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LB는 미국 계열사 이뮤노믹 테라퓨틱스가 교모세포종 치료제 'ITI-1000'의 미국 임상 2상에 대해 데이터 잠금(락업)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6년 만에 임상을 종료하고, 데이터 분석을 시작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데이터 잠금은 임상에 대한 일정 조건이 충족돼, 임상 환자와 관련된 모든 숫자와 정보가 동결되는 것이다. 이후 환자 데이터 분석을 통해 유효성 지표 등 주요결과(톱라인)가 집계된다.

ITI-1000은 이뮤노믹의 세포치료 백신 플랫폼 'UNITE'를 적용해 만든 후보물질이다. 교모세포종에서 많이 발현하는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의 'pp65' 단백질을 수지상세포에 활성화시켜 치료하는 면역세포 치료제다. 항체나 합성의약품을 활용한 치료제는 뇌혈관장벽(BBB)을 쉽게 뚫지 못해 암이 생긴 곳까지 도달하는 게 어렵다. 이 치료제는 자가세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암 병변에 쉽게 도달한다고 했다. 미국 듀크대와 플로리다대에서 2상이 진행됐다.

교모세포종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에 불과한 악성 뇌종양이다. 현재 방사선 치료와 2005년 허가받은 세포독성항암제 테모달이 처방되고 있다.

ITI-1000은 1상에서 전체생존기간 중앙값(mOS)이 38.3개월이었다. 대조군인 기존 치료제는 14개월을 기록했다. 이뮤노믹은 2상 결과도 긍정적으로 도출될 경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혁신치료제 지정(BTD)과 함께 신약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HLB는 이뮤노믹의 지분 41.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HLB그룹의 지혁주 글로벌투자전략팀 부사장은 "리보세라닙의 선낭암 및 간암에 대한 신약승인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뮤노믹의 교모세포종 2상도 종료됨으로써 HLB그룹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내는 단계에 진입했다"며 "빠른 시일 내에 톱라인을 발표하고, 이후 추가 분석을 통해 전체 데이터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헐 이뮤노믹 대표는 "교모세포종은 미국에서 암 사망률이 4번째인 악성 종양임에도, 17년 간 성공한 신약이 하나도 없었다"며 "임상 결과에 매우 큰 기대를 하고 있고, 많은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고 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