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서 테러퓨틱스의 먹는(경구용) 요소회로질환(UCD) 신약의 미국 출시가 미뤄지게 됐다.

에이서 테러퓨틱스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요소회로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인 ‘ACER-001’의 신약허가신청(NDA)에 대해 보완요구서한(CRL)을 수령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 간밤 에이서의 주가는 전일 대비 21% 급락했다.

회사는 지난해 FDA의 개량신약 허가 제도인 ‘505(b)(2)’를 활용해 ACER-001의 NDA를 신청했다. FDA는 작년 10월 5일 ACER-001의 NDA를 접수하면서 처방의약품 신청자 수수료법(PDUFA)에 따라 이달 5일까지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틀 뒤인 지난 7일 에이서에 승인 결정을 연기한다고 알렸다. 그리고 이번에 CRL을 발송한 것이다.

에이서에 따르면 CRL에는 ‘회사의 제3자 계약 포장 제조업체의 시설이 검사 준비가 안돼 FDA의 현장 조사관이 검사를 완료할 수 없었다’고 명시돼 있었다. 검사 준비가 완료되면 알려달라고도 했다.

에이서 측은 “FDA가 CRL에서 다른 추가 임상이나 약동학 연구를 요청하지 않았다”며 “다만 NDA 재신청 시 기존 비임상 중 추가 정보를 제공하도록 권고했다”고 전했다. 이어 “가능한 한 빨리 FDA의 의견을 처리하기 위해 포장 제조업체 및 FDA와 협력하고 있어 올 3분기 내에 NDA를 다시 제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크리스 셸링 에이서 최고경영자(CEO)는 “현재까지 FDA와 여러 차례 협상을 진행했고 FDA의 권장사항을 적절히 처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NDA를 비교적 빨리 다시 제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소회로질환은 질소가 체내에 축적돼 암모니아 상태로 잔류하면서 뇌에 영향을 주는 희귀 대사질환이다. 이로 인해 뇌손상이나 혼수상태를 유발한다. 심각하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ACER-001은 기존에 시판된 요소회질환약인 ‘뷔페닐’(제품명 라빅티)과의 동등실험에서 유사한 효능을 입증했다. 맛을 평가한 풍미 점수는 뷔페닐보다 낮아 쓴 맛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서는 ACER-001을 단풍시럽뇨병(MSUD) 치료제로도 개발하고 있다. 단풍시럽뇨병은 일부 필수 아미노산의 대사 장애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땀과 소변, 귀지 등에서 단 냄새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지난달 실적발표를 통해 이달까지 FDA에 임상 1상을 신청하겠다고 했다.

부광약품은 올 3월 말 기준 에이서 지분 3.81%를 보유하고 있다. 부광약품은 2015~2016년 2년에 걸쳐 총 400만달러(약 46억원)를 에이서에 투자했다.

이도희 기자 tuxi0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