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과 달리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있을까요? 있다면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 22일 뉴욕대 킴멜센터에서 개최한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한국과 미국의 창업자들이 관련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일부는 여성 기업인에게 해당한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성별에 상관없이 창업자라면 누구나 와닿는 경험담이었죠. 한경 긱스(Geeks)가 관련 내용을 소개합니다.
한·미 여성경제인이 말하는 '여성 리더십'…"버텨야 기회가 온다" [긱스]
한·미 여성기업인 “연대하자”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는 한·미 여성기업인들이 모여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자리였다. 한국 여성 창업자가 미국에서 더 원활히 경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이번 행사의 주요 취지다. 자동차부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과 핀테크, 자율주행 기반 데이터 등 신산업 분야 창업기업 등 미국 진출 가능성이 높은 국내 중소벤처기업 20여 개사와 미국 기업 13여 개사가 참여했다. 주한미국대사를 역임했고 현재 코리아소사이어티 이사장과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을 맡은 캐슬린 스티븐스는 강연자로 나섰다. 여성 리더십을 주제로 한 토론이 가장 관심을 끌었다.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기업인으로서의 경험과 여성 리더십’에 관한 강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은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기업인으로서의 경험과 여성 리더십’에 관한 강연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사회자
“오늘은 여성 리더십이 주제입니다. 회사에서 다양한 권한을 가진 여성이 부족합니다. 여성들은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어느 정도 평등해졌지만 차별도 존재합니다. 승진하고 성공을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방법을 찾아야 하죠.여성 기업 대표로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지 말씀 부탁합니다”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컬 대표
“기라성같은 선배들 두고 어떤 이야기 할지 떨립니다. 지금 필요로 하는 여성 리더십은 여성 리더십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사실 저희 세대(황 대표는 29세)는 남성과 여성 간 큰 차별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한 번도 그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못했죠. 왜 여성에게 불공정한지 생각 못했습니다. 사실 상관도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여기에 대해서 의문을 가져야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나이가 어리고 회사도 이제 막 자립했기 때문에 많은 인재를 모아야 합니다. 회사가 미래를 향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죠. 어느정도 (경영에서 선택에 대한) 기준을 가져가야 합니다. 유연하면서도 자기만의 기준이 필요하죠

수휴 드라마 파친코 제작자
“저는 여성 기업인 간 파트너십을 선호합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죠. (어떤 상황이든)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문제가 있는지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여성들은 자신의 상황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명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한국IBM)에서 리더로서 교육받은 적이 있습니다. 미국의 본사에서 강사가 와서 IBM에 근무 여성 모아 놓고 유리천장을 어떻게 뚫는지 강의했죠. 이건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고 글로벌한 이슈라고 생각했습니다. 여성 인재는 중요합니다. (여러 곳에서) 리더십 중심에 여성이 있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LG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포천 500대 기업'에서 여성 임원과 재무 성과 사이에 유의미한 관계가 있다고 나옵니다. 소비재, 정보기술(IT) 등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여성 임원의 중요성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죠. 냉정한 리스크 관리에도 여성 인력이 필요합니다. 남성이 운용한 헤지펀드보다 여성이 운용하는 헤지펀드의 수익성 높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여성 리더는 왜 드물까?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 대기업의 임원으로 근무하다가 민간 인재를 정부에서 근무하게 하는 헤드헌터 프로그램을 통해 저는 정부의 ICT 기관장(정부통합전산센터장)으로 3년 일했습니다. 당시 남성은 33명이나 헤드헌터 프로그램으로 공직에 들어갔지만 여성으로선 제가 처음이었죠. 저는 '여성 1호' 타이틀 익숙합니다. 이는 책임감으로 연결되죠. 제가 잘해야 2, 3호가 나옵니다. 여성에 대한 편견을 깰 수 있죠. 연대도 중요하다는 생각합니다. 신한금융그룹에서 팀장급 이상 여성 직원을 모아보니 14명이었습니다, 여성 커뮤니티 만들었죠. 여성 리더로서 후배를 이끄는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8명의 한·미 여성경제인들은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 리더십에 대해 토론했다.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컬 대표(왼쪽부터), 수휴 드라마 파친코 제작자, 김명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이영 중기부 장관, 젠얼 전미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서희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을 포함한 8명의 한·미 여성경제인들은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 리더십에 대해 토론했다. 황경민 브이픽스메디컬 대표(왼쪽부터), 수휴 드라마 파친코 제작자, 김명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이영 중기부 장관, 젠얼 전미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서희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영 장관, “버텨야 한다”
캐슬린 스티븐스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저도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기억되고 싶진 않아요. 리더 자리에 있는 여성이 기업, 학계 등에서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을 위해서도 (다양한 리더십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하죠. 그리고 삶을 제대로 꾸려나가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희 아메리칸 발레시어터 수석 무용수
“제가 속한 산업은 독특합니다. 여성들이 많죠. 많은 분이 좋은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여성들이 진정으로 차세대 리더라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새로운 규범과 새로운 노멀(뉴 노멀)을 창출해야 한다고 봅니다. 성별 격차 없는 새로운 노멀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이영 중기부 장관
멋있는 답을 해야 하는데 ‘버텨야 한다’, 그게 제 답입니다. 저는 딸이 셋인 집에서 장녀로 자랐습니다. 어떤 차별 대우도 받지 않았죠. 첫 번째 사회적 차별은 족구였습니다. 팀에 여학생이 한 명씩 들어가야 하는데 선배가 ‘찰 필요는 없다. 잘 피하고 무서우면 구석에 있어도 된다’고 하더라고요. 남자들이 잘하긴 하지만 전 그날 열심히 뛰었습니다. ‘생각보다 족구 잘한다’라는 말을 듣긴 했지만 지금도 잊히지 않은 경험입니다. 2000년대 데이터 보안 관련 사업으로 창업했는데 관련 분야에서 여성은 3명이었죠. 10년 동안 벤처캐피털(VC)에서 여성 심사역을 만난 적도 없습니다. (고객사인)공공기관이나 금융권에서도 여성을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어요. 장관이 됐을 때 주위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이냐고 물었습니다. 제가 겪은 것에서 (문제라고 생각한 것들을) 개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동안 사안이 첨예할 때도 물러나지 않고 버텼거든요. 일단 버티셔야 합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버티면 기회가 옵니다”

이효진 8퍼센트 대표
“첫 번째는 여성 선배를 많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했습니다. 재닛 앨런 미국 재무부 장관이 방한했을 때 한 시간 정도 핀테크업계 여성 기업인을 만났죠. 좋은 조언 말씀을 들었고 저도 (나중에) 도움을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리천장을 뚫고 오신 분들이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으니 여성 선배에게 조언을 받길 바랍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있다면 양보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많은 여성이 양보하고 조화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죠. 양보하지 말아야 공정한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결혼을 한다면 자신을 지원할 수 있는 배우자를 만나야 커리어를 쌓을 수 있다고 봅니다.”

젠얼 전미여성기업인협회 회장
“리더십은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앞서 나간다면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올 것입니다. 더 많은 여성 리더들이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 리더십을 자신의 경험담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한·미 여성기업인 콘퍼런스’에서 여성 리더십을 자신의 경험담으로 설명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사회자
“20대의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김명희 신한금융지주 부사장
“도전하라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어렵죠. 안주하고 싶고 편한 길을 걷고 싶을 겁니다. 저는 30년 넘게 직장 생활하면서 계속되는 도전에서 성장했습니다. 그런 것들이 사회와 기업, 저한테도 성장의 중요한 포인트였죠.”

젠얼 전미여성기업인협회 회장
“창업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지지해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큰 힘이 됩니다.”

이영 중기부 장관
“인생이라는 격전지에서 무기 2개가 필요합니다. 첫 번째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지식이라 것이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됩니다. 다만 책 내용대로 세상이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예측에서 어긋난 인생이 시작됐을 때 관통할 힘이 필요하고 슬기롭게 (위기를) 넘긴 선배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앞서 그 길을 가본 선배들과 대화하고 시간을 보내야 하죠. 20대 이영으로 돌아가면 공부만 하지 말고 좋은 분들과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김주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