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플레이 류기혁, 전반적 낙관 속 현실-이상 괴리 지적
개발자가 본 현실 블록체인 게임 "이상적 탈중앙화는 어려워"
최근 블록체인 게임 개발 계획을 발표한 넥슨의 현직 개발자가 현실적인 블록체인 게임 시스템의 한계점과 해결 방안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넥슨플레이 류기혁 개발자는 9일 오전 온라인으로 진행된 넥슨 개발자 콘퍼런스(NDC) 강연 '게임과 NFT, 이상과 현실 그 언저리에서'를 통해 블록체인 게임이 추구해야 할 가치에 관해 의견을 밝혔다.

류 개발자는 최근 블록체인 게임들이 표방하는 캐릭터·아이템의 NFT(대체불가토큰)화에 대해 "블록체인은 게임사가 아니라 많은 유저가 운영하는 것이라 기록수수료(GAS) 비용을 내야 한다.

이더리움을 기준으로 아이템 생성시 5만6천원, 거래시에는 7만원이 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NFT의 경우 GAS 문제로 내가 특정 아이템을 소유했다는 정보만 블록체인에 기록하고, 이 아이템의 속성은 중앙화된 서버에 저장되게 된다.

이 경우 결국 게임사 측에서 조작할 가능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또 게임 이용자들이 '탈중앙화 자율조직'(DAO) 시스템을 통해 투표를 거쳐 운영사를 바꿀 가능성에 대해서도 "커뮤니티가 직접 만든 게임이라면 모를까, 게임사가 직접 개발한 코드나 IP(지적재산)의 저작권을 완전히 해제할 수는 없다"며 "이상적 탈중앙화 자율 조직은 성립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류 개발자는 이런 문제를 현실적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며 전반적으로 낙관적 견해를 제시했다.

그는 "데이터가 어디에 존재하든 간에 블록체인에서 트랜젝션(거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면 아이템 강화 확률 등을 검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DAO에 대해서도 실제 사례들을 소개하며 "현실적인 문제로 (게임 운영) 회사를 바꿀 수는 없겠지만 이용자들이 투자자가 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구성원 간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 개발자는 "블록체인이란 악하지 않게 하는 것이 아니라 악할 수 없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한다"며 블록체인 도입을 통해 기존 게임에서 발생한 유저-게임사 간 신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는 10일까지 열리는 NDC에는 넥슨을 비롯한 여러 회사 게임 개발자와 전문가들이 다양한 주제로 강연한다.

강대현 넥슨코리아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전날 기조연설에서 넥슨의 대표 게임 지적재산(IP)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블록체인 게임에 뛰어들 계획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