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의 특허가 잇달아 만료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강자인 한국 기업들은 큰 기회를 맞았습니다.”

최근 방한한 애리엇 반 스트리엔 마켄 대표(사진)는 인천 청라국제도시에 아시아 최대 의약품 물류센터를 지은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국내 바이오기업이 출시할 바이오시밀러 제품이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글로벌 물류업체 UPS의 자회사인 마켄은 완제 및 임상 의약품을 배송하는 업체다. 지난 9일 청라에 3305㎡ 규모 물류센터를 열었다. 마켄은 글로벌 물류업체 가운데서도 콜드체인 등 물류 인프라를 잘 갖춘 곳으로 꼽힌다. 세계 25개국에 32개 물류센터를 두고 있다.
"셀트리온·삼바…복제약 강자 韓에 기회 왔다"
인천 물류센터는 이 회사의 17개 아시아 지역 물류센터 중 최대 규모다.

인천 물류센터는 상온(15~25도) 냉장(2~8도) 냉동(영하 15~25도) 극저온(영하 30~80도)까지 다양한 온도 제어시설을 갖췄다. 1800L급 극저온(영하 80도) 저장소 6기도 구축했다. 극저온 보관을 요구하는 세포·유전자치료제 전용 저장소다.

스트리엔 대표는 “메신저리보핵산(mRNA) 방식의 코로나19 백신이 나오면서 콜드체인 인프라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며 “의약품 물류 인프라가 바이오산업을 지탱하는 기반이 됐다”고 했다.

마켄은 한국 내 바이오시밀러 물동량이 급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11조원가량 팔리는 바이엘의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의 특허는 미국에서 2023년, 유럽에선 2025년 만료된다. 존슨앤드존슨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특허는 미국이 2023년, 유럽은 2024년 끝난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는 유럽 특허는 이미 만료됐고 미국 특허는 내년 풀린다.

국내에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를 개발 중인 곳은 삼성바이오에피스, 셀트리온, 알테오젠 등이다.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동아ST 등이 개발하고 있다.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등이 개발했다.

스트리엔 대표는 “인천 물류센터 개소는 이들 제품의 글로벌 물류를 맡기 위한 선제 대응”이라며 “한국 고객사들과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마켄은 한국 등 82개국에서 의약품을 환자에게 직접 배송(D2P)하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