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나일람의 'C5' 보체 경로를 억제하는 신규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 희귀 신장질환 환자 대상 임상 2상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냈다.

앨나일람은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 켐디시란(Cemdisiran)이 희귀병인 면역글로불린 신경병증(IgAN) 2상에서 1차 평가변수를 만족했다고 29일(미국 시간) 밝혔다. 앨나일람은 IgAN 치료제 개발을 위해 리네네론과 협력하고 있다.

면역글로불린 신경병증은 보체 경로를 통해 비정상으로 변형된 면역글로불린(항체)이 원인이 돼 생기는 염증성 질환이다. 10만명 중 2.5명 수준에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단백질을 여과하는 사구체에 문제가 생겨 신장이 단백질을 여과하지 못하고 배출하게 되며, 신부전으로도 이어진다.

2상(NCT03841448)에서의 1차 평가변수는 당백뇨 정도를 보기 위한 소변에서의 단백질과 크레아티닌 비율(UPCR) 변화였다. 근육 대사를 통해 일정 배출되는 크레아티닌을 기준으로 정상인에선 검출되지 않는 단백질의 양을 비교 분석하는 검사법을 사용했다. 소변에 단백질이 포함되는 정도를 보는 표준 검사법이다. 앨나일람에 따르면 위약군에게선 UPCR 비율이 32%였던 반면, 켐디시란을 투약받은 환자군에선 13%였다. 투약군에서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단백질의 비율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앨나일람은 안전성 및 내약성 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회사 관계자는 “치료 및 연구 중단으로 이어지는 심각한 부작용(AE)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투약군 중 1명이 심폐기관 문제로 사망했으나 연구조사자는 켐디시란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평가했다.

켐디시란은 C5 보체 억제제 기능의 짧은간섭RNA(siRNA) 유전자치료제 후보물질이다. C5 단백질을 생성하는 RNA를 차단해 C5 단백질의 생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원리다. 앨나일람은 면역글로불린 신경병증 이 외에도 야간혈색소뇨증(PNH) 및 전신성 중증근무력증(gMG) 환자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켐디시란의 경쟁 물질은 앞서 승인받은 항체 기반 C5 보체 억제제가 될 전망이다. 단일클론항체 치료제 솔리리스(성분명 이클리주맙), 울토미리스(라불리주맙)가 야간혈색소뇨증 및 전신성 중증근무력증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업계 전문가는 이번 임상 결과가 siRNA의 표적 장기를 넓히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앨나일람은 이전까지 독자적인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인 ‘갈낙(GalNAc)’을 통해 간에 효과적으로 siRNA 약물을 전달해왔다. 온파트로 등 siRNA 기반 의약품이 대표적이다.

앨나일람은 이번 임상에 개선된 플랫폼 기술인 ‘ESC(Enhanced Stabilization Chemistry)-갈낙’을 적용했다.

업계 전문가는 “아직 솔리리스 등 항체 의약품 대비 siRNA 기반 켐디시란이 얼마만큼 이점이 있을지 평가하기엔 이른 단계”라면서도 “켐디시란이 신장에 작용해 약효를 내고 부작용도 적은 수준인 것을 증명한 만큼, 앞으로 siRNA 치료제의 적용 범위가 넓어질 수 있음을 시사해 RNA 치료제 업계 전반에 대한 호재”라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