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 투자가 망설여지는 이유 중 하나는 어렵다는 것이다. 용어부터가 생소하다. 하나의 용어를 이해하기 위해 여러 단어를 찾아봐야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바이오 용어(꼬.꼬.바)’에서 낯선 제약·바이오 관련 용어를 알기 쉽게 풀어본다.[편집자주]
은 아토피피부염 줄기세포 치료제인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국내 임상 3상에서 투약 환자가 110명을 넘어섰다고 21일 밝혔다. (6월 21일 기사)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 3상은 규제당국으로부터 판매허가를 받기 전에 마지막으로 진행하는 임상입니다.

임상 1상과 2상을 통해 안전성과 치료 효과를 증명한 물질을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도 효과가 있는지, 새롭게 나타나는 부작용은 없는지 확인합니다.

2상과 마찬가지로 임상 참여 환자를 투약군과 대조군으로 나누고 약을 투여합니다. 그 결과가 사전에 정한 1차 및 2차 평가지표를 충족해야 한다는 점도 2상과 같습니다.
약의 시판을 허용하는 품목허가 심사
임상 3상을 마쳤다면 품목허가 심사가 남아 있습니다. 품목허가는 그동안 진행한 임상 결과를 규제기관이 평가해 약의 판매를 허용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시판허가, 마케팅 승인 등으로 표현됩니다. 개발한 의약품이 새로운 약이라면 신약승인이라고도 합니다.

의약품 품목허가는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유럽의약품청(EMA)에서는 'MAA(Marketing Authorization Application)'라고 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의약품의 종류에 따라 용어를 구분해 사용합니다. 합성의약품 품목허가는 'NDA(New Drug Application)'입니다. 합성의약품 복제약(제네릭)은 'ANDA(Abbreviated New Drug Application)', 바이오의약품 및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은 'BLA(Biologic License Application)'를 신청해야 합니다.

품목허가는 각 규제당국에 신청합니다. 규제당국은 이에 대한 심사를 진행해서 승인하거나 거절합니다. 추가적인 임상이나 자료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최종 승인을 받은 의약품은 마침내 판매할 수 있습니다.
시판 후 조사는?
의약품이 품목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더이상 임상 단계가 없을까요? 아닙니다. 임상 4상이 있습니다. 임상 4상은 넓은 의미에서 의약품이 출시된 이후에 약의 실제 처방 효과와 부작용을 관찰하기 위한 모든 연구입니다.

대표적인 임상 4상으로는 '시판후 조사(PMS·Post Market Surveillance)'가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모든 의약품이 의무적으로 ‘신약 등의 재심사신청’에 따라 품목허가를 받은 날부터 4~6년 후에 식약처장의 재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식약처의 재심사를 위해 수행하는 절차가 시판후 조사입니다. 국내에서 시판후 조사는 의무 사항이며 재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품목허가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FDA는 품목허가를 승인하며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PMS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지난해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아두카두맙'에 대해 임상 4상을 수행하는 조건으로 품목허가를 내줬습니다.

임상 3상 이후에 4상이 존재하듯 임상 1상 이전에 임상 0상도 있습니다. 임상 1상보다 앞선 단계에서 사람에게 매우 적은 양의 약을 투여하는 것입니다. 초미량투여, 영어로는 ‘마이크로도징(Microdosing)’이라고도 합니다.

0상에는 일반적으로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용량의 100분의 1 미만을 넣습니다. 이때 임상약에 방사성 물질을 붙여 몸에 넣습니다. 약을 넣고 환자를 영상 장비로 촬영하면 방사성 물질이 내뿜는 방사선은 약물의 체내 이동과 분포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꼬리표가 됩니다.

임상 0상은 임상 1상에 앞서 적은 수의 사람을 대상으로 약물동태학적 특성이 동물실험 결과와 유사하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목적입니다. 임상 0상을 수행함으로써 효과가 없을 것으로 예상되는 물질의 불필요한 임상 1상 진입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필수적으로 진행되는 임상 단계는 아닙니다.
임상 3상 약물의 품목허가 승인 확률은 52.4%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개발 과정을 되짚으며 의약품 임상의 전 주기를 살펴보겠습니다.강스템바이오텍은 임상 3상에서 110명의 환자에게 퓨어스템-에이디주를 투여했습니다. 목표 환자인 308명에 대한 투여는 연내 마치겠다고 했습니다.

강스템바이오텍은 퓨어스템-에이디주의 국내 임상 1·2a상을 2013년 1월 승인받았습니다. 2015년 1·2a상을 마치고 2016년 7월에 임상 2b상을 식약처가 허가합니다. 임상 3상은 2017년부터에 진행했습니다. 2019년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지만, 평가지표에 대한 통계적 유의성을 입증하지 못했습니다. 즉, 임상 3상에서 실패했습니다.

2020년 10월 제조공정을 개선하고 최신 동결보관 기술을 적용한 임상약으로 임상 3상을 다시 신청합니다. 새로운 3상을 지난해 5월 승인받고 현재 진행 중입니다.

미국바이오협회가 2021년 발간한 ‘임상 개발 성공률과 공헌 요인’에 따르면 2011~2020년에 FDA에서 승인한 1만2728건의 임상 중 임상 3상에 진입한 약물의 품목허가 확률은 52.4%입니다. 절반에 가까운 약물이 임상 3상에 진입하고도 판매를 허가받지 못했습니다.

임상 1상과 2상에 진입한 약물이 최종 승인을 받을 확률은 각각 7.9%와 15.1%였습니다. 품목허가를 신청한 약의 승인 확률은 90.6%입니다.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품목허가를 받은 약들은 임상 1상부터 승인까지 평균 10년6개월이 걸렸습니다.

제약·바이오 기업 투자자들은 이만큼 의약품 개발이 어렵다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또 품목허가를 받았다고 해서 많이 팔릴 것이란 보장도 없습니다. 다만 각 기업이 의약품 개발 과정 중 어떤 단계에 있고, 성공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는 일은 현명한 투자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