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셀러리어스 파마슈티컬스가 유잉육종 치료제 후보물질(파이프라인) ‘써클리뎀스타트’(SP-2577) 임상의 신규 환자 등록을 중단한다. 약물이상반응(SUSAR)에 따른 사망자가 나와서다. 이번 임상은 약물 관련 사망 또는 생명을 위협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경우 새로운 환자 등록을 중단하도록 설계돼있다. 회사의 주가는 약 45% 급락했다.

셀러리어스는 18일(현지시간) SP-2577의 미국 1·2상 신규 환자 등록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환자 등록 중단은 약물이상반응으로 인한 환자 사망 때문이라고 전했다. 회사 측은 “사내 독립적안전성검토위원회(Safety Review Committee)에서 관련 정보를 검토한 뒤, 현재까지 모집된 환자에 대한 치료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잉육종은 뼈에 생기는 악성 골종양 중 하나다. 매년 100만명당 3명의 발병률을 보이는 희귀 암종이다. 보통 20세 이하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현재 항암화학요법과 수술, 방사선 등이 치료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사지절단술이나 방사선 치료에 따른 부작용 발생 위험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SP-2577은 ‘LSD1’ 억제제다. LSD1은 전립선암 유방암 소세포폐암 방광암 신경모세포종 등에 주로 발현돼 후성유전학적 변형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LSD1이 암 유발 유전자의 작동 스위치를 켜거나, 암 억제 유전자의 스위치를 꺼 암세포의 생성을 유발한다. SP-2577은 LSD1의 이러한 작용을 억제한다.

회사는 이번 약물이상반응 관련 세부 사항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전달했다고 했다. 또 가능한 한 빨리 신규 환자 등록을 재개해 올 하반기 임상 중간결과를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셀러리어스는 1·2상에서 환자를 3개군(코호트)으로 나눠 용량 확장 시험으로 진행해왔다. 첫 번째 코호트는 소아 유잉육종 환자를 최대 30명까지 등록한다. 통상 2~3차 화학요법으로 처방되는 ‘토포테칸’ 및 ‘사이클로포스파미드’와 함께 SP-2577을 처방했을 때의 효과를 평가한다.

두 번째 코호트는 점액성 지방육종 환자 최대 15명을 대상으로 SP-2577을 단일 제제로 투여한다. 세 번째 코호트는 유잉육종과 유사한 또 다른 육종 환자 최대 15명을 대상으로 SP-2577만 쓴다.

1차 평가지표는 LSD1 억제제의 안전성 및 내약성이다. 2차 지표는 전체 반응률과 반응 지속시간 등으로 설정됐다.

SP-2577은 HLB생명과학이 2016년 셀러리어스로부터 국내 판권을 도입한 물질이다. HLB생명과학은 지난해 1월 식품의약안전처로부터 SP-2577의 국내 1상을 승인받았다. 최대 34명의 재발 및 난치성 유잉육종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내약용량(MTD)를 결정하고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 약동학(PK) 특성 및 항 종양활동 등을 평가한다.

HLB생명과학은 SP-2577에 대해 성공 가능성이 높은 또 다른 암종을 적응증으로 선정하기 위해 셀러리어스와 지속 협의 중이라고 했다. 셀러리어스도 유방암 난소암 전립선암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