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풍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콜키신’이 심부전 환자에게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버지니아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임상 심장학’에 발표한 논문에서 콜키신이 심부전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염증을 잠재적으로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2011년 3월부터 2020년 2월 심부전 악화로 버지니아대 의료센터에 입원한 1047명의 환자 기록을 검토했다. 이 중 237명(22.7%)은 입원 중 급성 통풍으로 콜키신을 투여받았다. 콜키신을 투여받은 환자와 그렇지 않은 환자의 생존율을 비교했더니 투여군은 97.9%, 비투여군은 93.5%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심부전은 심장이 펌프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해 혈액이 온몸으로 원활하게 흐르지 못하는 질환이다. 학계에서는 교감신경계 등의 신경호르몬 이상과 심장근육의 염증 등을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신경호르몬 이상은 여러 억제제가 있지만, 심장근육 염증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약물은 없었다. 연구진은 콜키신이 염증 억제 효과를 낸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약 600만 명의 미국인이 심부전을 앓고 있으며, 매년 8만6000명 이상이 사망한다. 심부전 치료에는 콜키신, 스테로이드 약물, 아스피린이나 이부프로펜 등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NSAID) 등이 사용된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약물과 NSAID는 심부전 증상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어 일반적으로 심부전 환자에게는 처방하지 않는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메리 로스 버지니아대 건강센터 연구원은 “콜키신은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기 때문에 심부전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콜키신 약물로는 ‘콜킨’(한국유나이티드제약), ‘콜키닌’(이연제약) 등이 있다.

최지원 기자 jwchoi@hankyung.com