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기’ 주요 보직이 인문·사회계열 전공 인사들로만 채워져 우려가 일고 있다.

11일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최근 1급 보직 인사가 마무리된 이 부처의 실장급(1급) 자리 5개 중 4개(80%)가 비이공계 출신 인사로 채워졌다. 올해 부처 연구개발(R&D) 예산 약 24조원을 주무르는 과기혁신본부의 수석 보직인 고서곤 과기혁신조정관은 서울대 사회교육과 출신이다. 직전 연구개발정책실장에서 자리를 옮겼다.

강도현 정보통신정책실장은 서울대 외교학과를 나왔다. 정보통신기술(ICT), 인공지능(AI), 디지털 신산업, 소프트웨어 등 첨단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2차관실 산하 수석 보직이다. 정보보안, 통신정책, 방송진흥, 전파업무 담당 홍진배 네트워크정책실장은 고려대 무역학과를 졸업했다.

우주와 원전 담당 국장급 자리도 마찬가지다. 권현준 거대공공연구정책관은 성균관대 행정학과 출신이다. 권 정책관과 함께 우주기술과장으로 일하다 지난 3월 자리를 옮긴 황성훈 국제협력총괄담당관은 한양대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원전과 우주 R&D를 총괄하는 실장-국장-과장이 모두 인문계였던 셈이다. 연구개발정책실은 산하에 국장급 보직인 기초원천연구정책관, 거대공공연구정책관, 과학기술일자리혁신관 등을 둔 1차관 산하 최대 조직이다.

현재 1·2차관도 비이공계다. 오태석 1차관은 서울대 경제학과, 박윤규 2차관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반도체 전문가인 이종호 장관(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을 제외하고 주요 보직이 모두 비이공계 인사들에게 맡겨진 셈이다. 한 과학계 인사는 “이 정도까지 주요 보직에서 이공계가 배제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