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릿지바이오 “비소세포폐암 패키지 딜, 연내 성사 기대”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가 재도약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비소세포폐암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의 경우 연내 기술거래(딜)가 성사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종진 브릿지바이오 부사장(사진)은 22일 비소세포폐암 파이프라인 'BBT-176'과 'BBT-207'을 함께 묶어 거래하는 패키지 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패키지 딜과 관련해서는 주요계약조건합의서(텀시트)까지 작성된 상황”이라며 “재무적 거래 조건, 세부 전략 협상 등 후반부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했다.

텀시트는 계약과 관련해 양측의 주요 조건들을 정리한 합의서다. 이를 바탕으로 본계약에 대한 검토에 들어가게 된다.

BBT-176과 BBT-207은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 'EGFR TKI' 타그리소에 내성을 가지는 돌연변이 'C797S'를 표적하는 약물이다. BBT-176은 타그리소를 2차 치료제로, BBT-207은 1차 치료제로 복용한 환자를 대상으로 적용된다. 타그리소를 2차 치료제로 복용한 환자는 C797S를 포함한 삼중 돌연변이가, 1차 치료제로 복용한 환자는 이중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 이같은 돌연변이는 타그리소에 대한 내성을 불러와 치료 효과는 떨어뜨린다. BBT-176과 BBT-207은 이같은 내성 문제를 해결하고 치료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되는 4세대 치료제다.

BBT-176은 세계에서 개발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했다. BBT-176의 경쟁물질이었던 블루프린트의 'BLU-945'는 현재 임상 개발에서 후순위로 밀린 상태다. BBT-176은 현재 임상 2상 권장용량을 확정하기 위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단계다. BBT-207은 전임상 단계로 내년 하반기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이 목표다.

임 부사장은 “패키지 딜의 규모는 블루프린트의 사례를 감안할 때 1조~2조원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루프린트는 지난해 말 중국 자이랩에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BLU-945와 'BLU-701'의 중국 지역 권리를 약 7300억원에 기술수출했다. 브릿지바이오의 패키지와 같은 기전으로, 브릿지바이오는 글로벌 권리를 논의 중이기 때문에 규모가 이보다 클 것이란 판단이다.

임 부사장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이전됐다가 반환된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후보물질 'BBT-877'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독성 이슈가 해소됐다”며 “BBT-877을 폐뿐만 아니라 다양한 섬유증 질환을 대상으로 한 적응증 확대 연구도 진행 중”이라고 했다.

브릿지바이오는 2019년 7월 베링거인겔하임과 BBT-877에 대해 1조50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듬해 베링거인겔하임이 ‘독성 시그널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BBT-877을 반환했다. 브릿지바이오는 추가 내외부 실험을 통해 독성 우려를 해소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임 부사장은 “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 50여개 기관에서 2상이 진행될 계획”이라며 “국내 제약사들도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만큼 신속히 임상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BBT-877 기술이전과 관련해서는 “지난 6월 바이오USA에서 협력사들을 만나 다시 논의를 시작했다”며 “5~6곳 글로벌 빅파마들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협의를 이어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임 부사장은 “이들은 베링거인겔하임 기술이전 당시 관심을 보였던 회사들”이라며 “선급금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