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인 매니지먼트 체계가 없다 보니 기존 쇼호스트 업계는 ‘용역 시장화’ 돼있다는 느낌입니다. 인플루언서 빌드업 경험을 커머스 분야에 적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이동후 레페리 전무)

라이브커머스(라방)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업계에서는 오는 2023년에는 라방 시장이 연 1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소비자와 소통하는 ‘쇼호스트’의 몸값도 함께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대표 뷰티 MCN인 ‘레페리’가 지난 5월 말 라이브커머스 전문 사내 독립기업 ‘라이버스’를 출범했다. "쇼호스트 업계에도 전문 매니지먼트가 필요하겠다”는 생각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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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호스트 업계 '빈틈' 느꼈죠

'정형화된 진행 방식, 비슷한 리액션….' 레페리는 "쇼호스트들은 왜 아무리 연봉이 높아도 개인 팬덤이나 커뮤니티가 눈에 띄지 않을까" 의문을 품었다.
이동후 라이버스 대표 겸 레페리 전무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최다은 기자
이동후 라이버스 대표 겸 레페리 전무가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있다. 최다은 기자
이동후 라이버스 대표(레페리 전무·사진)는 1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쇼호스트는 인플루언서와 마찬가지로 소비자와 직접 소통하는 사람인데 (쇼호스트의) 가치는 상대적으로 정립되지 못했다”며 “대다수의 기존 라이브커머스가 공장에서 제품을 찍어내듯 무작위로 운영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에서 이 같은 ‘빈틈’을 느낀 그는 전문적인 육성과 대응이 필요성을 느꼈다. 독립 법인을 만들어 라방에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발굴 및 육성해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게 된 이유다.

안정기에 접어든 9년 차 스타트업이 왜 굳이 별도의 스타트업을 꾸렸을까. 인플루언서와 쇼호스트는 각자의 능력이 다르고 겨냥하는 시장도 다르다는 생각에서다. 이 대표는 “라방 쇼호스트는 1시간 넘게 방송 진행을 할 수 있는 훈련된 방송 인력이고 인플루언서들은 친밀히 개인적인 삶을 보여주며 콘텐츠를 가진 사람”이라며 “기존 레페리의 시각으로 시작하면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라는 생각에 아예 새롭게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라이버스 직원들은 최근 방송 현장을 돌아다니며 쇼호스트들과 호흡하고 있다. 업계를 모르고는 할 수 없다는 생각에 밑바닥부터 스킨십을 가져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라이버스는 커머스 업계에서 왕성한 활동을 통해 인지도를 쌓고 투자도 별도로 유치할 계획이다.

커뮤니티로 커머스계 셀럽 만들 것

라이버스 로고.
라이버스 로고.
라이버스는 차별화된 '커뮤니티형 라이브커머스 솔루션'을 주력 서비스로 강조했다. 우선 브랜드에 맞는 라방 호스트를 인플루언서로 만들고 이들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방송 진행자와 소비자, 브랜드간 '라포(Rapport)' 형성을 통해 진정성과 신뢰감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라이버스는 고객사에 브랜드 맞춤형 진행자 매칭, 인플루언서 바이럴 콘텐츠 등을 제공한다.

이 대표는 "성공한 커머스 중 하나로 꼽히는 무신사 또한 커뮤니티에서 시작했다"며 "커뮤니티는 콘텐츠가 되고 결국 이게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 셀럽 쇼호스트를 영입했다. 현재 라이버스에는 오하나 이성공 홍다움찬 등 10여 명의 셀럽 쇼호스트가 소속돼 있다. 커뮤니티형 라이브커머스 전문인력 발굴과 양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올 하반기 라이버스 산하에 정부 인증 전문 교육 기관인 ‘라이버스 아카데미’를 설립하고, 200명 이상의 쇼호스트와 크리에이터 배출을 목표로 한다.

레페리 관계자는 "과거 화장품 방문판매 아줌마의 시대, SNS 공구 마켓의 시대를 거쳐 이제는 P2C(Person to Community Commerce) 시대로 갈 것"이라며 "물건 소비에서 개개인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