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미국 법인 ‘셀트리온USA'를 인수하고 직접판매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 지분 100%를 약 180억원에 인수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가 보유한 의약품 유통 권한(라이선스)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미국 내 의약품 유통을 위한 준비 시간을 수개월 단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셀트리온USA는 2018년 7월 셀트리온의 100% 자회사로 설립됐다. 셀트리온 합성의약품(케미칼) 사업의 미국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담당해왔다. 셀트리온USA는 미국 전역에서 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확보하고 복제약(제네릭) 위주로 공급망을 구축해왔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확보한 라이선스에는 코로나19 진단키트 유통권도 포함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 시장에서의 직판 전환 이후 미국에서도 의약품을 직접판매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USA가 구축해온 판매 라이선스, 유통망, 인력 등을 확보하게 된다. 법인 인수 절차를 마치고, 미국 현지에서 글로벌 제약사 출신의 핵심 인력 채용을 마칠 계획이다. 셀트리온은 연구와 제품개발에 집중하고,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직판 도입 발판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양사는 이번 인수가 각 회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셀트리온그룹의 이익 극대화에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유럽 아시아 등에서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며 쌓은 경험을 활용해 미국 직판 준비를 차질없이 진행할 것"이라며 "제품 출시가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내년을 기점으로 회사의 규모와 역량이 한층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셀트리온헬스케어는 전이성 직결장암 및 비소세포폐암 치료용 항암 항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베그젤마(성분명 베바시주맙)를 내년 상반기 미국에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유플라이마(아달리무맙)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인플릭시맙) 등으로 출시 제품을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매년 1개 이상의 신제품을 출시한다는 목표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
케이메디허브(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양진영)는 생산시설을 갖추지 못한 국내 기업들의 의약품을 제조해주는 제약 스마트팩토리 기본 설계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2024년까지 국비 140억원 등 총 200억원을 투입해 케이메디허브 의약생산센터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제약스마트팩토리를 건립할 예정이다. 스마트팩토리가 완공되면 최대 200L의 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의 원료 및 완제의약품 생산지원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된다. 스마트팩토리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유럽의약품청(EMA) 기준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건설된다. 주사제의 경우 기존 세포독성항암주사제뿐만 아니라, 일반 액상주사제 완제품까지 제조할 수 있다. 융복합의료제품 생산작업실과 의약품 품질관리 시험실을 갖춰 스마트 생산시설 보급을 위한 교육시설로도 활용할 예정이다.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국내 제약업계 1세대 경영자로 53년간 안국약품을 이끌어온 어준선 명예회장이 4일 별세했다. 향년 85세.1937년 충북 보은에서 태어난 고인은 대전고, 중앙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서울약품 파견관리이사로 근무하던 1969년 안국약품을 인수해 제약업계에 발을 들였다.고인이 안국약품에서 처음 출시한 제품은 기침약 ‘투수코친’이다. 1981년 먹는 시력감퇴 개선제 ‘토비콤’을 내놓으며 대표 브랜드로 키웠다. 고인은 국산 신약 개발을 위해 비슷한 매출의 다른 제약사보다 10~20% 정도 많은 비용을 쏟아부으면서 푸로스판, 애니펜, 레보텐션, 시네츄라, 레보살탄, 레토프라 등을 출시했다. 2010년대에 들어선 바이오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바이오의약본부를 꾸렸다. 2020년엔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국약품 2030 뉴비전’을 선포했다.고인은 평소 임직원에게 ‘주전자강성(主專自强成·주인의식을 갖고 전문성을 키우면 자신감이 생겨 성공할 수 있다)’을 강조했다. 영업부 임직원과 직접 소통한 경영자로도 잘 알려졌다.제약업계 발전에도 많은 공을 세웠다. 1979년 대한약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지내면서 향남제약공단을 구축해 중소 제약사의 생산 공장 부족 문제를 해결했다. 제약협회 회장, 이사장 등을 지냈다. 1996년부터 4년간 15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한 고인은 외환위기 당시 국내 기업이 외국에 헐값으로 팔리는 것을 막는 ‘자산재평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2001년 대한민국 훈장 모란장을 받았다.유족으로는 부인 임영균 씨와 아들 어진 안국약품 부회장, 어광 안국건강 대표, 딸 어연진·어명진 씨, 어예진 해담경제연구소장이 있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영결식은 6일 오전 6시.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