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 모습 / 사진=김범준 기자
서울 서초구 삼성 딜라이트 모습 / 사진=김범준 기자
갤럭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MX사업부문이 글로벌 사업 전략 점검에 나섰다. 반도체 부품난, 우크라이나 사태 등 잇단 악재로 스마트폰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한 선제적 대응 차원으로 보인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MX사업부를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강화, 공급망 관리 등과 관련한 내부 진단을 진행했다. 지난해 무선사업부(MX사업부 전신)를 대상으로 진행한 경영진단과는 달리 통상적 내부 점검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MX사업부 내부 진단 강도가 예년보다는 셌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삼성전자의 모바일 사업 변수가 커진 만큼 대책 마련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폴더블폰 갤럭시Z플립4와 갤럭시Z폴드4 출시를 앞두고 있어 신작 생산 계획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도 있다.

특히 회사 측은 전세계적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스마트폰 출하량 계획도 짚어본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증권가에선 올해 갤럭시 스마트폰 생산량이 평소보다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연간 예상 갤럭시 폰 생산량은 2억7000만대로, 기존 대비 10%가량 하향된 수준이다.

이같은 판매량 하향 추세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의 연간 스마트폰 판매량은 2019년부터 4년 연속 3억대를 밑돌게 된다. 삼성전자가 최근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 증가하고 인도 시장에서도 점유율 22%로 1위를 차지하는 등 경쟁 업체 대비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는 전반적 시장 불황 및 기저효과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초 올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엔데믹 국면에 접어들면서 얼어붙었던 스마트폰 시장도 반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반도체 대란, 중국의 도시 재봉쇄 등이 이어지며 기지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달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8% 감소했다. 애플도 올해 아이폰 생산 목표치를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인 2억2000만대로 유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 상황이 상당히 안 좋고 앞으로도 성장성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돼 내부적으로 대책 논의 중"이라며 "윗선에서도 계속 해외 출장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