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억 유상증자로 실탄 마련…다양한 신약 후보물질 확보"
“신약의 임상 2상 성공률은 30%에도 못 미칩니다. 다양한 후보물질을 임상에 올려 하나가 실패해도 다른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전략을 구사하려고 합니다.”

임상시험 확대를 위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인 유틸렉스의 최수영 대표(사진)는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구상을 밝혔다. 신약 연구개발(R&D)이 언제나 실패할 가능성을 안고 있는 만큼 다양한 후보물질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얘기다.

유틸렉스가 보유한 후보물질 가운데 임상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은 ‘EU101’이다.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2상 중이다. 면역세포가 스스로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만드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이다.

현재 상용화한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 BMS의 ‘옵디보’ 등은 PD-1이라는 단백질을 표적으로 한다. 이에 비해 EU101은 4-1BB라는 다른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다.

이 단백질을 표적으로 하는 면역항암제는 아직 없다. 최 대표는 “적은 용량을 투여했는데도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유틸렉스는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CAR-T(키메릭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간암 치료제로 임상 1상 시험을 하기 위해 다음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청서를 낼 예정이다. 임상 허가를 받게 되면 이 회사가 임상 단계에 들어간 후보물질은 4개로 늘어난다.

CAR-T 치료제는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추적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세포치료제다. 노바티스 ‘킴리아’ 등 현재 허가를 받은 CAR-T 치료제는 혈액암 치료제다.

유틸렉스의 CAR-T 치료제는 혈액암이 아니라 고형암이 대상이다. 최 대표는 “간암 등 고형암을 겨냥한 CAR-T 치료제 개발은 그 자체가 모험”이라면서도 “동물 실험 결과에서는 해볼 만한 데이터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유틸렉스는 지난 1일 520억원 규모의 구주주 유상증자 청약을 마쳤다. 5~6일 이틀간 실권주 일반공모에 나선다. 미달한 주식은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가 총액 인수할 예정이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