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인천 송도에 1공장 첫 삽을 뜬 뒤 10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왔다. 2018년 세계 1위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기업에 오른 뒤 2023년까지 세계 1위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단순 제조에서 벗어나 바이오의약품 개발 능력까지 갖춰 부가가치를 더욱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부지 확보는 그 목표 달성을 위한 발판이다. ‘제2의 반도체’인 바이오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생산능력 160만L로 키우는 삼바

진격의 삼바…생산능력 2배 늘려 '1위 굳히기'
18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시청에서 유정복 인천시장과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가 참석한 가운데 송도 11공구 산업시설용지 토지매매 계약을 맺었다. 공시에 따르면 매매대금은 4620억원이며 취득예정일자는 매매대금이 완납되는 2025년 7월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송도 11공구에 지을 제2 바이오캠퍼스에는 5~8공장이 들어선다. 2020년 11월 송도 5공구 1캠퍼스에 착공한 4공장 생산 규모는 25만6000L다. 업계에서는 2캠퍼스에 지을 공장도 각각 비슷한 규모일 것으로 보고 있다. 2캠퍼스 생산 규모만 100만L를 넘어서는 셈이다. 1·2캠퍼스 생산 규모를 모두 합치면 약 160만L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2캠퍼스 완공까지는 10여 년이 걸릴 예정이다.

투자비만 1캠퍼스의 두 배, 부지면적은 1.3배에 달하는 제2캠퍼스를 짓는 이유는 ‘초격차’를 완성하기 위해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공장을 증설하고 생산 규모 측면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 규모는 36만4000L다. 세계 2위 스위스 론자(30만3000L)와 3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27만5000L)을 크게 앞서 있다. 2023년 4공장이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총생산 능력은 62만L에 달한다. 이는 세계 CMO 생산량의 30%를 차지하는 규모다. 7조원을 투자해 짓는 제2캠퍼스에서는 협력사와 건설인력을 포함해 총 1만 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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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의약품 분야 벤처·중소기업을 위한 산업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이들이 입주할 수 있는 시설도 건립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오는 10월 4공장 부분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라며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초격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초격차 위한 투자, 차질 없이 이행”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첨단산업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2019년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해당 부지에 글로벌 규모 시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승인받았다. 지난해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이후 협상 과정을 거쳐 이날 토지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뿐만 아니라 셀트리온, 독일 머크 등 80여 개 기업과 연세대·인천대·가천대·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등 10개 대학 및 연구기관이 입주해 있다. 단일 도시로는 세계 최대인 88만L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춰 미국 매사추세츠(65만L), 캘리포니아 일대(51만L)와 싱가포르(32만L) 등에 크게 앞서고 있다. 인천경제청은 송도 11공구에서 이번에 매각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지를 포함해 총 98만5000㎡를 공급해 전체 200만㎡ 규모의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바티스 등 글로벌 10대 제약사 가운데 절반 이상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기존 공장은 모두 ‘풀 가동’ 수준이다. 존림 대표는 “산업부와 인천시가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줬다”며 “차질 없이 투자 계획을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