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 위의 초대형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6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우리 정부는 네옴시티 수주를 위해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국내 ‘원팀 코리아’를 구성했습니다. 여기엔 내로라하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스타트업도 이름을 올렸습니다. 스마트팜은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입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김태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팀장이 긱스(Geeks)를 통해 글로벌 스마트팜 기술 트렌드 현황을 소개합니다.
인류 최초 문명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야생 밀이 있었습니다. 수렵채집 생활에 익숙해져 있던 당시 사람들에게 야생 밀은 새로운 먹거리였습니다. 그리고 잘 자랐습니다. 더 많은 밀을 얻기 위해 메소포타미아 사람들은 밀의 씨앗을 땅에 뿌렸고, 그때부터 인류의 역사는 송두리째 바뀝니다. 인류는 오랜 수렵채집 생활을 접고 밀을 키우기 위해 이곳에 정착하기 시작하죠. 사람들이 몰려들고,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렇게 국가가 탄생했습니다.
밀 농사를 시작한 지 약 1만 년이 흘렀습니다. 2015년 개봉한 영화 ‘마션’에서는 화성에서 감자를 키우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2017년 영화인 ‘패신저스’에서는 우주선에서 자판기를 통해 신선한 음식을 판매하는 장면도 나옵니다. 두 영화 모두 공상과학 영화이지만, 이런 장면은 지금 기술로 구현이 가능한 현실 가능한 미래입니다. 바로 ‘스마트팜’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이죠.
6차산업의 대표적 기술 ‘스마트팜’
스마트팜은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융합해 작물과 가축을 원격으로 키워낼 수 있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팜 기술은 6차 산업의 대표적 기술입니다. 6차 산업은 농업 융복합산업을 말합니다. 1차 산업(농림수산업), 2차 산업(제조업), 3차 산업(서비스업)을 모두 융합한(1x2x3=6) 형태라 해서 6차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영화 ‘패신저스’의 자판기가 그렇습니다. 원물인 농산물 및 축산물을 길러내는 것은 1차 산업입니다. 길러낸 채소를 가공해 우리가 먹는 형태로 가공하는 것은 2차 산업이 되죠. 자판기에서 소비자는 직접 음식을 구매합니다. 이 부분은 서비스업인 3차 산업에 해당합니다. 패신저스에서 우주선은 수백 년을 우주를 항해합니다. 음식을 판매하는 자판기는 스마트팜 기술이 접목돼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판기를 구현하는 전체 시스템이 6차 산업인 셈입니다.
현재 채소를 얻기 위해서는 비옥한 땅이 필요하고, 알맞은 기후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또 사람은 꾸준히 이들을 관리해야만 합니다. 엄청난 노동력이 소모되죠. 스마트팜은 이런 조건들을 4차 산업혁명이 접목된 제조 기술과 다양한 소프트웨어 기술에 의존합니다. 농업에는 매우 혁신적인 변화입니다. 농업 생산량을 비옥하게 증대시킬 수 있고, 가격은 빠르게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작물 재배의 공간적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도 매우 큰 장점입니다. 사막이나 우주에서도 푸른 채소를 먹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진화 중인 스마트팜
스마트팜 기술은 계속해서 진화 중입니다. 스마트팜은 기술 적용 단계에 따라 총 3개의 세대로 구분됩니다. 1세대는 원격으로 시설을 제어하는 농장을 말합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비닐하우스 문을 자동으로 개폐하거나, 실시간으로 농장의 온도를 확인하는 수준입니다. 그동안, 이 단순한 업무를 위해 농민들은 매일 시간에 맞춰 농장을 방문하고 관리에 노동력을 쏟아야 했습니다. 1차 스마트팜 기술로 농민들은 이런 시간과 장소의 구속에서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이죠. 그래서 현재 이 기술을 적용하는 농장은 많이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2세대 스마트팜은 1세대에서 빅데이터와 클라우드 기술이 활용되는 형태라 보면 됩니다. 스마트농장에서 실시간으로 축적되는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클라우드로 전송하고 여기에 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자동으로 관리하게 됩니다. 농민의 스마트폰에는 물을 언제 줘야 하는지, 비료는 언제 뿌릴지, 최근에 해충 발생이 많으니 어떤 대비를 해야 하는 지 등에 대한 구체적으로 다양한 정보가 올라옵니다. 농민들은 좀 더 편하게 관리가 가능해지고, 무엇보다 농사기술이 한 층 더 올라가면서 생산량이 증가하는 효과까지 얻게 됩니다.
3세대 스마트팜에서는 농민이 필요가 없어집니다. 1만년간 농사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던 인간이 농업에서 해방되는 기술이죠. 3세대에는 기본적인 2세대 스마트팜에 로봇 및 지능형 농기계가 접목됩니다. 친환경에너지를 통한 자동 에너지 공급, 제어도 가능해집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AI가 최적의 조건을 입력하면 로봇이 알아서 비료도 주고, 해충도 잡습니다. 에너지원도 친환경에너지를 활용하게 되니 사람의 손이 갈 일이 없어지게 됩니다.
3세대의 완벽한 스마트팜으로 진화하기 위해서는 매우 많은 기술이 접목돼야 합니다. 농장의 환경을 원격으로 파악하고 제어하기 위해서는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필요하고, 장비를 자동으로 제어하고 운용하기 위해서는 로봇이나 드론 기술도 활용돼야 합니다. 식물의 생장 데이터를 수집 관리하고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나 통신 기술도 중요해집니다. 4차 산업혁명의 대부분의 신기술이 농업에 그대로 녹아들어 간다고 보면 됩니다.
네옴시티를 지배할 한국 스마트팜
지금 우리는 2세대와 3세대 중간쯤의 스마트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생각보다 기술이 빨리 개발됐고,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조금만 둘러보면 이런 스마트팜 기술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특히 이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습니다.
그린랩스는 농업데이터에 특화된 스타트업입니다. 스마트팜 구축, 디지털 농업 전환 등 첨단 농장 경영에 필요한 데이터를 한곳에 모은 ‘팜모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적 투자유치액만 2,400억원에 달해 농업 분야에서 차세대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는 회사입니다.
축산 부분에서도 스마트팜 기업이 존재합니다. 한국축산데이터라는 스타트업은 폐쇄회로TV(CCTV)와 AI 기술을 활용해 축사의 환경 데이터와 가축의 건강 상태를 측정하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이 외에도 도심 곳곳에 공급이 가능한 소형 스마트팜이나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식물을 키우는 환경 정화형 스마트팜 기술도 등장하고 있습니다.
기술력을 인정받아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스타트업도 있습니다. 사막 위의 초대형 스마트 시티를 건설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사업비만 660조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입니다. 정부는 민간기업 22개 사로 구성된 국내 ‘원팀 코리아’를 구성했습니다. 원팀코리아는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결성된 네옴시티 수주 지원단입니다.
여기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주로 국내 대기업들로 구성돼 있지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이름도 눈에 띕니다. 스마트팜 분야에는 ‘엔씽’과 ‘포미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습니다. ‘엔씽’은 스마트팜 개발 스타트업입니다. 컨테이너 형태의 모듈형 스마트팜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이미 중동지역에 자체 제작한 스마트팜을 수출한 이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기술뿐 아니라 자체 개발을 통한 데이터 플랫폼까지 구축한 것이 차별화된 기술력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합니다. 포미트는 국내 발전설비시스템 기업이며 쿠웨이트 등 중동 발전시장 진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최근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들었고 국내 스마트팜 스타트업 플랜티팜과 컨소시엄을 이뤄 쿠웨이트 ‘수경재배 수직농장 구축 사업’ 계약도 따냈습니다.
지속적인 시장성장, 정부 육성 활발
스마트팜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정책도 꾸준히 유지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향후 전체 농업 생산의 30%를 스마트 농업으로 전환할 계획입니다. 비닐하우스, 유리온실 등에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기술 접목이 골자죠. 이에 따라 수출실적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만해도 국내 기업의 스마트팜 수출 실적이 없었지만, 2020년에는 620만달러(26건)의 실적을 올린 바 있습니다.
21년 기준 전 세계 스마트팜 시장 규모는 148억달러 수준입니다. 2025년에는 220억달러로 예상되면 연평균 9.8% 성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국내에서도 2015년 3조6051억원이었던 시장 규모는 2020년 5조4048억원 규모로 성장했습니다.
네옴시티가 건설되는 곳은 사막입니다. 자급자족형 스마트시티를 위해 100%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배기가스 배출도 없앤다고 합니다. 사막에서 먹거리를 얻기 위해서는 ‘스마트팜’은 필수적인 요소가 됩니다. 과거였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죠. 애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먹거리 안보’에 대한 이야기도 지속해서 나옵니다. 스마트팜은 이런 추세적 흐름에 비춰볼 때 이제는 빠르게 우리 곁에 다가올 친환경 기술이라 판단됩니다. 화성에 어떤 작물을 키울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시기도 그리 멀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우리는 어쩌면 인류의 새로운 만 년을 준비하는 신(新)농업 혁명기를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김태호 |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팀장 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어나는 혁신을 관찰하고, 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마중물을 공급합니다. 그래서 매일 스타트업을 만나 혁신적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이 즐겁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는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여러 경험에서 쌓은 넓고 얕은 지식이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 플랫폼 '모두의충전' 운영사 스칼라데이터가 GS에너지로부터 30억원 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해와 올 상반기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씨엔티테크, 티인베스트먼트 등서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모두의충전의 핵심 서비스는 근접무선통신(NFC) 기반 간편결제 솔루션 '모두페이'다. 전기차 충전을 하기 위해 여러 장의 회원카드를 발급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충전할 시간이 없을 때 충전을 대신해주는 '대리충전' 서비스도 내놨다. 기사가 차량을 픽업한 뒤 40분간 급속 충전 후 다시 돌려주는 서비스다. 그밖에 모두의충전은 주변 전기차 충전소 위치와 충전 타입, 운영 기관 등을 알아볼 수 있는 서비스, 차량과 연동해 배터리 잔량과 주행 가능 거리 정보 등을 보여주는 기능도 제공한다. 전기차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전기차 이용자 중 3분의1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업계에선 전기차 이용자 수를 약 35만 명 수준으로 추산한다. 또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플랫폼을 통해 충전소를 안내받은 건수가 3000만 건을 넘어섰다. 하루 평균 15만 건 이상이 안내되는 셈이다. 향후 가파른 성장세가 기대된다는 평가다.GS에너지는 이번 투자로 스칼라데이터의 2대주주 지위에 올랐다. GS에너지는 앞서 지난 6월에도 회사에 투자한 바 있다. 두 회사는 전략적투자 관계를 통해 전기차 충전 플랫폼 사업과 수요반응사업(EV DR) 등에서 협업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GS에너지는 전기차 충전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다. 지난 6월엔 LG전자와 함께 전기차 충전 원천기술을 가진 애플망고를 인수했고, 전기차 충전 사업을 하는 자회사 GS커넥트도 거느리고 있다.GS에너지는 협업을 통해 전기차 충전 밸류체인을 완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조-설치-운영 이후 라스트마일 지점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플랫폼'을 가진 회사가 스칼라데이터라고 판단했다. 또 모두의충전 플랫폼을 통해 모은 다양한 전기차 이용자 관련 데이터를 통해 EV DR 사업을 고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과 관련한 '플랫폼'을 가진 게 최대 장점인 회사"라며 "특히 모두페이를 통한 매출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어 향후 투자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터리관리시스템(BMS) 사업에도 데이터가 중요한 만큼 이 분야에서도 협업할 회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요즘 스타트업 업계 분위기가 좋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초기 벤처기업은 버티는 것도 힘겹습니다. 게다가 올 들어 투자시장 위축에 경기 침체까지 겹쳐 더욱 힘든 상황이 됐습니다. 그럼에도 상당수 스타트업들이 살길을 찾고 있죠. 당초 계획보다 돈 버는 사업을 강화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각종 비용을 줄이는 경우도 있죠. 한경 긱스(Geeks)가 국내 스타트업들의 고군분투를 소개합니다. 새로운 사업을 찾아라기존 사업 아이템을 버리고 다른 아이템을 찾아낸 ‘피봇’과 다른 경우다. 인공지능(AI)이 수학 문제를 풀어주는 수학 교육 앱 ‘콴다’로 유명한 AI 스타트업 매스프레소는 최근 해외 시장 진출 방식을 다각화하고 있다. 콴다의 글로벌 가입자 수는 70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해외 시장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콴다는 수학 문제 풀이 앱이다. 사용자가 휴대폰 카메라로 수학 문제 사진을 찍으면 AI가 자동으로 풀어준다. 5초 이내에 문제 풀이와 관련 유형, 개념 영상 등 맞춤형 콘텐츠가 나온다. 하지만 대부분 무료 서비스이기 때문에 수익 창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매스프레소는 해외 시장에서 콴다의 인지도를 다른 사업에 활용하기로 했다. 베트남의 콴다 가입자 수는 2000만 명에 달한다. 현재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350만명 정도다.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동남아시아 지역의 ‘슈퍼앱’으로 불리는 그랩보다 높은 수치다. 동남아 지역은 선진국에 비해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곳이 많다 보니 어려운 수학 문제를 접했을 때 도움이나 지도를 받기 어려운 학생이 많다. 매스프레소는 지난해 하반기 베트남에 ‘콴다 스터디’라는 신규 서비스를 내놨다. 실시간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이다. 중·고등학생 대상으로 국어, 영어, 과학 수업을 제공한다. 콴다는 해당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해 베트남에서 일명 '1타 강사'를 영입했다. 매스프레소 관계자는 “학생들이 하노이나 호치민에서만 수강이 가능했던 1타 강사진들의 강의를 온라인으로 지방에서도 수강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 특유의 ‘인강’ 교육 콘텐츠를 변형해 해외에 내놓은 것이다. 수익 모델을 강화하라기존의 수익 창출 사업을 강화하는 경우다.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당근마켓은 흑자 전환이 그렇게 급한 기업은 아니다. 지난해 8월까지 유치한 투자금이 2000억원이 넘는다. 다만 적자가 2020년 134억원에서 지난해 352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올해 들어 당근마켓에 투자한 벤처캐피털(VC) 일부는 당근마켓에 수익 강화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영향으로 당근마켓도 최근 수익 사업 강화에 나서는 모습이다. 당근마켓은 지난달 정교한 지역 타깃 전문 마케터를 위한 광고 솔루션을 출시했다. 기업의 광고 마케팅 담당자나 광고대행사, 미디어랩사 등 전문적이고 큰 규모의 광고 집행을 원하는 광고주가 대상이다. 이전의 당근마켓 광고 사업은 대부분 지역 자영업자가 고객이었다. 앞으로 당근마켓이 대기업이나 유명 브랜드 대상 광고 유치에도 적극 나서겠다는 얘기다. 전문가모드는 광고 타깃과 목적, 캠페인, 예산 등 상황에 따라 맞춤형으로 진행할 수 있는 전문가용 광고 솔루션이다. 기존 간편모드는 광고 집행이 낯설고 가게 운영에 바쁜 자영업자들을 위해 쉽고 빠르게 자동으로 광고 집행을 돕는 기능이다. 전문가모드는 광고 대상 설정부터 목표에 맞는 캠페인 전략 수립까지 다양한 세부 기능들을 마케터가 원하는 대로 설정해 최적의 형태로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한다.김창주 당근마켓 광고실 실장은 “전문가모드 출시에 앞서 일부 기업들과 시범 운영한 결과 광고 클릭률 및 유입률 측면에서 높은 효율과 성과를 보여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며 “시범 기간 동안 광고주들로부터 받은 피드백을 반영하여 업그레이드한 만큼 로컬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광고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직을 쇄신하라회사 조직을 개편해 각종 비용 줄이고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경우다. 지난달 국내 대표 다중채널네트워크(MCN) 기업인 샌드박스네트워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지난해 샌드박스네트워크는 매출 1137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1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늘지만 영업손실 규모는 커질 전망이다. 샌드박스네트워크는 "자본 시장의 지원을 받아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와 신규 사업을 전개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 시장 상황이 변화하게 됐고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로 기존의 성장 중심의 전략에서 수익성 중심의 전략과 체질 개선을 단행하게 됐습니다”라고 입장문을 최근 공개했다. 이 회사는 콘텐츠 글로벌 유통과 국내 미디어 판매 사업과 출판 사업은 외부 제휴 혹은 파트너십을 통해 추진할 계획이다. 신사업 중 e스포츠 대회 운영 대행 부분은 사업 종료하고자체 브랜드 커머스 부문은 매각할 계획이다. 이런 방침에 따라 직원 수도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직원 수는 지난 9월 580명을 넘기며 고점을 찍고 감소하고 있다. 샌드박스네트워크 관계자는 "이번 조직 효율화 이후 회사 체질 개선뿐만 아니라 핵심 사업인 플랫폼 사업과 광고 사업의 매출 증대로 내년 2분기에는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참 한 가지 더"위기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다른 스타트업보다 먼저 닥친 위기를 넘어선 스타트업도 있다. 스푼라디오가 대표적이다. 스푼라디오는 지난해 195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투자 유치에도 실패해 벼랑 끝에 몰렸다. 직원 수는 지난해 140여 명에서 올 5월 90여 명으로 35% 이상 감소했다. 하지만 사업 방식을 바꾸면서 회사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스푼라디오는 작년까지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성장하는 전략에서 올해는 투자 유치 없이 이익을 내는 전략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서비스 본질에 대한 개선,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에 집중했다. 스푼라디오는 실시간 오디오 방송 플랫폼 스푼을 운영하고 있다. 9월 기준 월평균 이용자는 100만 명 정도다. DJ가 진행하는 여러 방송을 청취자가 골라 듣는 방식이다.스푼라디오의 이번 실적 상승의 주요 요인은 고소득 DJ 확보다. 올해 고소득 DJ 수는 작년 10월 840명에서 올해 10월 1030명으로 20%이상 증가했다. 스푼라디오 관계자는 "고소득 DJ 증가 과정에서 DJ의 만족도를 높이고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해 비용의 효율화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선택과 집중으로 가능성이 높은 국가를 집중 공략했다. 현재 전체 이용자 중 절반 가량이 일본 사용자다. 일본 내 결제 금액 역시 전체 결제금액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성과는 나타났다. 스푼라디오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매출액은 34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이었다. 이런 추세면 올해 연간 기준으로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최혁재 스푼라디오 대표는 “이번 성과는 공격적인 마케팅 비용을 우선 시 했던 과거의 이른바 적자 성장 전략을 탈피하고 영업이익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DJ와 스푼라디오가 동반성장하고 콘텐츠의 질을 올리며 매출 역시 증가할 수 있도록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교사들은 여행 전문가가 아닙니다. 그런데도 수학여행 계획은 교사들의 몫이었죠. 관행적으로 특정 여행사에 일감이 몰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빈틈을 발견했죠."이용찬 교육여행연구소 대표(사진)는 10일 서울 다동 한국관광공사 관광기업입주센터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교육 여행 분야의 디지털 전환을 이끌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창업 3년 차인 이 회사는 데이터 기반 교육 여행 중개 플랫폼인 '스쿨트립'을 내놨다. 전국 1만2000개 초·중·고교와 관련 기업, 관광업체 등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수학여행부터 일일 견학, 현장 체험학습, 수련회 등 다양한 교육 여행이 대상이다. 교사가 견학코스 등을 안내받으면 간단한 신청 양식을 작성한 뒤 견적을 받아볼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교육 여행 콘텐츠를 추천해주기도 한다.교사들이 해야 했던 번거로운 여행 기획 과정을 간소화한 게 큰 경쟁력이라고 설명한다. 스쿨트립 플랫폼 안에서 정해진 양식에 맞춰 신청서를 작성하면 된다. 파편화돼 있던 정보를 한데 모으고, 투명하게 가격을 비교해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 대표는 "여행사나 관광업체 입장에서도 스쿨트립은 자사의 좋은 콘텐츠와 여행 상품을 전국 학교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마케팅 도구가 된다"며 "기존엔 교육 여행 시장이 관행적으로 '알음알음' 계약이 이뤄졌기 때문에 업체들이 학교 대상 사업에 뛰어들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여행업계에서 10년 넘게 일한 베테랑이다. 하나투어와 인터파크투어를 거쳤다. 업계에 몸담으면서 든 생각은 명료했다. 트립닷컴이나 익스피디아 같은 글로벌 온라인여행사(OTA)들이 한국에 진출하면 여행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IT) 공룡들도 여행업에 언제든지 발을 담글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그런 상황이 온다면 여행업계에도 전문성과 특수성을 가진 버티컬 플랫폼만이 살아남을 것 같았고, 그중 디지털 전환이 가장 더뎠던 분야가 교육 여행"이라고 말했다창업 이후 초반엔 발에 땀이 나도록 뛰어다녔다. '될 사업'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교육업계에 오래 몸담았던 박정주 공동대표와 함께 학교 현장에 찾아가 선생님들을 한명씩 면담했다. 다행스럽게도 교육 여행 시장 혁신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한창 팬데믹이 이어지던 시기였지만 굴하지 않았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DMZ 지역, 인천 개항장, 일본 후쿠오카 지역 등을 전문가들이 소개하는 '랜선 수학여행' 상품을 기획했다. 예상 밖의 히트였다. "코로나19 덕분에 기존의 틀을 깬 새로운 상상을 할 수 있었다"는 게 이 대표의 말이다.교육 여행 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게 이 대표의 판단이다. 회사는 초·중·고교 교육 여행 시장을 연간 1조2000억원 규모로 추정하고 있다. 자유학기제가 도입되는 등 교육 과정이 개편되면서 다양한 체험활동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저출산으로 학생 수가 줄어들더라도 교육의 패러다임이 체험학습 위주로 바뀌면서 1인당 지출하는 비용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회사는 내년까지 5000개 이상 학교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이들 학교에 교육 여행 일정과 파트너 매칭 견적 서비스를 제공해 학교 데이터 3만 건 이상을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또 향후 방학 에듀캉스(교육+바캉스의 합성어) 상품들을 개발·공급해 사업 무대를 넓힐 예정이다.이 대표는 "10년 뒤엔 해외 학생들의 국내 여행, 국내 학생들의 해외여행까지 책임지는 글로벌 청소년 여행 서비스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