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취(개인 취향)와 팬심(心)의 시대가 오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와 대체육이 뜬다.’

최근 투자 유치에 성공한 스타트업을 통해 내다본 5년 뒤 기술 트렌드다. 미래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의 모습이기도 하다.

스타트업 투자 전문가들은 그동안 조명받은 ‘범용’ e커머스(전자상거래) 서비스와 플랫폼 대신 개인 취향을 반영한 ‘버티컬’ 서비스로 투자 생태계의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으로 봤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선 기업 협업용 툴과 SaaS 분야가 차기 유니콘기업을 배출할 유력 후보지로 꼽혔다.

31일 한국경제신문의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인 한경 긱스(Geeks)가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로부터 최근 1년(2021년 4월~2022년 3월)간 시리즈A 단계 투자를 받은 418개 스타트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다. 시리즈A는 스타트업 사업모델이 시장성과 성장성을 어느 정도 인정받아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는 단계에 받는 투자다. 이들 기업은 581개 투자사에서 3조5289억원을 유치했다.

한경 긱스는 투자 유치에 성공한 기업의 분야·유형별 특징을 여덟 가지로 정리했다. 투자자의 관심이 가장 뜨거운 분야는 SaaS와 물류 자동화 솔루션이었다. 미국 유니콘기업의 80%는 이미 B2B SaaS가 차지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넥스트 빅싱(next big thing·차세대 핵심 기술)’은 SaaS에서 나올 것이란 관측이 많다. 메신저와 문서작업 기능을 합쳐놓은 기업용 협업툴도 유망 기술로 전망됐다. 조각 투자 플랫폼 역시 성장성이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금을 모았다.

유통·서비스 분야에선 개인의 취향을 반영한 편집숍 브랜드가 투자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법률 회계 등 전문 서비스를 하는 플랫폼이 속속 등장하면서 고소득 전문직의 ‘성역’이 무너질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렸다. 이 밖에 비건, 반려동물, 친환경 분야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푸드테크 기업과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3차원(3D), 특수시각효과 분야 기업의 몸값도 빠르게 뛰고 있다.

허란/김종우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