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NFT 행사인 ‘NFT NYC’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세션 행사에 들어가기 위해 1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  /뉴욕=최다은 기자
세계 최대 NFT 행사인 ‘NFT NYC’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렸다. 참석자들이 뉴욕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세션 행사에 들어가기 위해 1시간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 /뉴욕=최다은 기자
세계적 바이올린 감정·판매사인 ‘레어 바이올린 오브 뉴욕’의 미국 뉴욕 사무실에서 22일(현지시간) 특별한 방식의 음원 발표회가 열렸다. 대형 스크린에 명품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코벳의 이미지가 등장하면서 바흐의 클래식 명곡 ‘샤콘느’가 울려 퍼졌다. 바이올리니스트 스티븐 김이 연주한 음원이다. 최근 이 음원은 대체불가능토큰(NFT)으로 발행돼 세계 클래식업계에서 주목받았다.

‘평생 앞줄 관람권’이 NFT로

NFT는 등장 초기 게임과 디지털 아트 등으로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글로벌 엔터테인먼트산업에서 뜨거운 화두가 되고 있다. NFT가 콘텐츠 유통 구조와 ‘팬덤 문화’의 판을 바꿀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국내 현악 앙상블 세종솔로이스츠는 지난 21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최대 NFT 행사인 ‘NFT NYC 2022’에서 음원 NFT인 ‘스트라디바리우스 바이올린 코벳 컬렉션’을 공개했다. 연주 영상과 바이올린 연주 음원이 담긴 복합 NFT다. 관련 NFT를 모두 수집해야 곡 전체를 감상할 수 있다. 강경원 세종솔로이스츠 음악감독은 “처음 NFT라는 말을 들었을 땐 익숙지 않아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며 “하지만 이제는 NFT가 아티스트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뉴욕서 NFT로 선보인 K클래식…"아티스트에 더 큰 무대 열렸다"
전문가들은 NFT로 음원을 판매하면 창작자가 가져가는 몫이 기존 방식보다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의 스트리밍 서비스 중심 음악산업에서는 음반사와 소수의 인기 아티스트에게 돈이 몰린다. NFT 방식은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고 창작자가 소비자에게 직접 음원을 판매한다.

미국 인기 록밴드 ‘킹스 오브 레온’도 지난해 처음으로 NFT로 신규 앨범을 선보였다. 콘서트에서 평생 앞줄 좌석 관람, 라이브 쇼 참석 기회 등의 추가 혜택이 NFT에 포함됐다. 이 NFT는 2주 만에 220만달러(약 28억원)어치가 팔렸다.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인 코첼라는 지난 2월 평생 입장권을 최초로 팔았는데 여기에 NFT를 적용해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무대 정면 관람, 전문 요리사 식사 제공 등 각각 다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NFT를 판매했다. 블록체인업계 관계자는 “NFT는 거래될 때마다 NFT 발행자도 수수료를 받기 때문에 창작자의 수입이 지속되는 것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NFT 소유자가 아이돌 멤버 결정

영화 부문에서도 미국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NFT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배우 출신 영화감독 제니퍼 에스포지토는 최근 신작 영화 ‘프레시 킬스’ 제작비를 NFT를 팔아서 마련했다. 영화 제작 스타트업 ‘NFT 스튜디오’도 NFT로 영화 제작비 전액을 조달 중이다. 관련 NFT 보유자에게 영화 입장권과 판권 등 다양한 권리를 제공한다.

국내에선 K팝 업체들이 NFT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NFT NYC’ 행사에 참여한 NFT 콘텐츠업체 모드하우스의 여성 아이돌 그룹 트리플에스가 대표적이다. NFT 상품을 보유한 팬들이 트리플에스의 멤버 구성, 활동 일정 등을 결정하게 된다.

글로벌 스포츠업계에서도 NFT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보고 있다. 이번 ‘NFT NYC’에서 NFT 제작업체 리얼피버는 미국 프로미식축구 리그(NFL) 선수의 역사적인 순간을 담은 NFT를 선보였다. 앞서 대퍼랩스가 내놓은 NBA 선수 NFT인 ‘NBA 톱샷’이 큰 인기를 끌면서 다양한 스포츠 NFT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KT가 23일 이강인, 허훈 등 국가대표 스포츠 선수 5인을 활용한 NFT를 공개했다.

김주완/뉴욕=최다은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