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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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한국과 유럽 등지에서 앱스토어 앱 가격과 인앱 결제 요금을 올리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에도 가격 인상 바람이 불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가격 인상분이 그대로 콘텐츠 가격에 반영될 경우, 국내 이용자들이 연간 최대 3500억 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온다.

애플은 미국 태평양 표준시 기준 5일부터 앱스토어 앱 가격과 인앱 결제 요금을 25%가량 올렸다.

이 여파로 앱스토어에서 구매하는 국내 콘텐츠 가격도 오르게 된 가운데, 카카오톡 이모티콘의 애플 인앱 결제는 단품 가격이 현행 2500원에서 6일부터 3000원으로 인상된다. 다만 앱스토어가 아닌 웹에서 구매할 경우엔 기존과 같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음원 제공업체들도 이용료 손질에 나섰다. 멜론은 30일 스트리밍 이용권 가격을 현행보다 1000원(9%) 올리기로 했다. 애플 가격 인상이 구독형에는 적용되지 않아 구독형이 대부분인 다른 상품들은 가격 변동이 없지만, 기간 한정 이용 상품은 인상이 결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네이버웹툰은 가격을 올리지 않는단 입장이다. 카카오웹툰은 가격 변동이 없다고 했으나, 결제 단위는 키울 것으로 보인다. 가령 1원을 내고 1 '캐시'를 사서 웹툰을 결제하던 것을 10원을 내고 10캐시를 받는 식으로 결제 하한선을 올린다는 방침이다. 단가는 같아도 소비자가 구매할 때마다 지출하는 단위는 커지게 된다.

게임사들은 이용자 이탈 등을 고려해 대체로 기존 가격은 유지하면서도 일부 상품에 대해선 가격 조정에 들어갔다. 반면 게임 아이템의 구매 패키지 단가를 올리겠다고 공지한 중소 게임사가 적지 않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전반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분위기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애플의 가격 정책을 국내 콘텐츠 업계가 단계적으로 반영할 경우 이용자들이 추가로 부담할 금액이 한 해 수천억 원에 달한다는 추산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원회 양정숙 의원은 "인상된 애플 가격표를 그대로 현재 유료 이용자에게 단계별로 적용할 경우 음악 콘텐츠 이용료 1848억 원 등 연간 3500억 원 추가 부담이 생긴다"면서 "나아가 안드로이드 앱 가격까지 끌어올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