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광·적외선 이미지 통해 표면 특성, 분출물 양·속도 등 파악
허블·웹 망원경, 소행성 충돌 실험 첫 동시 관측 이미지 공개
미국의 '쌍(雙) 소행성 궤도수정 실험'(DART) 우주선이 인류의 첫 소행성 방어 실험을 위해 목표 소행성 '다이모르포스'(Dimorphos)에 정면충돌할 때 허블 우주망원경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JWST)이 각각 포착한 이미지가 30일 공개됐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가시광과 적외선으로 허블과 웹 망원경이 각각 포착한 이미지 자료는 서로 결합해 다이모르포스 표면의 특성과 충돌에 따른 분출물 양, 분출 속도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차세대 망원경으로 주목받고 있는 웹 망원경이 지난 7월부터 본격적인 과학 관측을 시작한 터라 허블 망원경과 같은 천체를 동시에 관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DART 우주선은 지난 27일 지구에서 약 1천100만㎞ 떨어진 곳에서 '운동충격체'가 돼 지름 160m의 다이모르포스에 초속 6.1㎞로 충돌했으며, 충돌 충격으로 다이모르포스가 모체인 '디디모스'(Didymos)를 도는 공전 주기가 바뀌는지를 확인하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웹 망원경은 근적외선카메라(NIRCam)로 충돌이 일어나기 전과 충돌 이후 등 총 5시간에 걸쳐 다이모르포스를 관측하며 10장의 이미지를 촬영했다.

이 이미지에는 작은 천체에서 분출물이 사방으로 뻗어나가는 것이 붉은색으로 포착돼 있다.



관측팀은 다이모르포스가 움직이는 속도가 웹 망원경에 설정된 관측 한계 속도보다 3배나 빨라 소행성을 추적 관측할 방법을 새로 마련하고 시험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웹 망원경은 앞으로 중적외선장비(MIRI)와 근적외선분광기(NIRSpec)까지 동원해 추가 관측을 이어갈 계획이다.

허블 망원경도 충돌 이전과 충돌 이후 '광역카메라(WFC)3'로 포착한 가시광 이미지 45장을 내놓았다.

허블 이미지에는 다이모르포스에서 충돌이후 분출물이 날아오르면서 광선이 뻗어나가는 장면이 잡혔다.

광선 중 일부는 약간 굽은 것이 포착됐는데,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났는지는 추가 분석이 필요한 것으로 밝혔다.

과학자들은 허블 이미지에서 디디모스 쌍소행성의 광도가 우주선 충돌로 3배로 증가했으며 충돌 8시간 뒤에도 유지된 것으로 분석했다.

허블 망원경은 앞으로 3주에 걸쳐 10차례 더 디디모스 쌍소행성을 관측할 예정인데, 다른 천체에 비해 상대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관측을 통해 분출물 확산부터 소멸에 이르는 과정을 좀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2년 뒤 DART 우주선 충돌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발사될 '헤라(Hera) 미션' 책임자인 유럽우주국(ESA)의 이언 카넬리는 AFP통신과의 회견을 통해 다이모르포스에서 당초 예견됐던 지름 10m보다 훨씬 더 큰 충돌구가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당초 계획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회피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이는 우주선 충돌 방법을 더 큰 소행성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어서 (소행성 방어전략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허블·웹 망원경, 소행성 충돌 실험 첫 동시 관측 이미지 공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