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인프라 “생동성시험 수요 지속…바이오검체 분석 진출할 것”
“생물학적동등성시험에 대한 높은 수요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입니다. 신규 사업 진출 및 해외 진출로 중장기 성장도 도모하겠습니다.”

이상득 바이오인프라 대표(사진)는 17일 여의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부 정책 변화의 영향으로 지난 3년간 매출이 연평균 33% 늘었다”며 이와 같이 말했다.

바이오인프라는 2007년 설립된 임상수탁기관(CRO)이다. 생물학적동등성시험 및 임상 1상에 특화됐다. 연내 코스닥시장 상장을 목표하고 있다.

생동성시험은 사람을 대상으로 제네릭(합성의약품 복제약)과 원조약을 비교해 흡수율 등 생체이용률이 통계적으로 동등한지를 확인하는 시험이다. 같은 화학식으로 만든 합성의약품의 효과 및 안전성이 원조약과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다. 제네릭은 생동성시험에 성공해야 품목허가를 받을 수 있다.

바이오인프라는 식품의약품안전처 생동성시험 승인건수를 기준으로 작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바이오인프라의 올해 3분기 매출 중 생동성시험 비중은 약 72%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최대 4곳만 공동으로 생동성시험을 할 수 있는 ‘1+3’ 제도를 도입했다. 이전에는 제한 없이 많은 제약사가 공동으로 생동성시험을 진행할 수 있었다. 하나의 생동성 결과를 기반으로 각각의 제네릭을 출시했다.

이 대표는 “기존에 승인된 제네릭도 내년 2월까지 다시 생동성시험을 받지 않으면 약가가 인하될 수 있다”며 “이러한 정책 변경으로 인해 생동성시험 건수가 크게 늘고 실적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정부 정책으로 인한 수혜는 2022년에도 지속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늘었다.

올해부터 정부는 생물학적동등성시험의 대상을 전체 전문의약품으로 확대했다. 먹는 약(경구용제제)과 무균제제(미생물 혼입이 없는 주사제) 제네릭은 기존에는 품목허가를 위해 생동성 자료가 필요 없었다. 하지만 각각 지난 4월과 지난달부터 적용대상이 됐다. 기존 승인 의약품도 순차적으로 생동성시험을 받아야 한다. 이로 인한 수혜는 향후 3년 간 지속될 것으로 봤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매년 특허가 만료되는 의약품이 있는 만큼, 정책 변화로 인한 단계 수혜가 끝난 후에도 생동성시험 시장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이오검체 분석 및 아세안 시장 진출할 것”

바이오인프라는 오랜 업력과 검체 분석 기술력을 강점으로 꼽았다. 최근에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자동화된 검체 분석 장비는 기존에도 있었지만, 검체에 대한 전(前)처리 과정은 인력 개입이 필요했다. 바이오인프라는 검체 용기에 표식(코드)를 부착 및 판독하고 용기를 자동으로 여닫는 장비를 개발했다. 이를 전처리 과정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목표다.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 인간의 실수로 인한 오류(human error)를 줄이고 비용을 절감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고객사와의 약속된 시간 준수(on time service)에도 유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대표는 “개발한 자동화 시스템을 활용하면 숙련된 연구원이 6시간 걸리는 작업을 약 70분만에 마칠 수 있다”며 “내년 2분기 적용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장기 성장 전략으로는 사업영역 확대와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시장 진출을 꼽았다.

신사업으로 분석 역량을 활용해 바이오의약품의 비임상 및 임상 검체를 분석하는 'LBA'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새로운 물질을 탐색하는 단계에서 기초물성과 대사, 흡수 등을 평가하는 ‘DMPK 스크리닝(선별) 서비스‘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ASEAN 진출은 장기 목표로 추진 중이다.

바이오인프라의 공모주식 수는 100만주다. 희망 공모가는 2만3000~2만6000원이다. 약 230억~260억원을 조달한다. 모집 자금은 시설자금 운영자금 채무상환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바이오인프라는 이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기반으로 공모가를 확정할 계획이다. 오는 22~23일에 청약을 진행하고, 연내 상장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는 DB금융투자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