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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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NA(메신저 리보핵산)로 막대한 매출을 올린 기업들이 특허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14일 RNA 치료제 개발 기업인 앨라일람은 화이자모더나가 mRNA 백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특허를 침해했다고 밝혔다.

앨라일람은 지난 3월 두 회사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특정 지질나노입자(LNP) 기술과 제조방식에 대한 특허를 새롭게 취득하자 미국 델러웨어 지방법원에 이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추가로 제기했다.

이전 소송에서 앨라일람은 mRNA를 체내에 전달하기 위해 사용하는 LNP를 제작하는 데 사용하는 양이온성 생분해성 지질에 대한 특허를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mRNA는 체내에서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표적에 전달하는 약물전달시스템(DDS)이 주요 핵심 기술 중 하나다. 화이자와 모더나가 사용한 LNP 기술은 코로나19 mRNA 백신을 상용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앨라일람이 보유한 양이온성 생분해성 지질은 음이온을 띠고 있는 세포막을 쉽게 통과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진다. 앨라일람은 양사가 이 기술을 사용한 만큼, mRNA 백신 판매에 따른 기술사용료(로열티)를 요구하고 있다.

모더나는 이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모더나는 “연방법에 따라 미국 정부와 계약한 공급업체에 대한 소송 청구는 미국 연방청구법원에서 정부를 상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팬더믹(대유행) 상황에서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경우 연방법에 따라 법적 보호를 받는다는 의미다.

이어 “모더나가 코로나19 백신에 사용한 LNP는 앨라일람의 것과 유사하지 않다”며 “미국 정부에 대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패소할 것”이라고 했다.

화이자 역시 “앨라일람의 특허가 코로나19 백신의 상업적 성공에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놨다.

mRNA 백신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아버터스 바이오파마가 모더나에 LNP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터스는 LNP 기술에 대한 특허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다. 2012년 아버터스가 캐나다의 아퀴타스에게 기술이전(기술 실시권)을 했고, 아퀴타스는 모더나에게 2차 기술이전(재실시권)을 했다. 아버터스는 아퀴타스가 2차 기술이전을 하는 것이 법에 위배되며, 이 기술을 사용한 모더나 역시 특허 침해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모더나는 특허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지난해 12월 패소했다.

화이자의 상황도 비슷하다. 불과 일주일 전인 지난 5일, 큐어백은 화이자의 mRNA 백신 개발 협력사인 바이오엔테크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큐어백은 바이오엔테크가 mRNA를 안정화시키고 단백질의 발현을 높이기 위해 염기서열 일부를 바꾸는 등의 과정에서 특허 3개를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큐어백이 승소한다면 수억 달러의 로열티를 지급받게 된다. 미국의 한 애널리스트는 매출의 2~3%에 해당하는 로열티를 받는다고 가정했을 때, 약 5억달러(약 6554억원)를 받을 수 있다고 추정했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더나는 코로나19 mRNA 백신으로 큰 매출을 올렸다. 화이자의 지난해 매출은 813억달러(약 97조원)로 95%의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 매출이 369억달러였다. 올해는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로 54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모더나의 지난해 매출은 185억달러(약 22조2500억원)였다. 전년 대비 20배 이상의 성장을 보였다. 현재 모더나는 코로나19 백신 이외에 판매 중인 다른 의약품이 없기 때문에, 대부분 백신 판매에 의한 매출이다. 2022년 매출은 190억달러(약 23조8475억원)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