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자가면역질환藥 비소세포폐암 적응증 확대 3상 실패
노바티스가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일라리스’(성분명 카나키누맙)의 적응증을 비소세포폐암으로 확대하기 위해 진행한 임상 3상에서 실패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일라리스는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Canopy-A)에서 1차 평가변수를 만족하지 못했다. 1차 평가변수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은 약물이 효과가 없거나, 일부 효과를 보더라도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음을 뜻한다.

일라리스는 크리오피린 관련 주기 증후군(CAPS), 종양 괴사 인자 수용체 관련 주기성 증후군(TRAPS) 등의 치료에 쓰이는 ‘인터루킨-1β’ 억제제다. 지난해 매출은 10억5900만달러(1조3869억원)였다. 노바티스는 일라리스의 적응증을 늘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Canopy-A는 5㎝ 이상 종양을 완전히 제거한 이력이 있는 비소세포폐암 II-IIIA 및 IIIB기 환자 1382명을 대상으로 했다. 환자군을 2개로 나눠 한 쪽에는 일라리스를, 다른 쪽에는 위약을 투약했다. 환자는 물론 의료 제공자, 조사자, 결과 평가자까지 어떤 약을 투약했는지 알 수 없게 하는 4중 맹검, 무작위 임상시험으로 신뢰도를 극대화했다.

1차 평가변수는 투약 환자의 무질병 생존기간(DFS)이었다. 그 결과, 위약군과 대조했을 때 투약군의 무질병 생존기간이 유의미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위약과 비교했을 때 일라리스를 투약한 환자들의 질병 없는 생존기간이 의미있게 늘어나지 않은 것이다. 노바티스는 자세한 임상 결과를 의료전문가 회의를 통해 추후 공개할 계획이다.

일라리스의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임상 실패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면역관문억제제 키트루다와 병용 투여하는 임상을 수행했으나, 다른 면역관문억제제와 화학항암제 병용 요법 대비 나아진 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 3월는 일라리스와 화학항암제(도세탁셀)를 병용하는 임상시험(CANOPY-2)을 수행했지만 마찬가지로 기존 치료법 대비 생존기간을 늘리는 데 실패했다. 2020년엔 염증 완화 기전을 활용해 일라리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려는 임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임상시험은 실패했지만 노바티스는 비소세포폐암 관련 신약개발을 계속해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