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e커머스업계에서 상품 사용 후기(리뷰)는 단순히 손님을 끌어모으기 위한 ‘낚시 도구’가 아니다. 이용자가 해당 상품의 리뷰만 읽어봐도 마치 쇼핑을 해본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려는 고도의 마케팅 수단이다.

물건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없는 온라인쇼핑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게 리뷰에 진심인 e커머스 회사들의 속내다. 주요 e커머스 기업은 리뷰를 빅데이터화해 쇼핑몰을 ‘충성고객의 놀이터’처럼 만든다는 구상이다.

리뷰에 공들이는 e커머스

"'내돈내산' 후기에 지갑 열린다"…리뷰에 진심인 e커머스 기업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2018년 111조8939억원에서 2021년 192조8946억원으로 72.4% 증가했다. 이 가운데 소비자들이 실사용 후기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는 패션부문의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36조1156억원에서 49조7192억원으로 불어났다. 식품 온라인 거래액 역시 13조190억원에서 32조7989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리뷰 관리에 공을 들이는 대표적인 업체가 컬리다. 컬리는 상품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컬리스 리뷰’ ‘컬리스픽’이라는 제목의 직원들 사용 후기를 올린다.

컬리는 여기에 올릴 리뷰를 취합하기 위해 매주 금요일 상품기획자(MD)가 모여 상품위원회까지 연다. 일부 제품의 경우 김슬아 대표가 직접 리뷰를 올리기도 한다.

소비자가 동영상 올리기도

상당수 e커머스 업체는 직원의 리뷰 대신 구매자의 리뷰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을 택했다. 11번가는 동영상 리뷰를 모아 볼 수 있는 서비스 ‘꾹꾹’ 탭을 2019년 말 선보였다. ‘문자나 사진보다 동영상이 제품 정보를 더욱 사실적으로 보여줄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기획된 서비스다.

“동영상 촬영과 게시가 번거로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소비자들의 참여는 적극적이다. 11번가에 따르면 지난해 등록된 동영상 리뷰는 총 460만 건으로, 전년(43만 건)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최근에는 하루평균 약 1만5000건의 동영상 리뷰가 올라오고 있다.

리뷰가 많아지다 보니, 리뷰를 분석·분류하는 서비스도 고도화하고 있다. 11번가는 ‘리뷰 공유하기’ ‘내가 올린 동영상 모아보기’ ‘리뷰 검색’ 기능을 통해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내용의 리뷰만 찾아볼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였다.

리뷰 솔루션 제공 스타트업도

리뷰 솔루션·플랫폼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은 인공지능(AI) 챗봇 기반 동영상 후기 서비스 ‘브이리뷰’를 통해 쇼핑몰에서 결제를 완료한 실구매자의 동영상 리뷰를 수집한다. 수집한 리뷰는 온라인 쇼핑몰에 업로드한다.

AI 리뷰 솔루션을 제공하는 빌리뷰는 AI를 활용해 상품 구매자들이 남긴 리뷰를 분석하고 분류한다. 의류와 관련한 방대한 양의 리뷰를 제품 사이즈, 색상, 핏 등 주제별로 자동 분류하는 방식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사몰 ‘에스아이빌리지’가 빌리뷰의 리뷰 분석 서비스를 도입했다.

업계에선 리뷰의 활성화로 오늘의집, 화해 같은 커뮤니티형 플랫폼이 더욱 활성화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온라인 공간에 리뷰가 축적되면 제품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려는 이용자가 모여 커뮤니티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가 리뷰 등 빅데이터를 통해 이용자의 성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면 다른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사업을 다각화할 때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