙의 위험 대비 효과가 높지 않다고 판단했다.
“저희 유니셀렙은 20㎏ 규모의 공결정 약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공결정 개량신약으로 오리지널약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지 않는 고유한 특허권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을 기대합니다.”공결정 의약품 전문회사 유니셀랩의 안지훈 대표(사진)는 지난 30일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 서울코엑스에서 열린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제약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국내 벤처캐피털(VC) 에이온인베스트먼트가 주최한 이번 세미나는 ‘제네릭 의약품 산업의 기술적 대안 : 공결정 개발사업’이라는 주제로 열렸다. 공결정 의약품 개발에 관심이 있는 제약사와 기관투자자 및 학계 전문가 등 총 60여명이 참석했다.공결정(co-crystal)이란 약효를 내는 약물 구조에 또 다른 약물 구조를 붙인 새로운 결정구조를 말한다. 제약업계에서 주목받는 이중항체 약물처럼 2가지 성질이 다른 약을 하나의 약으로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대표 의약품으론 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발사르탄+사쿠비트릴)가 꼽힌다. 엔트레스토는 안지오텐신 수용체 억제제(ARB)인 발사르탄과 네프릴리신을 억제하는 사쿠비트릴을 합쳐 만든 심부전 치료제다. 엔트레스토는 지난해에만 4조6000억원 이상 팔렸다. 공결정 의약품의 단점으로는 고난도 생산공정에 따른 비싼 약가가 꼽힌다.국내에선 공결정을 신약개발 대신 개량신약 개발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다. 물질특허는 만료됐지만 결정특허가 만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공결정 구조로 약을 만들면 특허 문제를 피해 개량신약(자료제출의약품)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약에 따라 다르지만 물질특허 만료 시기와 결정특허 만료 시기의 차이는 10년 이상 벌어지기도 한다. 제네릭이 들어오기 전 오리지널약과 함께 독점적인 지위를 노릴 수 있다는 뜻이다.국내에 20㎏ 규모 공결정 약물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유니셀렙이 유일하다. 대규모로 의약품을 양산하는 기술을 확증하고 있는 단계로 볼 수 있다.안 대표는 "해외에선 공결정 구조가 신약개발에 주로 쓰이고 있고, 제네릭의 약가가 낮아 공결정으로 개량신약을 만들려는 시도 자체가 드물다"면서도 "공결정 의약품이 제네릭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제도적 준비가 마련되고 있다"고 말했다. 가령 유니셀렙이 개발한 엠파글리플로진/시트릭산 공결정은 제2형 당뇨치료제 엠파글리플로진의 낮은 수용해성을 높인 약물로 2020년 국내 특허등록을 마쳤다. 현재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안병규 에이온인베스트먼트 이사는 “공결정 구조 개량신약의 약가는 오리지널 약의 최대 90% 수준으로 약가가 오리지널약의 50% 수준에 머무르는 제네릭 대비 부가가치가 높다”고 말했다.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휴온스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점안제 ‘HU007’의 안구건조증 임상3상 시험계획을 승인 받았다고 1일 밝혔다.HU007은 안구건조증상을 개선하도록 개발된 점안제다. 항염 성분인 ‘사이클로스포린’과 눈물막 보호 효과를 목표하는 성분 ‘트레할로스’의 복합제다. 휴온스는 임상 3상을 마친 뒤 2020년 HU007에 대한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하지만 임상 결과 통계 처리의 타당성을 보완하라는 식약처의 권고에 맞춰 작년 6월 품목허가 신청을 자진 취하했다. 이후 지난 9월 식악처에 HU007의 안구건조증에 대한 국내 3상 시험계획을 다시 신청했다.휴온스는 안구건조증 환자 328명을 대상으로 HU007과 엘러간의 점안제 ‘레스타시스’를 비교해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기존 휴온스 점안제 ‘모이스뷰’와 비교한 우월성도 평가한다.휴온스는 HU007의 사이클로스포린 농도를 기존 치료제보다 절반 이하로 낮췄다. 작열감 등 안구 표면 자극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트레할로스 제제와의 복합을 통해 점안제에 적합한 점도를 유지하고 수분 증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휴온스 관계자는 “안구건조증에 대한 HU007의 복합적 치료효과를 이번 임상을 통해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셀트리온제약은 1일 보험약가 고시를 시작으로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의 국내 판매를 시작한다고 1일 밝혔다.베그젤마는 지난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해 유럽 현지에서 먼저 판매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영국 의약품규제국(MHRA), 일본 후생노동성,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각각 허가를 획득했다.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도 지난 9월 획득했다. 이후 보건복지부 약제 급여 상한금액 고시에 따라 1일 건강 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됐다. 이번에 국내 출시된 ‘베그젤마 0.1g/4mL’와 ‘베그젤마0.4g/16mL’의 약가는 각각 20만8144원과 67만7471원으로 책정됐다.오리지널 의약품인 아바스틴은 혈관 생성을 일으키는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VEGF)가 단백질에 결합하는 것을 차단해 종양 혈관 생성 및 성장을 억제한다. 베그젤마는 원개발사와의 특허 합의를 통해 국내에서 아바스틴과 동일한 적응증으로 처방된다.아바스틴은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교모세포종 ∆상피성 난소암 및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자궁경부암 등에 사용되고 있다. 베그젤마는 별도의 안정성시험을 통해 제조일로부터 사용기한이 경쟁 제품(24개월) 대비 2배 늘어난 48개월로 확대됐다. 희석액 냉장 보관(2~8℃) 기간도 기존 제품 대비 2배 늘어난 60일로 허가를 받았다.셀트리온제약 측은 “앞서 국내 출시한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 ‘허쥬마’와 ‘트룩시마’가 국내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는 상황에서 베그젤마 출시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허쥬마는 약 30%, 트룩시마는 약 27%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 베그젤마가 속한 국내 베바시주맙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1100억원 규모이다.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세 번째 항체 항암 바이오시밀러 베그젤마를 국내에 선보이면서 더 탄탄한 항암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게 됐다”며 “베그젤마가 조기에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