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버스·타다 계속 운행했다면 지금의 택시 대란은 없었을 것"
“만약 ‘콜버스’나 ‘타다(타다 베이직)’가 지금까지 계속 운행했다면요? 당연히 지금의 ‘택시 대란’은 없었을 겁니다.”

박병종 콜버스랩 대표(사진)는 26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이렇게 단언했다. 박 대표는 2015년 같은 방향으로 귀가하는 사람을 모아 한 차량으로 이동하는 일종의 카풀인 ‘콜버스’를 운영하다가 규제에 부딪혀 결국 서비스를 접은 기업인이다. 그는 “심야시간대 운행하는 콜버스가 있었다면 운송 차량 공급이 지금처럼 경직적이지 않았을 것”이라며 “복잡한 이해관계와 누더기에 누더기를 더한 규제 때문에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최근 서울 심야 택시대란은 일상회복이 시작되면서 예고된 것이었다. 택시기사들이 코로나19 시기에 배달의민족과 쿠팡 등 플랫폼 배달 기사로 전업하면서 택시 공급이 줄었다. 지난해 3월 국회를 통과한 이른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은 택시 이외에 운행을 어렵게 해 새로운 형태의 운송 서비스를 막았다. 콜버스를 비롯해 우버엑스, 카카오모빌리티의 카풀 서비스, 쏘카의 타다 모두 규제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박 대표는 콜버스 서비스를 접은 이유에 대해 “정부가 처음엔 규제 완화를 약속하는 듯했지만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자 콜버스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운행 지역도 강남 3개 구로 묶어버리면서 새로운 규제를 만들었다”며 “여기에 기존 운송 사업자만 콜버스를 운행할 수 있도록 하면서 비즈니스 모델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정부는 택시발전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지난 15일부터 플랫폼 택시의 합승 서비스를 허용했다. 정보기술(IT)을 이용해 택시대란을 해결하겠다는 취지지만 카카오모빌리티를 비롯한 대형 모빌리티 플랫폼은 아직 합승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고 있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과거 콜버스와 타다 사태를 직접 목격한 주요 모빌리티 회사들이 당장 규제가 풀렸다고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부담이 클 것”이라고 했다.

고은이/이지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