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보핵산간섭(RNAi) 기반 항암신약 개발 기업인 서나오믹스가 RNAi 항암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RNAi 치료제는 대개 질환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을 갖는다. 과거 유전성 희귀질환에 주로 사용되던 RNAi 치료제는 ‘인클리시란’을 통해 만성질환으로 영역을 넓혔다. 최근 암까지 도전 중이다.

서나오믹스는 18일(현지시간) ‘STP705’의 안면 편평세포피부암(isSCC) 미국 임상 1·2상의 첫 번째 환자 투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STP705는 RNAi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주력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이다.

이번 시험은 오픈 라벨(공개 시험), 용량 증량 연구로 진행된다. STP705를 다양한 용량으로 투여해 안전성과 내약성, 효능을 평가하고 권장 용량을 결정할 예정이다.

1차 평가지표는 STP705 치료 종료 후 일정 기준의 안면 isSCC 병변의 조직학적 제거율(histological clearance)을 보인 환자 수다. 총 30명의 환자를 10명씩 3개 집단(코호트)으로 나눠 6주간 주 1회에 각각 30㎍(마이크로그램) 60㎍ 90㎍을 투여한다.

isSCC는 피부암의 대표적인 유형 중 하나다. 서나오믹스는 isSCC의 미국 환자 수가 2020년 130만명에서 2030년 34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2020년 1만1000건이 발생했고 2030년에는 2만6000건을 기록할 것이란 추산이다. 현재 isSCC의 유일한 치료법은 외과적 수술이다.

STP705는 종양 및 섬유질환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TGF-β1’과 ‘COX2’를 각각 표적(타깃)해 이들의 발현을 억제하는 RNA 치료제다. 회사는 STP705를 엔도솜 기술 기반 독자 전달 플랫폼인 ‘PNP’를 활용해 표적에 전달한다. 엔도솜은 세포 내에서 물질을 이동시키는 역할을 한다. PNP는 또 둘 이상의 RNA를 동시에 운반할 수 있어 여러 표적에 동시에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임무를 마친 PNP은 세포 내에서 생분해돼 독성도 낮다.

서나오믹스는 현재 STP705로 7개의 임상을 진행 중이다. 안면 isSCC 1·2상을 포함해 피부암 중 하나인 기저세포암(BCC) 2b상, 켈로이드 흉터 1·2상, 비대 흉터(HTS) 1·2상, isSCC 1·2상, 간암 1상, 의료 미용 치료 1상이다.

서나오믹스는 STP705를 암 치료제로도 여러 임상 단계에 올려놨다. STP705를 활용한 서나오믹스의 항암제 개발 노력은 오래 전부터 진행됐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담관암을 적응증으로 처음 항암제 임상 1상을 승인받으면서 본격화됐다. 이후에도 다른 암종에 대해 FDA와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임상을 승인받았다.

국내에서는 바이오니아가 지난해 12월 미국 코아레 바이오테크놀로지와 RNAi 기반 췌장암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코아레가 발굴한 후보물질에 바이오니아의 플랫폼 기술인 ‘SAMiRNA’를 접목해 RNAi 치료제 개발에 도전한다. 비상장사인 큐리진은 무독성 바이러스를 이용해 두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타깃하는 기술로 방광암 췌장암 두경부암 RNAi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