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코로나19 진단키트의 긴급사용승인(EUA) 대상을 특정 유형으로 제한하도록 정책을 변경했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EUA는 감염병 대유행 등 공중보건 비상상황에서 정식 승인되지 않은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변경된 정책에 의해 앞으로 일반적인 코로나19 진단제품은 기존의 시판 전 검토(premarket review)’를 통해 승인받을 수 있다. 기존 허가 제품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제품이라면 ‘510(k)’ 절차를, 새로운 유형이라면 ‘De Novo’ 절차를 통해 승인받는다.

특정 조건에 해당하는 제품들은 앞으로도 EUA를 받을 수 있다. 새로운 변이 또는 하위 변이에 대한 진단 등 미충족 수요가 있는 제품, 신기술을 활용해 기존보다 공중 보건에 큰 이익을 줄 가능성이 있는 제품, 미국 보건부 산하 생물의약품첨단연구개발국(BARDA) 혹은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RADx’와 같이 미국 정부와 관련된 지원을 받는 경우 등이다.

FDA는 현재의 공중보건 비상사태 단계에서 이와 같은 우선순위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향후 상황이 변화한다면 순위가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발표 전에 EUA 승인을 요청한 진단 제품은 EUA 검토 대상으로 남는다.

FDA는 코로나19가 미국에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초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자격을 부여했다. 지금까지 430개 이상의 제품에 대해 긴급사용승인을 발행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씨젠 오상헬스케어 에스디바이오센서 휴마시스 랩지노믹스 등이 FDA로부터 EUA를 받았다.

현 상황에서 긴급사용승인된 제품들이 미국 전역에 대한 진단을 감당하기에 충분하다는 것이 FDA의 판단이다.

제프 슈렌 FDA 의료기기및방사선건강센터(CDRH) 소장은 “진단제품에 대한 제조능력 및 소비자 접근에 대한 현재 상태를 고려해 정책을 전환했다”며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진단제품을 개발하고 모든 미국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