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진모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원장이 발기부전 환자에게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라우드비뇨기과 제공
구진모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원장이 발기부전 환자에게 치료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프라우드비뇨기과 제공
대한민국 성인 남성 2명 중 1명꼴로 겪는 질환이 있다.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은 성관계가 어려울 정도로 발기가 되지 않거나, 관계를 갖는 동안 발기가 유지되지 않는 질환이다.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이상 성관계를 가진 20~60대 남성 9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03명(44.8%)이 발기부전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에서도 34%가 발기부전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3개월 이상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발기부전 진단을 받을 수 있다. 평소에 발기가 잘되더라도 특정 상대방 앞에서 발기가 안 된다면 발기부전을 의심해야 한다. 발기부전은 자존감을 떨어뜨려 심각한 경우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심리 치료와 운동, 식이요법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심리적인 위축 상태를 방치하게 되면 증상이 악화해 치료가 더 어려워진다.

○초기엔 습관 개선으로 치료

발기부전 진단을 받으면 생활습관 개선을 시작으로 약물 치료, 자가 주사 치료 순서로 치료가 진행된다. 젊은 남성이거나 초기 발기부전인 경우 심리치료와 운동, 식이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이후 증상 개선 효과가 없으면 약물 치료가 이뤄진다.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는 비아그라와 씨알리스다. 두 약 모두 혈관 확장제다. 초기 발기부전 환자가 이들 약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60~70%는 증상이 호전된다. 다만 환자에 따라 혈관이 확장되는 과정에서 홍조나 두통 같은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반드시 전문의 상담 후 용량과 투약 횟수를 조절해야 한다.

약물 치료로도 효과를 보지 못했거나 기저질환이 있어 약 복용이 어렵다면 자가 주사 요법이 진행된다. 트리믹스라는 주사제인데, 발기를 유도하는 세 가지 약물을 조합해 제조했으며 만년필 모양이다. 발기부전 환자가 스스로 음경에 주사하며, 주사 후 10분쯤 지나면 효과가 나타난다. 다만 이 경우에도 잘못 사용하면 지속 발기, 섬유화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발기불능 환자는 수술해야

수술 치료도 가능하다. 수술 치료는 발기부전보다는 발기불능 환자를 대상으로 이뤄진다. 발기부전과 발기불능은 다르다. 발기부전은 특정 상황에 발기가 안 되는 경우를 의미하지만, 발기불능은 발기가 전혀 안 되는 경우를 뜻한다. 발기불능은 수술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수술은 음경 해면체에 보형물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두 가지로 나뉘는데, 보형물의 형태에 따라 굴곡형과 팽창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굴곡형 수술은 음경 해면체에 막대 형태의 임플란트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필요에 따라 손으로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다. 성관계 횟수가 비교적 많지 않은 고령자에게 적합하다.

팽창형은 음경 해면체에 실리콘 튜브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복부와 음낭에는 저장고와 조절 펌프를 삽입한다. 음낭 내 조절펌프를 누르면 저장고 안에 있는 생리식염수가 음경 해면체 실린더 튜브로 이동한다. 자연 발기와 유사한 원리다. 발기 전과 후의 음경 모양이 자연스럽다는 게 큰 장점이다.

○당뇨 환자의 대부분이 경험

통계에 따르면 당뇨 환자의 69.7%, 고혈압 환자의 54.3%가 발기부전을 겪는다. 그만큼 음경 보형물 수술은 만성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감염 등에 더욱 신경써야 하는 이유다. 구진모 프라우드비뇨기과의원 원장(사진)은 “발기부전 수술 감염률은 통상 1~2%”라며 “감염이 부작용의 주된 원인이기 때문에 수술 시 감염 관리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 때문에 환자 피부에 손을 대지 않고 집도하는 ‘노터치 테크닉’ 수술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 원장은 발기부전 수술 권위자인 프랑수아 이드 미국 UC어바인 박사에게 노터치 테크닉 수술을 배웠다. 세계 표준 의료서비스 안전 기준인 JCI 인증도 받았다. JCI 인증을 받은 곳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 많지 않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