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릉'이 물류가 아니라고?…'커머스테크'로 성장한 메쉬코리아 [긱스]
“저희는 물류업체가 아닙니다.”

초록색 오토바이로 신속하게 음식을 배달해주는 서비스로 알려진 ‘부릉’으로 대표되는 메쉬코리아의 창업자인 유정범 이사회 의장은 인터뷰 내내 ‘단순한’ 물류업체가 아니라는 말을 강조했다.

그렇다면 어떤 회사인지를 묻는 질문에 유 의장은 “정보기술(IT) 데이터 분석을 통해 어떻게 고객사의 유휴자원을 최대한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일지를 연구하는 기업”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저희는 플랫폼이 아니라 ‘커머스테크’ 기업이라고 봐야합니다”라며 메쉬코리아를 스스로 정의했다.
실시간배송·새벽배송 등 종합 서비스
물론 메쉬코리아의 사업 기반은 물류가 맞다. 사업모델은 제품과 서비스가 생산되고 판매되는 공급망(서플라이체인)의 곳곳에 존재한다.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실시간 배송 서비스다. 버거킹과 맥도날드·교촌치킨의 음식을, KT의 휴대폰 유심칩을, GS25·올리브영·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제품을 즉각 최종 소비자에게 전달한다. 쓱닷컴을 시작으로 고객이 주문한 상품을 모아서 다음날 새벽까지 신선하게 전해주는 새벽배송도 주력 사업이다. 또한 더본코리아, 블루보틀코리아 등 주요 프랜차이즈에는 식자재 구매부터 배송까지 통합 제공하는 식자재 배송도 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메쉬코리아가 보유하고 있는 물류 인프라다. 전국에 7개의 물류센터를 배치했다. 풀무원과 아모레퍼시픽 등에는 재고를 보관하고 기업고객에게 납품을 하는 동시에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배송하는 풀필먼트 서비스도 하고 있다. 이런 풀필먼트센터가 현재 7개다. 또 최종소비자에게 빠르게 전달하기 위해 마이크로풀필먼트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물류 거점이 전국에 약 500개 있다. 오토바이, 전기차, 1t 트럭, 대형 트럭등 약 2만5000대의 차량도 중요한 자산이다.
'부릉'이 물류가 아니라고?…'커머스테크'로 성장한 메쉬코리아 [긱스]
AI 기반 최적 물류 솔루션
여기서 그쳤다면 단순 물류회사였겠지만 메쉬코리아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으로 고객사의 물류 현황을 분석하고 최적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며 차별화했다. 유 의장은 “실시간 배송이 실시간 배송으로, 새벽배송이 새벽배송으로, 플필먼트가 풀필먼트로 끝나지 않는다”며 “이런 서비스들은 결국 데이터를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냉동 냉매제를 몇 g 사용했는지 그 결과 소비자가 만족했는지, 재구매로 이어졌는지, 향후 정기구독 서비스로 발전할 수 있을지를 메쉬코리아는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뮬레이션으로 연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 의장은 “그러면 매출 극대화 엔진이 자연스럽게 완성된다”며 “그 결과 고객사인 올리브영은 지난해 네이버와 카카오 등 주요 포털에 광고를 하지 않고도 온라인 매출 8800억원을 올렸다”고 언급했다.

효율적인 배송을 위한 동선을 연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운송관리시스템(TMS)를 통해 어떻게 박스를 배송 차량 안에 넣어야할지도 연구한다. 유 의장은 “동선의 역순으로 저 박스들을 넣지 않으면은 배송 기사들이 전체 30~40%의 시간을 고객의 집 앞에서 허비한다”며 “물건의 진열 순서, 포장 상태를 비롯해 매입원가와 평가까지 TMS로 최적의 상태를 분석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기술 기반의 회사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유 의장을 비롯해 엔지니어 중심으로 2013년 창업했던 문화가 기반이 됐다. 유 의장은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재정경제학을 전공한 유학파다. 병역을 위해 국내로 들어와 인포뱅크에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일하며 알게된 엔지니어들과 함께 2013년 창업했다. 이때부터 IT 기반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자는 사업이 싹텄다.
"중소상공인에 최대 매출을"
커머스테크에 대한 메쉬코리아의 방법론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유 의장은 “비즈니스 모델은 물류에 기반하고 있지만 데이터와 IT기술을 통해 유통과 물류를 투명하게 만드는 게 핵심”이라며 “중간 유통업체들이 아니라 제조자(브랜드)와 공급자(셀러)가 전체 공급망에서 힘을 갖고 이익을 낼 수 있도록 연구하고 실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서 중소 제조자와 공급자들이 보다 나은 제품과 서비스를 생산하는 데 집중하도록 해왔다는 것이다. 실제로 식품업체 허닭은 메쉬코리아가 제조 생산을 도우면서 매출이 두 배로 뛰기도 했다.

“저희 사업의 핵심은 수요공급 예측 모델에 기반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옴니 채널이라는 점포를 저희가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메쉬코리아와 손잡으면 일하면 중소기업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판로를 뚫어 제품을 더 많이 팔 수 있다는 거죠.”

이 같은 사업모델을 바탕으로 회사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2013년 설립된 메쉬코리아의 매출은 2017년 301억원에서 지난해 3038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배송 특수를 누렸다. 코로나19가 국내에 처음 들어왔던 2020년 매출은 2565억원으로 전년 대비 58.9% 늘었고, 지난해 매출 증가율도 18.4%에 달한다.

올 들어서도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930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메쉬코리아는 올해 매출이 731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고객도 지난 2월 483개에서 지난달 말 575개로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들 기업 고객으로부터 등록된 상점은 12만500개 이상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부릉'이 물류가 아니라고?…'커머스테크'로 성장한 메쉬코리아 [긱스]
경기침체로 물류 외주화 가속화
높은 인플레이션과 기준금리 인상에서 촉발돼 현실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도 메쉬코리아에는 기회다. 유 의장은 “고유가에서 시작된 인플레이션과 물류대란을 겪은 기업들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내부에 있던 물류 조직을 외주화하고 있다”며 “이들에게 최적의 물류 솔루션을 제공하는 3자 물류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향후 한국을 벗어나 글로벌 사업까지도 키워갈 계획이다. 유 의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K브랜드들을 함께 모아서 미국, 유럽, 태국, 싱가포르 등의 대표기업에 K브랜드관을 만드는 계획을 추진중”이라며 “한국 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들에서 규모의 경제로 접근하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 같은 글로벌 프로젝트가 성공해 해외 매출이 늘어난다면 미국 나스닥 상장도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쉬코리아는 2024년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