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고혈압 환자가 11억명, 시장 규모는 30조원에 이르지만 대부분 약물 치료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중 정상혈압에 도달하는 건 절반에 불과합니다. 저희가 개발한 심혈관계 의료기기는 고혈압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것입니다.”

박병화 칼로스메디칼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1일 ‘2022 대한민국 바이오투자 콘퍼런스(KBIC 2022)’에서 이같이 말했다.

칼로스메디칼은 한독의 의료기기연구소로 시작해 2015년 분사(스핀오프)한 기업이다. 국내 최초로 신장신경차단술(RDN) 기반의 심혈관계질환 치료용 의료기기 ‘디넥스(DENEX)’를 개발하고 있다.

신장신경차단술은 고혈압 등 교감신경기능이 항진된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시술이다. 신장동맥에 카테터를 삽입해 고주파에너지로 교감신경을 차단하는 시술이다.

신장 교감신경 기능이 활성화되면 신장에서 분비되는 효소인 레닌에서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으로 이어지는 시스템(RAAS·renin-angiotensin-aldosterone system)을 활성화시킨다. RAAS가 활성화되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가 감소하는 등의 반응이 나타나 고혈압에 이르게 된다. RDN은 교감신경계를 둔하게 만들어 이 악순환을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

박 CSO는 “최근 발표된 RDN 관련 임상 연구들에서 혈압 강하 효과와 지속성이 입증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올해 의학 국제학술지 ‘란셋’에 발표된 논문 결과에서는 RDN 시술을 한 지 24개월, 36개월 경과된 환자군을 가짜 시술 대조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치료군에서 24시간 동안 평균 수축기 활동 혈압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른 연구에서는 이런 수축기 혈압 강하 효과는 약 3년간 지속되는 것을 확인했다.

칼로스메디칼의 디넥스는 디넥스 카테터, 디넥스 제너레이터로 구성된다. 카테터는 바구니 모양으로, 전극과 혈관 내벽 간 정확한 접촉이 가능하게 설계됐다. 디넥스 제너레이터의 경우 3개의 전극을 선택적으로 활성화시킬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조절이 가능하다. 실시간 온도 확인도 가능해 전압을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다. 그만큼 안전성이 강화됐다는 의미다.

현재 디넥스는 전임상 연구과 탐색적 임상시험을 마친 상태다. 16명의 저항성 고혈압 환자를 대상으로 한 탐색적 임상시험 결과, 유의한 혈압 강하 효과를 입증했다. 2020년부터 한국 허가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며, 연말 마지막 환자의 시술을 완료할 계획이다. 최종 결과는 2024년 2분기에 나올 예정이다.

올 3분기에는 유럽 임상시험도 시작할 계획이다.

박 CSO는 “올 5월 시지바이오와 디넥스의 국내 총판 계약을 맺었다”며 “중국과 미국 등 글로벌 라이선스아웃(기술수출)도 추진 중”이라고 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