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키메라 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말초T세포림프종(PTCL) 치료제 후보물질인 ‘KT-333’에 대한 희귀의약품 지정을 승인받았다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KT-333은 ‘STAT3’을 표적해 분해(degrader)하는 기전의 신약후보물질이다. STAT3은 사이토카인 및 성장인자에 의해 활성화돼 다양한 세포 기능을 조절하는 단백질이다. STAT3이 비정상적으로 활성화되면 암세포의 성장과 증식, 전이, 약제에 대한 내성 등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키메라는 STAT3의 활성이 PTCL의 주요 조절인자인 것으로 보고 이 단백질을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는 KT-333을 개발 중이다. 현재 공격성 림프종 환자가 포함된 재발성 또는 불응성 혈액암과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넬로 메놀피 키메라 대표는 “이번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STAT3을 표적하는 PTCL 치료제로서의 KT-333의 잠재력을 확인했다”며 “이 새로운 기전에 대한 임상 연구를 혈액암 및 고형암 영역에서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FDA의 희귀의약품 지정 대상은 미국에서 20만명 미만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희귀질환을 치료 진단 예방하는 후보물질이다.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 임상에 대한 세금 공제, 허가심사 비용 면제, FDA 승인 시 7년 간의 독점 판매가 보장된다.

PTCL은 림프절 폐 위장관 등 림프 조직, 피부에 있는 성숙한 백혈구(T세포)에서 발생한다. 매년 1만3000명의 PTCL 환자가 미국에서 진단된다. 다른 비호지킨 림프종보다 표준 화학요법에 덜 반응하기 때문에 비교적 예후가 좋지 않다.

현재 미국에서 승인된 PTCL 치료제는 없다. BMS는 지난해 8월에 항암제인 ‘이스토닥스’의 PTCL 적응증을 긴급사용승인받은 지 10년 만에 철회했다. 말초 T세포 림프종 환자의 1차 치료제로 임상 3상을 실시한 결과, 1차 평가변수인 무진행생존기간이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보령이 PTCL 치료제로 ‘BR101801’을 개발 중이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성장 및 조절인자인 ‘PI3K γ’ ‘PI3K δ’ ‘DNA-PK’를 동시에 억제하는 삼중 저해제다. 현재 한국과 미국, 대만에서 임상 1b·2상을 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은 STAT3을 억제하는 기전의 신약후보물질 ‘JW-2286’을 표적항암제 및 아토피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2020년 12월에는 STAT3 저해제에 보로노이의 단백질 분해 기술인 ‘Protein Degrader’를 적용하기 위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박인혁 기자 hy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