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론바이오가 신개념 하이브리드 조성물질인 히알루겐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제론바이오는 첨단재생의약(PDRN 기반) 및 신소재 개발 전문 제약·바이오 기업이다. 신물질 생산을 위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고객사들과 협의하고 있다.
새로 조성한 히알루겐은 피부 보습에 효과가 있는 히알루론산과 피부 탄력성을 높여 피부 노화를 방지하는 콜라겐을 하나의 물질로 하이브리드화한 신개념 소재다. 기존 물질보다 피부 자체 면역력을 높여줄 뿐만 아니라 보습 효과 및 상처 회복에 뛰어나다.
회사 측은 하이브리드 소재인 히알루겐이 케라틴 결합 단백질인 ‘필라그린(filaggrin)’ 생성을 도와 피부 방어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체내 세포의 구성 요소인 ‘HAS(Hyaluronan Synthase)’ 발현을 늘려 피부 장벽을 강화한다고 했다. 주름을 억제하고 진피 보습 등 피부 노화 방지 효과도 입증했다.
히알루겐 이전에 나온 기존 히알루론산과 콜라겐의 결합물질은 의약품 원료로 주로 쓰였다. 화장품 등 대중적 제품의 원료로 사용하기엔 너무 비싸다는 한계 때문에 고부가 가치 제품에 주로 활용됐다.
이에 제론바이오는 자체 개발한 하이브리드 결합 기술을 활용해 낮은 비용으로 히알루겐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제품 비용을 크게 낮춘 것도 유의미한 성과라는 평가다. 서울대 연구소와 함께 신물질이 이상적인 하이브리드 결합 상태라는 것을 입증했다. 기존 물질보다 효능이 증가한다는 것에 대해서도 검증을 마쳤다.
제론바이오는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발명 및 특허 출원 절차를 밟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에서도 원료물질 등록 절차를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화장품 분야와 아토피 등 질환 치료 영역, 건강기능식품 등에도 신물질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재 개발 분야에서 새로운 지평을 확대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재발과 전이가 잦은 것으로 알려진 HER2 양성 유방암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제안됐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와 김지연 교수, 정경해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교수, 안희경 길병원 종양내과 교수 공동연구팀은 최근 대한항암요법연구회(KCGS)에서 새로운 치료법 ‘Neo-PATH’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Neo-PATH 치료법은 세포독성항암제(도세탁셀)와 표적항암제(트라스트주맙, 퍼투주맙), 면역항암제(아테졸리주맙)를 섞어 투여하는 항암요법이다. 이는 HER2 양성 환자의 표준 치료법인 ‘TCHP 선행항암요법’을 일부 변경한 치료법이다.TCHP 선행항암요법은 아테졸리주맙 대신 세포독성항암제인 카보플라틴을 포함한 항암요법이다.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수술에 앞서 진행하는 항암요법으로, 50~60% 수준의 높은 완전 관해율을 보인다.하지만 세포독성항암제를 두 개나 동시에 투여해 부작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었다. 골수세포나 위점막세포 등 정상 분열세포까지 사멸하며, 심각한 수준의 설사나 패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손과 발의 감각이 떨어지는 말초신경병도 주요 부작용이다. 그래서 환자가 고령이거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엔 적극적으로 TCHP 항암 치료를 하기 어려웠다.연구팀은 TCHP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Neo-PATH 치료법을 제안했다. Neo-PATH 치료의 임상 2상에는 국내 6개 의료기관에서 모집한 HER2 양성 환자 67명이 참여했다. 평균 나이는 52세로, 유방암 크기가 2㎝ 이상인 2~3기에 해당하는 환자들이다.환자들은 3주 간격으로 6차례에 걸쳐 Neo-PATH로 선행항암치료를 받았다. 이후 암이 진행된 2명을 제외한 65명이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에는 세포독성항암제인 도세탁셀을 제외하고 표적항암제와 면역항암제로만 12~14차례 추가로 항암치료를 받았다.그 결과 항암치료를 종료한 환자의 61%가 완전 관해에 도달했다. 부작용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근육통(75%)이 가장 많았으며 탈모(67%), 발진(64%)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중증도 이상의 치료 부작용인 호중구 감소증과 열성 호중구 감소증은 각각 12%, 8% 정도에 그쳤다. 특히 면역 관련 부작용은 6%로 다른 연구와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연구를 진행한 박연희 교수는 “HER2 양성 유방암은 표적항암제 개발 이후 환자 예후가 개선됐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며 “재발과 전이가 잦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많은 치료 옵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를 위한 단초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임상 종양 분야에서 저명한 국제학술지인 ‘자마 온콜로지’ 최근호에 실렸다.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
김현구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교수팀이 최근 세계 최초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single-port system)’를 이용한 흉부종양 수술 결과를 보고했다. 흉부외과 로봇수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18년 도입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는 다양한 수술에 쓰이고 있다. 하지만 늑골로 인한 낮은 접근성, 로봇팔 움직임의 제약 등에 의해 흉부 수술에는 잘 적용되지 못했다. 김 교수팀은 앞서 2020년 흉부외과 영역에서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를 사용한 초기 임상 결과를 세계 최초로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 단계 나아가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가 흉부 수술에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김 교수는 박성용 삼성서울병원 폐식도외과 교수와 공동으로 2020년 8월부터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만을 이용해 진행한 17건의 흉부종양 수술 사례를 논문으로 발표했다. 흉선종 환자가 대다수였으며, 수술 부위 접근 방법은 흉골 하부와 늑골 하부, 늑골 사이 중 병변 위치, 접근 용이성 등을 고려해 선별 적용했다.모든 수술은 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로 진행했다. 구형 로봇수술기 모델을 이용한 흉부종양 수술과 비교해 효과를 분석한 결과 수술 소요 시간은 평균 120분이었다. 수술 후 흉관은 평균 1일 만에 제거가 가능했고, 입원 기간은 평균 3일이었다.단일공 전용 로봇 수술기는 기존 모델에 비해 관절 움직임이 자유로울 뿐 아니라 1개의 내시경과 3개의 팔이 있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환자의 회복이 빨랐으며, 흉관 삽입 기간과 입원 기간도 단축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
병원은 의료법상 의원과 전문병원, 종합병원 등으로 나뉜다. 가까운 데다 빠른 진료가 가능한 곳이 1차 의료기관인 의원이다. 종합·대학병원은 100개 이상의 병상을 보유하고 필수 진료과목마다 전문의를 둔다. 전문병원은 병원급 의료기관 중 특정 질환이나 진료과목을 다룬다. 한 분야를 진료한다고 해서 다 전문병원이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전반적인 환자 만족도 높아보건복지부는 환자 구성 비율과 진료의 양, 의료 인력 등 7개 항목에 대한 심사를 거쳐 3년마다 전문병원을 지정한다. 현재 국내 전문병원은 101개다. 전문병원은 양질의 전문화된 의료서비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김안과병원은 안과 분야 전문병원 중 국내 최대 규모다. 김안과병원이 지난해 전국 만 20~79세 성인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 결과, 김안과병원은 ‘빅5’ 종합병원의 안과에 비해 진료 서비스 질과 비용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진료 후 사후관리(12.3%)와 빠른 진료 및 검사(11.5%)를 긍정적으로 평가받은 것으로 나타났다.전문병원이 의료계에 기여하는 역할도 크다. 특정 분야에 대한 오랜 노하우를 기반으로 의료 발전을 이끌고 있다. 그 혜택은 고스란히 환자에게 돌아간다. 김안과병원은 1962년 김안과의원으로 시작해 1992년 ‘병원’으로 승격됐다. 올해 개원 60주년을 맞은 만큼 웬만한 종합병원보다 역사가 길다. 국내 안과계 ‘맏형’으로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관련 분야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다.김안과병원은 전국 589곳의 안과의원과 ‘DHL(Doctor’s Hot Line)’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치료하기 어렵거나 빠른 수술이 필요한 환자들을 의뢰받아 수술하기 위해서다. 수술 후 환자를 안과의원에 회송해 빠른 회복을 돕는다. 지난해에만 1만3959건의 DHL 의뢰를 받아 의원에서 다루기 힘든 환자들을 치료했다.1998년부터 망막, 각막, 사시, 백내장, 녹내장, 성형안과 등 안과 진료과목을 세분화해 전문성을 구축했다. 2008년 세계 최초로 망막병원을 설립하는 등 특히 망막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뤘다. 2015년에는 국내 안과병원 최초로 국제적인 의료서비스 평가기구인 JCI 인증을 받는 등 새 표준을 제시했다. 지난 6월에는 안과전문병원 최초로 마취적정성평가 1등급을 획득했다. ○전문·양질의 의료서비스 가능시스템과 시설 면에서도 전문적이다. 안과전문의는 40여 명으로 국내 최다 규모다. 연간 외래환자만 46만여 명이고, 매년 4만여 건의 수술과 시술을 시행한다. 안과 수술만을 위한 수술실은 12개이며 질환별 전문 수술실도 보유했다. 국내 모든 의료기관 중 인력과 외래환자, 수술 및 시술 건수 등 모든 면에서 안과 분야 최대 규모다.전문성과 우수성에 기반한 소명 의식을 갖고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역 건강증진 사업의 일환으로 어린이와 노인 대상 무료 안과 검진을 실시하고, 매년 글·그림 공모전을 개최해 눈 건강 인식을 높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각장애인들의 자신감 고취를 위해 2009년부터 ‘김안과병원배 한국시각장애인 골프대회’를 열고 있다.김안과병원의 영향력은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인류의 눈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 아래 캄보디아와 몽골 등에 의료봉사단을 파견하고 현지 안과병원에 안과장비 기증, 마을주민 무료 진료 등의 활동을 해 왔다. 선진 의료기술 전수와 의료 문화 및 시스템 발전을 목표로 2019년 베트남 호찌민에 진출해 ‘김안과 다솜병원’을 개원했다.올해 60주년을 기념하며 ‘안과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김안과병원’을 비전으로 정했다. 환자를 위해 모든 순간 최선을 다함으로써 안과 분야에서 새로운 표준을 만들었다는 자부심과 앞으로도 인류의 눈 건강 증진에 기여하는 병원이 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장재우 원장은 “전문병원에 대한 인지도는 아직 낮지만 병원을 이용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라며 “그동안 쌓아온 60년의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환자와 안과 분야, 국내 의료계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