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한복판 건물 옥상에 드론장을 설치한 스타트업.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박람회 'CES 2022'에서 혁신상을 받은 회사. 매출의 90%가 해외시장에서 나오는 기업.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는 니어스랩 이야기입니다. 니어스랩은 KAIST 항공우주공학 학·석사 동기인 최재혁 대표와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의기투합해 2015년 설립한 회사입니다. 드론을 활용해 전 세계에서 풍력발전기 안전 점검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최 대표는 앞으로 드론이 지구 안에서 '인공위성'과 같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산업용, 군사용 등으로 널리 쓰일 것이란 설명입니다. 한경 긱스(Geeks)가 최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드론 솔루션 산업의 미래를 살펴봤습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가 회사 드론 솔루션을 설명하고 있다. 니어스랩 제공"드론의 본질은 항공기가 하는 걸 작게 만든 게 아니라 전자제품이 날아다니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보시는 게 맞습니다. 전자제품이 하던 일의 범위가 훨씬 확장되고 기존에 갈 수 없었던 곳에서 새로운 것들을 볼 수 있게 된 거죠."
자율비행 드론 솔루션 스타트업 니어스랩의 최재혁 대표는 KAIST 항공우주공학과에서 학·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2015년 친구인 정영석 최고기술책임자(CTO)와 함께 니어스랩을 창업했다. 드론으로 다양한 산업과 일상생활의 새로운 혁신이 가능할 것이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항공 기업이라기보다는 데이터 기업이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인공위성에 비유를 많이 합니다. 인공위성이 처음 우주로 나가면서 '구글 맵'도 나오고 내비게이션도 나오고 한 것처럼 우리는 지구 가까이에서 드론을 통해 훨씬 더 많은 새로운 데이터를 얻어보려 하죠."
니어스랩 드론 솔루션을 통해 풍력 발전기를 점검하고 있다. 니어스랩 제공니어스랩의 주력 사업은 자율비행 드론을 활용해 풍력 발전기의 안전 점검을 해주는 것이다. 세계 3대 풍력 터빈 제조업체인 지멘스가메사, 제너럴일렉트릭(GE), 베스타스를 고객사로 확보하는 등 글로벌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지멘스와는 2020년 처음 계약을 맺은 이후 3년 연속 계약을 연장하며 독일, 터키, 폴란드, 마케도니아, 세르비아 등 유럽 15개국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는 풍력 발전기 약 60%를 점검했다. 또 미국, 동남아 등지에서도 풍력 발전기 안전 점검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해외 법인은 독일과 미국 두 곳에 세웠다.
"매출 90%는 해외시장에서 나온다"
최 대표는 "매출의 90% 정도가 해외시장에서 나오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풍력 발전기뿐만 아니라 영종대교와 같은 큰 교량이나 댐, 통신기지국 같은 설비들의 점검을 수행하는 일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 다양한 사업 가능성을 찾은 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해 나가려는 전략이다.
"드론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군 보병들이 정찰을 해야 하는데 드론이 도와줄 수도 있을 것이고요. 물류창고에서도 사람들이 재고 관리를 하는데 드론을 활용하면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물류창고에서 드론을 날리려면 실내 비행을 위한 기술을 더 고도화해야 하는데 이런 쪽에도 특화하려고 하고 있죠."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실외에서는 GPS 신호에 많이 의존하는데 실내에서 드론을 정확히 날리려면 GPS 없이도 할 수 있는 비행 제어 알고리즘을 만들어야 된다"며 "일반적으로 라이더 기반으로 많이 하는데 니어스랩은 영상을 기반으로 장애물과 내가 봐야 되는 대상과 환경을 인식하면서 내 위치를 파악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어스랩 솔루션을 통해 일반 드론도 자율비행을 할 수 있다. 사진은 소형 드론과 조종기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니어스랩은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정보기술(IT)·전자 박람회 'CES 2022'에서 소프트웨어&모바일 앱 부문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 대표는 "일반적으로 드론에 컴퓨터를 붙여 제어하는 방식이 많은데 CES에서 아이패드 앱에서 신호를 줘서 자율비행을 하게 만드는 발상의 전환으로 혁신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일반적인 소형 드론으로도 자율비행이 가능하고, 전문 조종사가 아녀도 손쉽게 드론을 조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의 풍력 발전기 점검 기술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최 대표는 "풍력 발전기는 법적인 규정이 따로 없지만 교량, 댐 등은 0.3㎜ 크랙(실금)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니어스랩은 이 정도 크랙까지 확인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했다.
"0.3mm 크랙도 잡아낸다"
일반적인 풍력 발전 블레이드(날개) 길이가 50~100m 정도인데, 니어스랩이 촬영한 사진에서 모기를 잡아내기도 했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모기 다리 6개가 모두 보이더라고요. 재미있어서 저희 팀원들끼리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최 대표는 "5000만 화소 카메라로 근접 촬영을 해서 스캔을 하고 있다"며 "기존에 사람이 밧줄 타고 올라가서 보던 것보다 더 정확하고 안전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풍력 발전기 1개당 많게는 1000장 정도의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촬영된 사진은 모두 디지털 데이터로 처리되고, 과거에 촬영한 사진들과 비교한 뒤에 변화가 감지되면 문제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과 추이 등을 살펴보면서 시설 보수 등이 이뤄진다는 얘기다.
니어스랩 파일럿이 드론을 날리고 있다. 니어스랩 제공발전사들은 보험 처리 문제 등을 위해서도 이러한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게 최 대표의 설명이다. "날개가 파손이 됐을 경우, 이게 관리 부실인지 자연재해인지, 제조 결함인지 등을 파악하려면 사진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갖고 있어야 합니다. 보험 이슈에서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이죠. 이런 이유로 저희 제품을 활용해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수요도 많죠."
다섯 살 때부터 우주를 동경한 소년
최 대표는 어릴 적부터 우주를 동경한 소년이었다. 다섯 살 때 미국 나사 박물관을 방문한 이후 막연히 하늘이 좋아졌고 우주 왕복선, 화성 로봇 등이 꿈 한쪽에 자리 잡았다고 한다. KAIST 학·석사를 마친 뒤 두산중공업에서 원자력발전소 운영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다. 대학원과 회사 생활에서 엔지니어로서 목마름을 느꼈다.
정 CTO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한국과학영재학교(옛 부산과학고), KAIST 학·석사를 모두 같이 했다. 정 CTO는 국내 유일의 인공위성 수출 기업인 쎄트랙아이에서 일하기도 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 니어스랩 제공최 대표는 "어릴 적에 인공위성을 보고 화성 탐사선을 보면서 꿈을 키웠던 것처럼 우리가 하는 일도 다음 세대에 뭔가 영감을 주는 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우리 둘 모두 뭔가 도전을 하고 싶었는데 같이 하면 멀리 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했다.
최 대표는 "풍력 점검 시장이 연간 2조~3조원 규모이고, 드론으로 할 수 있는 분야가 10% 정도라고 보고 있다"며 "풍력 발전기 점검 사업으로 시작했지만 앞으로 지구 가까이 '니어 어스'에서 다양한 데이터를 드론으로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회사명을 니어스랩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설명했다. 니어스랩은 지난해 대전에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다양한 기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대전 연구소는 창고형 건물로 안에서 실내 비행 테스트 등도 이뤄지고, 풍력 발전기 블레이드 모형 등을 갖다 놓고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KAIST와 협업도 하고 있다.
"지구 안에서 인공위성 역할 할 것"
니어스랩은 직접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기도 하고, 고객사를 교육하는 방식으로 솔루션을 제공하기도 한다. "저희가 파일럿이라고 불러요. 현장으로 가서 직접 날리는 경우도 있고요. 'DJI 매빅' 같은 그런 제품들은 고객사에 찾아가 교육을 하고 오기도 하고요. 찍은 사진들은 다 저희 서버로 올라옵니다. 현재 75% 정도는 직접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나중에는 다들 주머니에서 그냥 드론 꺼내서 필요할 때 바로바로 날리는 방식이 될 겁니다."
최 대표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단순히 풍력 발전뿐만 아니라 다른 것도 개인들이 아니면 뭐 일반 회사들이 드론 하나씩 갖고 있고 솔루션 쓰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어스랩은 올 상반기 IMM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며 시리즈C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누적 투자액은 300억원 이상이다. 국내 드론 업계 최대 투자 금액이다.
최 대표는 니어스랩은 '21세기의 인공위성' 같은 회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인공위성이 우주 밖에서 했다고 하면 드론은 니어 어스에서 지구 가까이에서 훨씬 더 많은 공간들에서 일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 한가지 더
건물 옥상에 드론장 설치한 회사
니어스랩 본사 주소는 '서울 강남구 논현로 417'입니다. 역삼역 인근의 강남 한복판에 자리 잡고 있다는 얘기죠. 그런데 이 건물 옥상에는 니어스랩이 드론 솔루션 개발을 위해 설치한 '드론장'이 있습니다. 직원들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인공지능(AI) 자율비행 알고리즘을 시현하기 위해 드론에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뒤 이곳에서 시험 운행한다고 합니다.
니어스랩 본사 옥상에 설치된 드론장 모습.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제가 회사를 방문했을 때도 이미 파일럿들이 여러 드론을 날리면서 실험을 하고 있었습니다.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는 "건물주께서 협의를 잘 해주셔서 드론장을 설치할 수 있었다"며 "구청에 허가를 받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치긴 했지만 덕분에 드론 솔루션 개발 속도가 매우 빨라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1] 아래는 산업용 드론을 날리는 장면을 찍은 것입니다.
[영상2] 아래는 일반 드론을 아이패드와 연결해 니어스랩 솔루션을 통해 비행하고 있는 영상입니다.
최 대표는 "사내에 드론 비행장을 갖춘 뒤로 멀리 현장에 나가 실험하는 일이 크게 줄어들었다"며 "솔루션을 확인하기 위해 적게는 수일씩, 많게는 일주일 이상 걸렸던 것들을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기술의 표준은 한 시대를 지배합니다. 그리고 막대한 부(富)를 창출하죠. 그 지위에 오르기까지는 치열한 경쟁이 수반됩니다. 19세기에는 전기의 표준을 잡기 위한 니콜라 테슬라와 토마스 에디슨의 경쟁이 있었고, 2000년대에는 웹브라우저 분야에서 인터넷익스플로어와 넷스케이프가 맞붙기도 했습니다. 키보드, 철도궤 역시 이 같은 경쟁의 산물입니다. 지금도 치열하게 표준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배터리입니다.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현재 표준전쟁의 ‘최대의 격전지’입니다. 김태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팀장이 한경 긱스(Geeks) 기고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의 경쟁 구도를 통해 미래 승자는 누가 될지를 살펴봤습니다.한 시대를 풍미했던 기술들은 모두 라이벌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추억의 물건이 된 비디오테이프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비디오 대여점’이 치킨집 숫자만큼이나 많았던 1990년대 만해도 비디오테이프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웠습니다. 비디오테이프는 1976년 일본의 JVC 사가 만든 VHS라는 제품입니다. 앞서 1975년 소니가 출시한 베타맥스라는 제품이 VHS보다 1년 먼저 나왔죠. 1970년대 두 제품은 치열한 경쟁을 벌이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VHS가 시장을 장악하게 되면서 베타맥스는 자취를 감춥니다. VHS는 영상기록 매체의 ‘표준’이 됐고, 우리는 지금 이 제품을 비디오테이프로 기억하고 있습니다.지금도 치열하게 표준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분야가 있습니다. 배터리입니다. 시장이 워낙 크다 보니 현재 표준전쟁의 ‘최대의 격전지’입니다. 배터리 소재와 형태에 따른 경쟁도 치열한데, 최근에는 전고체배터리의 등장으로 더욱 표준경쟁이 뜨거워졌습니다. 전고체배터리는 현재의 배터리가 가진 한계를 상당수 극복할 수 있는 신기술입니다. 실제 많은 기업이 차세대배터리로 판단하고,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전고체배터리가 뭐지?전고체배터리의 ‘전(全)’은 한자어로 온전하다는 뜻입니다. 영어로는 All-Solid-State Battery라 부릅니다. 100% 고체로 이뤄진 전지죠.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충·방전이 가능한 이차전지는 리튬이온전지입니다. 현재의 리튬이온전지는 양극과 음극, 분리막 그리고 액체 전해질로 구성됩니다. 전해질을 타고 리튬이온이 이동하면서 전기를 만들어내는 원리죠.문제는 ‘안전성’입니다. 최근 화제가 됐던 전기차 화재 동영상을 보면 정말 순식간에 자동차가 화염에 휩싸입니다. 액체 전해질은 가연성 재료라 열폭주가 일어나면 불을 빠르게 확산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작은 사고에도 큰 화재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성이 존재하는 것이죠.전고체배터리라고 해서 리튬이온과 구성성분이 다른 것은 아닙니다.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질이 고체로 구성되면 전고체배터리가 됩니다. 어떤 성분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전해질이 고체면 전고체배터리입니다. 전해질이 고체가 되면 액체 전해질이 가진 문제점이 상당 부분 해결됩니다. 우선 고체전해질 자체가 불연성 재료가 사용됩니다. 또 분리막이 필요가 없어지게 되고, 내부 물질이 밖으로 흘러나올 일도 없으니 무엇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전해질 표준경쟁, 전고체 vs 액체전고체배터리가 시장의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지금의 표준인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를 이겨야 합니다. 많은 배터리 셀 기업들이 액체 전해질 기반으로 양산을 진행해왔기 때문에 이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됩니다. 그런데도 전고체배터리가 가진 이점이 점점 커지고 기술의 효율성이 좋아진다면 소비자들의 선택은 전고체가 될 수도 있습니다.현재 경쟁 구도에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맞붙고 있습니다. 비디오테이프 경쟁에서 VHS가 표준이 될 수 있었던 것은 ‘기록시간’이었습니다. 경쟁기술인 베타맥스는 크기도 작고 화질도 좋았지만, 1시간 내외의 녹화만 가능했습니다. 반면 VHS는 화질은 떨어지지만 2시간 녹화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이 VHS를 표준으로 만든 주요 포인트였습니다.배터리는 충전량, 충전 속도, 안정성 등이 중요한 평가 요소입니다. 전고체배터리는 이론상으로 이 3가지 요인에서 액체 전해질 배터리를 압도합니다. 전해질이 고체가 되면 밀도가 높아지면서 배터리 크기가 작아지고 같은 크기면 충전량이 증가합니다. 최근 KAIST와 미국 조지아 공대의 공동연구 결과를 보면 전고체배터리 1회 충전으로 전기차 주행거리가 800km까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충전 속도도 대폭 개선됩니다. 1회 충전 시 속도가 10분 이내로 들어올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온도에 민감하지 않은 점도 장점입니다. 겨울철이면 전기차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는데, 전고체배터리는 이런 부분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하지만 아직 풀어야 할 과제도 많습니다. 전해질이 고체가 되면 이온의 이동속도가 낮아지면서 전지의 출력이 떨어집니다. 물속에서는 자유롭게 이동 가능 하지만, 사물들이 앞을 막고 있으면 이것을 치우고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동속도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배터리의 수명 자체가 줄어드는 점도 전고체배터리의 단점으로 꼽힙니다.기존의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도 점차 성능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기존의 양산체계를 변경하지 않고 양극 소재나 음극 소재를 보다 효율성이 좋은 재료들로 바꾸면 충전량, 충전 속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술이 리튬 메탈 음극재입니다. 기존의 흑연 기반의 음극재를 리튬 메탈로 바꾸면 성능과 안전성이 훨씬 개선된다고 합니다. 리튬 메탈 배터리를 전고체배터리 형태로 개발하는 곳도 많습니다. 오히려 리튬 메탈의 특성상 전고체배터리에 더 적합하다는 의견도 많습니다.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가 업그레이드될지 전고체배터리가 차세대전지 표준이 될지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재료의 표준경쟁, 황화물 vs 산화물전고체배터리의 표준경쟁은 고체전해질 재료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고체전해질 재료는 크게 황화물계, 산화물계, 폴리머계가 있습니다. 아직 어떤 물질이 전고체배터리의 표준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대기업과 스타트업, 연구실에서 연구되고 있는 물질의 종류가 상당히 많은 상태입니다.황화물계의 가장 큰 장점은 이온전도도가 높다는 점입니다. 전고체배터리의 가장 큰 단점은 액체 전해질에 비해 이온전도도가 떨어지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고출력이 필요한 분야에 적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고체전해질 재료 중 황화물계는 다른 재료에 비해 이 이온전도도가 높습니다. 리튬이 음극에 붙어 꽃처럼 자라나는 덴드라이트 현상도 황화물계가 타 재료에 비해 적게 발생하는 편입니다. 또 황화물은 연성이 있어서 전극과 전해질 간 접촉이 비교적 쉽다는 점도 타 재료를 압도하는 이유입니다. 하지만 황 자체가 물과 반응하면 황화수소라는 유독가스가 발생해 제조과정에서 독성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은 황화물계 재료의 치명적 단점으로 꼽힙니다.산화물계는 황화물계가 가진 안전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황화물과 달리 연성이 없어서 전해질과 전극의 접촉이 어렵습니다. 이 계면 저항이 높다는 것은 고출력과 빠른 충전에 방해가 되는 요소입니다. 그래서 산화물계 전고체배터리에는 1,000°C 이상의 고온소결 과정이 들어가야 합니다. 고온으로 전해질과 전극의 접촉을 높여주는 것이죠. 양산 과정 자체가 크게 바뀌게 됩니다. 또 고온소결 과정에서 다른 부재료들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점도 단점으로 꼽힙니다.폴리머계는 산화물계와 황화물계와 섞어서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형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폴리머계와 다른 재료를 적층 구조로 쌓아 전극 부위에서 발생하는 덴드라이트나 계면 저항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구조입니다. 공정 부분에서도 기존의 배터리 공정을 대부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힙니다. 반면 황화물이나 산화물에 비해 이온전도도가 낮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됩니다. 기업들은 전고체배터리 주도권 경쟁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고체배터리 연구를 진행 중인 글로벌 기업은 총 54개 사입니다. 각 기업은 고체전해질 재료 표준을 정하고 여기에 맞는 배터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현재 기술적으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분야는 황화물계입니다. 특히 일본이 이 황화물계 분야에 상당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배터리 경쟁에서는 한국에 밀렸지만, 전고체배터리로는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 일본의 전략입니다.실제 도요타는 2000년대 초반부터 황화물계 기반 전고체 전지 연구를 시작했고 2,000여건의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글로벌 전고체배터리 연구의 선두 주자입니다. 미국에서는 솔리드파워가 황화물 기반의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이 황화물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삼성SDI는 2027년을 양산 목표로 잡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황화물계와 폴리머계를 모두 개발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는 2026년까지는 폴리머계, 2030년까지는 황화물계로 상용화에 나선다는 방침입니다.산화물계 대표주자는 미국의 퀀텀스케이프입니다. 글로벌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과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투자한 곳으로 유명세를 탔고 현재는 나스닥에 상장된 회사입니다. 대만의 프롤로지움, 일본의 무라타-소니도 산화물계 기반 전고체배터리를 개발 중입니다.현대차와 SK, 포스코는 글로벌 전고체 기업 투자를 통해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현대차는 미국 전고체배터리 업체인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과 솔리드파워에 투자했습니다. 솔리드에너지시스템은 SK로부터도 투자유치를 받았죠. 포스코는 대만의 프롤로지움에 투자한 상태입니다.국내에는 스타트업 중에서도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는 곳이 많습니다. 솔리비스는 황화물계 기반의 전고체 전해질을 개발하고 있고, 지난해 벤처캐피털로부터 시리즈A 투자유치를 받았습니다. 티디엘은 산화물계 기반의 전고체배터리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양산체제까지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고체배터리, 단일표준으로 살아남을까전고체배터리의 세계적인 석학인 간노 료지 일본 도쿄공업대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작은 칩형의 웨어러블기기에는 산화물계, 전기차 등에는 황화물계가 사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VHS가 베타맥스를 100% 대체했던 것과 달리 산화물과 황화물은 각기 알맞은 분야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입니다. 액체 전해질 기반의 배터리도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신기술들이 지속적으로 개발 중이니 전고체배터리가 100% 액체 전해질 기반 배터리를 대체하는 것도 아직은 이른 판단 같습니다.이런 것들을 종합해서 볼 때 배터리 표준전쟁은 교류(AC)와 직류(DC)의 경쟁과 유사한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 같습니다. 교류와 직류는 오랜 기간 공존하면서 교류로 점자 대체되어 갔습니다. 여기에는 교류를 직류로 바꿔주는 컨버터 기술들이 유효하게 작용했습니다. 사용자가 달라도 두 기술은 경쟁 속 공존을 지속합니다. 애플과 구글의 모바일 운영체제가 지금 그렇게 공존하고 있는 상태죠.글로벌 전고체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7년 4억8250만달러(한화 약 6900억원)로 추정됩니다.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2025년 191조원 정도로 예상되니 전체 사이즈로 보면 크지는 않습니다. 그만큼 현재 기술 수준이 초입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전고체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큰 이유는 이 배터리 표준이 지금의 배터리 시장을 크게 바꿀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앞으로도 지속될 배터리 표준 전쟁에 대응하는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보면 보다 빠르게 미래를 그릴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김태호 |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 투자본부 팀장신기술사업금융전문회사인 유비쿼스인베스트먼트에서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일어나는 혁신을 관찰하고, 이를 주도하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성장 마중물을 공급합니다. 그래서 매일 스타트업을 만나 혁신적인 트렌드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일이 즐겁습니다. 한국경제신문에서는 벤처캐피털의 투자와 스타트업의 성장 스토리에 대한 기사를 썼습니다. 여러 경험에서 쌓은 넓고 얕은 지식이지만 스타트업 성장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기위해 매일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신문의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Geeks)가 25일 스타트업 뉴스를 브리핑합니다.이루다2.0 정식 출시 AI 챗봇 이루다2.0이 오는 27일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개발사 스캐터랩에 따르면 이루다2.0은 ‘관계 지향형 AI 챗봇’으로 3가지의 AI 기술 업데이트가 진행됐다. ‘루다 젠1(Luda Gen 1)’으로 문맥을 파악해 실시간으로 생성한 문장을 사용하고, 릴레이션십 포인트 파인튜닝’으로 친밀한 관계를 만드는 대화법을 학습했다. 대화 중 사진을 인식해 답변할 수 있는 ‘포토챗(Photo Chat)’ 베타 기술도 적용됐다. 기존 모델에 비해 이용자와의 일주일 대화량은 약 40%, 첫 날 300번 이상 대화한 사용자 비율도 67%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메타버스서 아바타 가수 경연대회 소셜AI 메타버스 플랫폼 오픈타운이 아바타 가수 경연 본선 무대를 개최했다. 오픈타운은 AI 스타트업 마인드로직의 플랫폼으로, AI가 이용자 데이터를 학습해 가상세계에 제2의 자기 자신을 만들어내는 구조다. 아바타 가수는 3D 아바타로 구현돼 개인의 얼굴이나 신상 노출 없이 노래로 경영한다.네이버, 가족의 목소리로 AI 보이스 만들어준다 네이버는 부모의 목소리를 간직하고 싶은 자녀, 아이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싶은 부모 등을 위해 음성합성 기술로 가족의 AI 보이스를 제작해주는 '엄마의 목소리를 부탁해' 캠페인을 진행한다. 네이버는 사연을 기반으로 신청자 중 100명을 선정해 2차 녹음을 진행하고, 내년 2월 경 별도의 콘텐츠 페이지를 통해 100종의 AI 보이스를 공개, 클로바더빙을 통해 제공할 예정이다.무신사, 물품 배송시 ‘친환경 테이프·택배박스’ 도입 무신사가 친환경 ‘FSC’ 인증을 받은 택배박스와 테이프를 전면 도입한다. FSC 인증은 사용하는 택배박스가 FSC 산림관리 인증을 받은 곳에서 벌목됐고, 인증된 인쇄소에서 친환경 소재의 종이로 생산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루포인트-GS에너지, '더 지에스 챌린지' 3기 모집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블루포인트파트너스와 GS에너지가 내달 18일까지 차세대 에너지 스타트업과 함께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 '더 지에스 퓨처에너지' 3기를 모집한다. 그린에너지 생산과 활용, 탄소 포집 활용 및 수소 경제, 신모빌리티와 배터리 연관사업 등 3개 분야로 나눠 모집할 예정이다. 선발된 스타트업은 5개월간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제공받게 된다. 창진원-더브이씨, 넥스트콘 6회 개최 창업진흥원이 스타트업과 대기업, 중견기업이 한 데 모이는 데모데이 '스타트업 넥스트콘' 6회를 이달 20일 개최한다. 자율주행 플랫폼 모라이, 액체생검 플랫폼 아이엠비디엑스, 전기차 충전 플랫폼 와이파워원, 스마트팩토리 회사 위즈코어 등 4개사가 참여했다. 투자자로는 LB인베스트먼트, 신한자산운용, 산업은행, GS, 만도, 대림 등이 포함됐다. 잡플래닛, ‘기업 비교 분석 서비스’ 출시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이 관심 있는 기업을 3개까지 골라서 한 눈에 비교 분석할 수 있는 ‘기업 비교 분석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업의 총점 뿐 아니라 ▲복지 및 급여 ▲워라밸 ▲사내문화 ▲승진기회 ▲경영진 평점까지 항목별로 비교해 살펴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4년간의 트렌드 변화까지 비교할 수 있도록 그래프로 나타내, 지원하는 회사의 평점이 상향세인지 하락세인지 확인할 수 있다.타입캐스트, 싱가포르 비라이브와 파트너십 체결 AI 기업 네오사피엔스가 싱가포르 라이브 스트리밍 솔루션 제공 업체 비라이브와 글로벌 라이브커머스 시장 진출에 협력하기로 발표했다. 네오사피엔스는 AI 가상 연기자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서비스 타입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다. 크립토퀀트, 미국 시카고 거래소그룹과 계약 체결 암호화폐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크립토퀀트가 세계 최대 파생상품 및 옵션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 거래소 그룹과 온체인 데이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크립토퀀트는 암호화폐 지갑 식별 기술을 바탕으로 코인 거래 내역, 지갑 주소, 보유 코인 수량 등 블록체인 온체인 데이터를 투자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인덱스로 가공해 투자자에게 제공한다. 중소기업팩토링 법제화 기술보증기금(기보)은 기술보증기금법(기보법) 일부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상환청구권 없는 중소기업팩토링’의 법적근거를 마련하고, '복합 금융위기 극복지원을 위한 팩토링 잠정조치'를 시행해 매출채권 매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팩토링은 기술성‧사업성이 우수한 중소기업이 매출채권을 연쇄부도 걱정 없이 조기 현금화할 수 있는 제도다. ‘엘리스 트랙’ 연 260% 이상 증가 디지털 교육 실습 플랫폼 엘리스의 개발자 양성 프로그램 ‘엘리스 트랙’ 훈련생이 연평균 26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엘리스 트랙은 이론부터 프로젝트까지 체계적인 커리큘럼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성을 갖춘 현업 개발자들이 강의와 프로젝트 코칭에 참여해 코드를 리뷰한다. 30여만 명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생활코딩’을 운영하는 이고잉 개발자도 특강 및 강의를 진행한다.원티드랩, 매출 134억 ⋯ 전년比 49%↑ HR테크 기업 원티드랩은 25일 공시를 통해 3분기 매출 134억원, 영업이익 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분기 매출액은 3분기 연속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다. 원티드랩의 채용 부문 매출은 1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9% 늘었다. AI 추천 기능 고도화 및 꾸준한 구직활동 트렌드에 힘입어 지원수는 65% 증가한 41만9000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합격수 4100건, 신규 공고수 2만1000건으로 각각 33%, 28% 늘었다.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마인드로직은 자사 소셜 AI 메타버스 서비스 ‘오픈타운’을 통해 ‘아바타 가수’ 이벤트 본선 2라운드를 실시한다고 25일 밝혔다.마인드로직은 아바타 가수 운영팀의 내부 심사와 유튜브, SNS 기반 대중 평가를 통해 총 10명의 참가자를 본선에 진출시켰다. 이들의 경합은 다음 달 1일부터 오픈타운 앱 내 ‘아바타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통해 실시간 라이브 무대로 중계될 예정이다. 인스타그램과 틱톡 채널을 통한 시청자 평가도 함께 진행된다.아바타 가수는 오픈타운의 3차원(3D) 아바타 및 콘텐츠 기능을 활용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다. 개인의 얼굴이나 신상정보 노출 없이 가상 공간에서 숏폼 콘텐츠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예선 참가 신청에 1700명이 몰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오픈타운은 지난 2월 선보인 서비스다. 이용자는 자신의 데이터와 AI 모델을 바탕으로 가상공간에 제2의 자신을 만들 수 있다. AI는 학습을 많이 시킬수록 이용자와 닮아간다. 운영사 마인드로직은 2019년 설립됐으며, AI 대화형 앱 ‘가상남녀’ 등을 내놓은 바 있다.김진욱 마인드로직 공동대표는 “아바타 가수 대회는 단순히 가창력을 드러내는 이벤트가 아닌, 자유롭게 버추얼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싶은 이용자를 위한 축제”라며 “오픈타운 내 누구나 3D 아바타를 활용해 자신의 페르소나를 표현할 수 있도록 신규 기능을 선보이겠다”고 말했다.이시은 기자 s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